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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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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clarapak] 쪽지 캡슐

2004-09-25 ㅣ No.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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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秋夕)
    
    글:박민철, 낭송:김락호
    
    
    시원한 바람이 온 몸을 감싸고   
    아늑한 풀벌레소리 꿈속으로 이어지면  
    한적한 오솔길 저녁 따라간다 
    귀뚜라미 모여사는 그리운 초가  
    책 보따리 동여매고 동구밖 어귀 서성이면 
    십리 장에서 돌아온 어머니
    석양길 때때옷을 입혔다 
    고대때부터 내려왔던 달의 신앙은   
    아버지의 손등을 붙잡고 
    만월이라는 축제의 자리로 초대되어 
    팔월의 가부새 바람으로 슬슬거린다 
    매달리었던 만큼 매달려 왔던 한가위의 포근함
    탕숫국 국물이 퇴주 그릇에 빠지지 않도록  
    조상의 풍요로운 은덕 시접을 가지런히 놓았다 
    성묘를 끝낸 신곡주의 송편이
    뒷 집의 순이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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