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밥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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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셉피나 [xone2] 쪽지 캡슐

2002-09-16 ㅣ No.3911

 

 바람드는 무처럼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찬바람에  나이 들어가는 징조인지 오른 쪽 팔과

 

다리가 저리는 통에  에이... 중년 여인의 가을은 이렇게 오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씁씁한 미소를

 

짓게 됩니다.

 

 여름에 입었던,  한번 입지 않고 걸려 있었던 여름옷들을 정리하며  이젠 지난 일이 되어버린

 

여름날의 흔적과 기억들도 함께 상자에 담았습니다.

 

훗날 시간이 더 흐르면 2002년 여름은 붉은 색과 함성과 뜨거움의 여름이였다고  과거를 모르는

 

 젊은 아이들 한데 따뜻한 양지 찾아 앉은 늙은 노파는 주저리며 회상에 젖어

 

올2002년의 여름을 말 할 것 같습니다.

 

  또 직접 나에게 피해는 안 주었지만 태풍 루사가 남긴 상처도 이 여름에 기억될 일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어젠 동생이 사는 과천에서 밤 줏기 대회를 하니 오라고 해서 동생도 볼겸 밤이 아니라

 

가을을 줏는 다는 구실로 나섰습니다.

 

가는 길에,  밤을 주으면서,  아니 어쩜 한 살 더 먹은 올해 정초부터 든 생각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동네에 사는 자매님이 계신데 벚꽂이 화사하게 피는 봄이나 초록이 지쳐 떨어졌다는

 

낙엽이 지는 가을에 자매님 몇 분과 함께 구경하기 좋은 장소와 먹을 곳이 있는 곳으로

 

가끔 데리고 가주었습니다.

 

 애쓰는 마음에 신세지는 것 같아 늘 미안한 생각이 들어 때론 몸 둘봐를 몰라했고 될 수 있으면

 

그런 기회를 만들지 않으려고 내 자신이 노력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함께 간 자매님 중에 한 분은 우리보다 나이가 더 많으신 형님이시고 정 그렇게 신세를

 

진 것 같으면  받은 만큼 다른 사람에게 베풀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을 해주었지만 .............

 

 평소 서울 사람 특징? 인 남에게 신세지기 싫어하고  남도 나에게 ...?? 아마 그런 마음이

 

저에게는 남 달리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함께 다녔던 곳이오래 오래 두고 기억에 남는 너무나 좋았던 곳 이였습니다.

 

 꽃이 만발하여  함께 간 숲 속의 범선 까페며 가을 빛으로 쏟아지는 남한강변의 드라이브가

 

새록새록 생각나고 그 곳에 데려다준 자매님께  늘 마음속에 감사함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나도 그때의 그 형님 자매님처럼 나이가 되었어도 (고소원 불감청) , 마음은 있으나

 

감히 청하지 못한다. 듯이  남에게 받은 만큼 베풀지도 못했고  그런 일이 익숙하지 않으면 행하기

 

어렵다는 사실에  더욱더 그 자매님께 감사하고 저도 용기가 생겼으면 하는 바램이 듭니다.

 

 가을을 핑계삼지만  나도 남에게 밥 한번 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평소 마음에만 있고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에게 말입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음식  나오는 동안의 그 순간 순간 어색함을 가져 음식 맛을 모르게 하는

 

 코스 요리도  평소  주는대로 먹는게 아니라 웰던, 미디음으로? 질문에다 익숙치 않은 쌍 칼질의

 

어색함도 싫고  어렸을 때 본 책에 밥 먹는 모습에 전생이 보인다는 글이 뇌리에 박혀서 약속 중에

 

밥 먹는 약속이 제일 부담스럽고 하기 싫은 약속이였지요.

 

하지만 이젠 어려운 분들과 어렵지 않게 담소를 나누며 아마 몸에 좋을 것이라며 추어탕이나

 

뜨거움에 후후 불며 순두부라든지 아∼ 어렵지 않은 음식을 어려운 분들과 함께 먹는 꿈을

 

꿔봅니다.

 

 

 밥 한번 먹구 싶어요...... 밥 , 한번 먹자! 로 인사말을 바꿔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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