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샘터
어머니, 바람이 차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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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바람이 차갑습니다
글. 최재효
어머니! 계절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새벽에 뒷산 약수터를 다녀왔습니다 늘 보이던 얼굴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머니 또래 한 분은 심하게 기침을 하시기에 안부를 여쭈었더니 자꾸만 지나간 청춘을 그리워 하는 주름진 얼굴에서 한 세상의 서러움을 보았습니다
어머니! 아침 저녁으로 바람이 찹니다 인고의 세월로 칠남매 다 키우시고 당신은 자식들에게 짐이 되시기 싫으시다며 함께 하시길 마다하는 깊으신 마음 찬 바람 부는 이 새벽 잔설殘雪이 더 쌓였을 당신의 모습을 그리며 먼동이 터오는 고향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니 찬 바람 한줄기 다가와 눈가를 스치며 물기를 담아 놓고 사라졌습니다
어머니! 곧 북풍한설이 닥칠 것 같습니다 고인이 되신 아버님의 말벗이 되기위해 고향을 버리지 못하심을 이 불초는 알고있습니다 나 죽거든 네 애비 곁에 묻어다오 그 말씀 들을 때 마다 핏줄들은 억장이 무너지고 차마 당신을 두고 발길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아침에 당신의 막내 며누리가 끓여주는 청국장을 차마 들지 못했습니다
오는 세월은 막을 수 없고, 가는 세월 잡을 수는 없습니다 당신과 천륜天倫의 연緣 다할 때 까지 마음이 가볍지 못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