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아름다운 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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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학남 [obbji] 쪽지 캡슐

2004-10-21 ㅣ No.3695








    사람들은 몸을 비누로 씻고 마음은 눈물로 씻는다



    또 하나의 아름다운 속담이 있다.

    천국의 한쪽 구석에는
    기도는 못하였지만 울수는 있었던 사람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희노애락, 울수 없는 인간은 즐길수가 없다.
    밤이 없으면 밝은 대낮이 없다.
    우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자는 기뻐할때에도 정말 기뻐할수가 없다.

    단지 기뻐하는 척하고 있는것이다. 울고난후에는 기분이 맑아진다.

    목욕을 하고난 후의 정신처럼
    신은 마치 마른 영혼에 비를 내리듯이 인간에게 눈물을 내리셨다.
    울고난 후에는 학수고대했던 비가 밭에 뿌린 것처럼 땅이 젖는다.

    그리고 움이 트고 푸르름이 우거지게 된다.

    오늘날의 사회가 기계화되어 가장 위험한 것은
    눈물이 무익한것, 부끄러운 것으로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인간은 울 때에는 울어야만 한다.
    남을 위해서, 또 자신을 위해서도...

    - 마빈토케이어作 <탈무드>中에서






    유언장


    내 친구 가운데 한 사람은 넉넉한 재산에 아들 삼형제 모두 출세해 행복한 나날을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친구도 40대 후반 사업에 실패해 굶기를 밥 먹듯하고
    자식들은 모두 삐뚤어져 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자살을 결심하고 용인에 있는 부모님 산소 앞 소나무에 목을 맸답니다.
    그런데 그 굵은 가지가 '뚝' 하고 부러지면서 3미터 아래 땅으로 떨어졌는데
    다친 곳 하나 없이 멀쩡했답니다. '살라는 뜻이구나' 하고
    생각한 친구는 그 길로 돌아와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 즈음부터 자식들도 바른 길로 돌아오고 재산도 점점 늘어났답니다.

    지난여름 이 친구는 막내아들에게 사업체를 물려주고 요즘은 나와 장기, 등산으로 소일합니다.
    그런데 그 막내아들 재선이가 날 찾아와 부친에게는 절대 비밀로 해 달라며
    털어놓는 이야기가 기가 막혔습니다.

    꼭 이십 년 전, 재선이가 고등학교 3학년 때였답니다.
    이놈이 공부는 않고 당구장만 다니느라 용돈이 궁한 나머지 어느 밤 아버지 옷을 뒤졌다는군요.
    그러다 구겨진 오천 원짜리 지폐 한 장과 두툼한 봉투를 발견했답니다.
    ‘이게 다 돈이로구나!’ 하고는 얼른 돈 오천 원과 봉투를 훔쳐 자기 방으로 왔는데,
    봉투 속에 든 건 편지였다는군요.
    그런데 내용을 읽고 소스라치게 놀랐답니다.
    바로 아버지가 내일 할아버지 산소 근처 소나무 가지에 목매달아 죽을 것이니
    할아버지 옆에 묻어 달라는 유언장이었던 것입니다.

    다음날 날이 밝기가 무섭게 재선이는 쇠톱을 들고 훔친 돈 오천 원을 차비로 해서
    할아버지 산소를 찾아갔고, 근처 소나무의 큰 가지를 모두 반 이상씩 톱질해 놓았다는 것입니다.
    그날 밤 술이 얼큰해서 돌아온 아버지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재선이는 흐느껴 울었답니다.

    조한용 님 / 서울 용산구 한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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