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동성당 게시판

이시대를 사는 따뜻한 부모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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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주 [happy0721] 쪽지 캡슐

2001-09-18 ㅣ No.4758

지난날 우리에겐 아이가 탄생했어요

평범한 출생이었죠

이일저일 바빴고, 치러야 할 고지서도

많았기에 내 아이는 내가 없는 사이에

걸음마를 배웠고,

나도 모르는 사이 말을 배워

나는 아버지 같이 되겠어요, 아버지.

꼭 아버지를 닮을 거예요

언제 오세요, 아버지

글쎄다

하지만 함께 보내게 될 때는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되겠지.

 

 

내 아들이 지난달 10살이 되었군요

공 사 주셔서 참 고마워요.

아버지, 함께 놀아요

공 던지기 좀 가르쳐 주세요.

오늘은 안 되겠다, 할 일이 많다.

아들은 괜찮아요 하며

밝은 웃음을 머금은 채 나갔다.

나는 아버지 같이 될 거예요, 아시죠.

나는 아버지 같이 될 거예요.

언제 오세요, 아버지.

글쎄다.

하지만 그때는 즐거운 시간을 갖자꾸나.

 

 

내 아들이 며칠 전 대학에서 돌아왔더군요.

사내답게 컸길래 나는 말했지요.

내 아들아 네가 정말 자랑스럽구나.

잠시 함께 앉아 있으려무나.

아들은 고개를 저으며 미소로 말하길

차 열쇠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이따 봐요.

언제 돌아오니 아들아.

글쎄요.

하지만 그때 함께 좋은 시간을 갖도록 하죠.

 

 

나는 은퇴한 지 오래이고,

아들은 이사를 나갔죠.

지난달 아들에게 전화를 해서 괜찮다면

한번 볼 수 있겠니?

그러고 싶어요, 아버지 - 시간만 낼 수 있다면요.

새 직장 때문에 바쁘고 애들은 감기에

걸렸어요.

얘기하게 되어 반가워요, 아버지.

전화를 끊고 나자 선뜻 깨닫게 된 것은

내 아들이 나랑 똑같이 컸다는 것.

내 아들이 꼭 나와 같다는 것.

언제 집에 오니, 아들아.

글쎄요.

하지만 그때는 즐거운 시간을 갖도록 하죠.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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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잘 지내고 계시죠

궁금하네여

많이 생각 나구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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