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추태...(정기 고연전 야구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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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jjungsoo] 쪽지 캡슐

1999-10-01 ㅣ No.1692

 안녕하세요... 정기 고연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정말 들뜬 맘으로 오늘 잠실 야구 경기장으로 향했지요... 버스에서 내리니 그 먼 거리에서도 들려오는  함성과 응원가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젊음이 느껴졌지요! 뛰어 들어가서 비가 부슬부슬 오는 가운데 열심히 응원하고 신나게 함성을 질러댔습니다...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 제 몸에서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선배들에게만 듣던 고연전의 느낌이란게 이런거구나... 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3대 2로 우리 학교가(고대) 선두를 달리고 있었을 때 였습니다. 내야 땅볼... 3루수가 그 공을 잡고 홈으로 던졌습니다... 포수는 공을 받아들고 달려 들어오는 3루수를 멋지게 블록해서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신나게 함성을 지르고 기쁨에 차 있었는데... 그라운드를 보니 양 선수들이 서로 엉켜있는 것이었습니다...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고 쓰러져있는 사람 밟고, 헬멧 집어 던지고, 심지어는 방망이로 위협까지... 야구 선수가 방망이를 무기화 한다는게 말이나 됩니까... 헬멧은 물론이고...

 오늘 집에 와서 뉴스를 보니 고대생이 방망이질 하는것만 찍혔더군요... 그런데 방망이질 헬멧질한건 양교 다 마찬가지였습니다... 이게 지성인들의 일년마다 한번 있는 친선 시합에서... 있을수 있는 일입니까...

 부끄럽습니다... 제가 거기에 가서 양팀 다 싸울때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비록 신나게 그리고 통쾌하게 젊음을 태울수는 있었지만 무언가 마음속이 찝찝하네요... 우리 학교에 먹칠한거 같기도 하고... 앞으로 이렇게 신나는 고연전이 사라지면 어쩔까... 하는 걱정도 됩니다. 정기 고연전은 100년 전통의 양교에 있어서 아주 큰 행사거든요... 내일은 이런일 없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내일은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다 졌어잉...ㅠ.ㅠ(1무 2패...) 그래도 응원에서 이겼으니까 무승이형 함만 봐조요...

 그냥 찝찝해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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