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리오 모리코네의 ‘가브리엘의 오보에’와 장엄한 이과수 폭포 그리고 로버트 드 니로의 연기가 돋보였던 ‘미션’이라는 영화는 식민지 인디오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예수회 수사들과 정복자들의 갈등을 그린 영화입니다. 전교주일을 맞을 때마다 이 영화를 떠올리는 것은 선교가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하도록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열강들의 식민지 정책에 따라서 수많은 ‘미개인들의 땅’에 묻혀 있는 금덩어리가 유럽의 정치가들을 유혹하던 시대에, 땅 끝까지 복음을 전파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가슴에 품고 미지의 땅으로 떠난 선교사들이 있었습니다. 영화 ‘미션’은 남미에 전해진 그리스도교 문명(?)이 인디오들에게 끼친 빛과 어둠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더불어 정치와 신앙의 갈등이 충돌할 때 교회도 폭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마태오복음 마지막에 나오는 파견 설교는 짤막하면서도 마태오의 신학사상을 하나로 요약해 주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께서는 의심하는 사람들이 섞여 있는 불완전한 사람들을 세상에 보내시며 그들이 해야 할 일을 가르쳐 주십니다. 그것은 ‘모든 사람을 당신의 제자로 삼는 것’이었습니다. 4개의 동사 중 ‘제자로 삼아라’는 명령법과 더불어 다른 동사들은 분사형태로 ‘가서’, ‘세례를 베풀면서’, ‘가르치면서’의 형태로, 제자로 삼아라는 동사를 동반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말씀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함께 있겠다”는 것은 앞으로 어느 때부턴가 ‘너희가 하는 짓을 보아서’ 그러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영원히’ 함께 있을 것이라는 뜻에서 현재형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부족한 사람들을 배척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삼위일체의 공동체에 받아들이시고, 어떠한 차별없이 구원으로 초대하겠다는 의지의 말씀입니다. 모든 사람을 초대하시는 하느님의 구원 의지에서 유다인`-`이방인의 구분을 넘어선 구원 가능성을 읽지 않고 단순히 하나의 선교대상으로만 볼 때 선교는 ‘실적’을 올리는 일에 치우치게 됩니다. 겉으로 보이는 의로움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이루어 가는 것이 마태오복음이 제시하는 참된 의로움의 정의임을 상기한다면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치라는 명령은 곧 참다운 하느님 나라로 가기 위해 차별을 없애고, 부족한 이들까지도 받아들이는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협력하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새 대도시 야경의 진풍경이 되어버린 빨간 십자 무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적화통일’이라는 네 글자를 떠올리는 것은 너무나 투철한 반공교육의 결과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