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지금 이 비유를 저희에게만 말씀하신 것입니까? 저 사람들도 모두 들으라고 하신 것입니까?”라는 베드로의 질문에는 ‘주님, 저희는 저 사람들과 같은 수준이 아니지요?’라는 차별의식이 숨어 있는 듯합니다. ‘주님, 우린 좀 특별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라고 말하고 싶었나 봅니다. 주님께서는 그런 베드로의 질문에 대해서 기대했던 대답을 주지 않습니다. ‘그래, 너희에게만 특별히 가르쳐 주는 거야’라든가 ‘아니, 모두 다 들으라는 말이다’라고 하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는 그런 대답 대신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베드로의 꿍꿍이속을 들여다보고 계신 예수님의 혜안을 발견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래, 네가 좀 달라 보이고 싶으냐? 많이 가진 녀석은 더 많은 책임이 있는 게야. 네가 나와 좀 특별한 사이라는 것이 네 발목을 붙잡을 게다. 몰라서 잘못한 녀석은 책임이 덜하지만 네 생각대로 너와 내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관계라면 너야말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막중한 책임을 지녔다는 것을 명심해라’라는 말씀이 아닐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다른 사람들과 같아서는, 차별화되지 않고서는 살아 남을 수 없다는 생각이 우리 사회를 보이지 않는 전쟁터로 만들어 갑니다. 또 그런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필요한 준비를 갖추도록 아이들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게 요즘 풍속도입니다. 하나밖에 없는 자식이니 오죽하겠느냐고 생각해 보기도 하지만 자칫 그런 아이들이 자라나 자기만을 생각하는 사람들로 가득찬 사회에서 살아간다면 그것이야말로 아이들의 미래를 망치는 것이 아닐까 걱정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른 사람과 다른 나’는 그에 따른 책임도 특별하다는 것, 더 나아가 나만 다른 것이 아니라 그런 수많은 ‘다른 나’가 함께 살아가야 할 곳이 세상임을 깨우쳐 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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