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2동성당 게시판

사랑하는 사람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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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영 [shy] 쪽지 캡슐

2000-05-11 ㅣ No.1228

' 모든 벗이 다 너를 버려도,  

너를 떠나지 않을 사람,  

네가 나중에 망하도록 버려 두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고 친구로 사귀어 두어라.  

네가 좋든지 싫든지

모든 사람과 헤어질 때가

한 번은 반드시 있고야 말 것이다. '

 

 

어떤 사람이 누군가에게 편지 2통을 보냈나보다.

그리고 무엇때문인지 연락이 왔다.

마침 안계셔서 대신 전해주어야 했는데,..........

잘 계시는지 안부가 묻고 싶어서겠지.

아님 보고싶다거나.

얼마나 고마웠으면,........  참 존경스러운 분이시구나.

그런데 그 사람은 1통의 편지를 받긴 했지만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

어디까지가 진실된건지 난 잘 모르지만.

아마 그 사람이 알았다면 무척이나 실망했을것 같다.

아니 아예 전해주지 말았으면 좋았을걸.

그랬으면 내가 알고 있던 그 사람에 대한 믿음이 조금씩 허물어지지는 않았을텐데,.......

나에게 하신 대답?

그 사람이 누군지 난 모르지만 생판 모르는 분께 편지를 보내진 않았을 테니까.

.

.

.

 

편지와 함께 무언가를 주려고 준비해 놓았던 것을 도로 집어넣으면서 이제는,...........

내가 너무 욕심이 많은걸까?

가정이 직장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직장도 가족같은 분위기가 될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그게 과연 불가능 한걸까?

처음부터 그런 기대를 갖지 않고 생활했었으면 실망도 하지 않았을텐데,.........

매번 그럴적마다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행여나 하는 마음에 믿어보고,........

또 후회하고,......... 그러면서 허전한 마음에 또다시 믿어보고,........

.

.

.

 

왜 그랬는지,...........

그땐 사랑하는 그분을 뵈면 마음이 불안하고 편칠 않았다.

그래서 피해야만 했고 자연히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젠 그분 없인 단 한순간도 살아갈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아주 조금씩 지금 이순간도 그분의 사랑을 느끼며 고마워하고 있으면서도 난 그것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안되있는 걸까?

나 자신을 책망하면서 사랑하는 그분께 물어본다.  

내가 사랑했고 고마워했던 분들로부터 가졌던 기대와 신뢰감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을때 적어도 하느님만은 나에게 실망을 주시진 않을 꺼야.

그렇게 나 자신을 위로해 본다.

 

그리고 이젠 내가 하느님께 실망을 드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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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살아오면서 가장 견디기 힘든때가 있다면

내가 나를 위로해야만 할 때 였고 또 내 마음과는 달리 상대방에게 솔직하지 못할 때

그리고 남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해야만 할때다.

물론 지금도 그렇고.

그런데 나를 위해서 또 앞으로 살아가려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다른 분들에게 죄송스럽기도 하고 나자신이 조금은 원망스럽기도 하다.

아마 하느님께선 이런 내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해 주실 수 있을까?

왜 그래야만 하는가를,.........

 

이곳에 처음 왔을때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충고를 했다.

" 혼자서는 살 수 없어.  우린 나약하기땜에 하느님 없이는. "

이게 맞나.  아마 대충은 맞는 것 같은데,.......

그말이 무슨 뜻인지 알면서도 오히려 나에게 필요한 것인 줄 알면서 아직도 난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다.

그것을 받아들이기에 내 주변엔 너무나도 좋으신 분들이 많고 오히려 그런것들이 부담스럽고 그래서 그분들께 짐을 가져다 드릴수가 없다.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사랑하는 그분께 물어본다.

질병이나 육체적 고통은 얼마든지 참을 수가 있는데 그런것들은 너무 힘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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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이 시작되고 판공성사표를 구역장님께 나눠드렸는데

그때 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신 6구역장님께서 하신 몇마디의 말이 눈물겹도록 고맙다 .

" 처음부터 완벽한게 어디있어.  차츰 고치면 되지.  수고했어. "

별건 아니었지만 그말이 얼마나 위로가 됐는지 모른다.

아마 6구역장님은 모르실거다.

구역장님 뵐때마다 제가 기분이 좋은 이유를.

" ^ * ^ ^ *^ ^*^ 구역장님이 좋으니까 그렇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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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나에게 무언가를 부탁을 할땐 할게 많을때는 거절할때도 있지만 웬만한건 다 들어주려고 한다.

자랑이 아니라 꼭 그래야만 하니까.

하느님께서 저의 기도를 들어주신 그 고마움에 조금이나마 보답해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쓰레기 같은 나에게 그건 희망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비록 쓰레기 라도 불가능을 가능하게 해주시는 분은 하느님외에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못할 줄 알았던 것도 자신감을 갖고 하느님께 부탁을 하면 함께 해주신다.

한가할땐 그런 부탁들이 오히려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쓸데없는 잡념도 안갖게 되고,   상대방이 기분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덩달아 행복해진다.

 

때로는 부탁을 할 때 미안해서 그런건지 먹을 것을 주기도 한다.

뇌물은 아니겠지만 그게 난 부담스럽다.

진짜 거절하고 싶을땐 그럴수가 없으니까.

물질적 풍요와 편안한 생활도 좋지만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은 그런 것들이 아니다.

세상것에 나의 영혼이 지쳐있을때 단 몇마디의 사랑이 담긴 위로와 격려의 말이 얼마나

큰힘이 되어주는지 모른다.

전에도 그랬었고,............

지금 이곳에서도 그렇게 생활하고 싶은데,.........

물론 고집버리고 어른들 말씀에 순종하도록 노력하면서,.........

모든 것들이 자신이 바라는 대로 안될때가 많긴 하지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불안해하고 있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예수님께서도 아무것도 가진 것은 없으셨지만 많은 기적을 행하셨고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등) 그렇게 제자들을 위로하셨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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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더,........

잘 적응하면서 생활할 수 있을까?

얼마나 더 버텨야 할까?

또다시 사랑하는 그분께 물어본다.

천지창조 이전에 하느님의 침묵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조용히 새롭게 생활할 수 있을까?

아님,...........

이제껏 하느님께서 주신 이 곳에서 주어진 대로 앞만보면서 살려고 했는데,.........

행복하게 살 자신은 없어도 열심히 살 자신은 있는데,...........

이제껏 나혼자 나를 위로하며 그렇게 살아왔기땜에 앞으로도  그렇게 살수 있을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내가 잘못 하고 있는 걸까?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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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흰 종이가 이내 수많은 질문들로 얼룩져 버렸다.

그래도 하느님께서 다 읽어보시겠지.

그리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도 깨닫게 해주시겠지.

제발 그렇게 해주세요. 아 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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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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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내내 비가오더니만 이제 그쳤다.

우울하고 찝찝했던 기분들이 조금은 누그러들었다.

맑게 개인 하늘을 보니 하느님께서 내마음을 아시고 용기를 주시는 것 같다.

 

열심히 살아야 돼.

좀더 마음을 열고 꿋꿋하게,............ 알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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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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