버려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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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자 [noans] 쪽지 캡슐

2002-05-24 ㅣ No.2628

 

넌 어젯 밤에도 나를 위해서 햇 산소들을

뿜어 내느라 열심히 쉬지 않고 작업했겠지?

그래놓고 넌 꼭 아침만 되면 날 부르지

너는 나를 삼면으로 둘려 싸고

맘 약한 나에게 손짓하지

빨리 왔다 가라고

 

난 부지런히 너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지

도심을 지나 청량한 너에게 안기어

가쁜 숨을 돌리려

경치 좋은 바위 위 그늘에 헉헉거리며 앉아

비지땀을 흘리는 날 보면서

손바닥만한 상수리 잎사귀부터 바늘 같은 솔잎까지

총동원시켜 나에게 부채질 해 주며

안타까운 마음에 넌 나에게 얘기 하지

 

욕심을 버리라고

그러면 덜 힘들것이라고

덜 섭취하면 육신이 가볍고

덜 바라면 정신이 가벼울것이라고

 

젖었던 속옷에 찬 바람이 돌 무렵

난 그제서야 알게 되지

그래 모든 것은 다 제 몫과 제 자리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다시 너의 푸근한 가슴속으로 깊숙히 안기게 되지

조금은 가뿐해진 몸과 마음으로

 

                                               오월의 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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