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관동성당 자유게시판
문어다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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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하늘이 넘 맑아서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날입니다. 어제는 괜히 나가기 싫어서 사제관에 틀어 박혀 있었습니다. 왜 그런 날이 있잖아요. 그래서 혼자 점심을 차려 먹는데, 밥 먹기가 영 힘든 것이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아구 그러니까 턱 관절이 넘 아팠기 때문이죠.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주일날 저녁때 저의 행태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주일 저녁미사후에 이번 달을 마지막으로 청소년 분과장을 퇴임하시는 분과장님의 환송식이 조촐하게 베풀어 졌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그동안의 노고에 고개를 숙입니다. 아무튼 그 환송식은 외대앞에 있는 호프집이었습니다. 저는 그래서 청년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그곳에 갔습니다. 가는 도중에 저의 눈길을 끈 것은 포장마차에서 팔고 있는 아주 길고긴 문어다리였습니다. 저는 그렇게 긴 문어다리는 처음 보았습니다. 저는 그래서 산발 노현숙 마리아에게 (산발은 노현숙 마리아의 호입니다.) 문어다리를 사달라고 하였지만, 마리아는 잔돈이 없었으므로 잔돈이 있는 제가 2000원을 주고 문어다리를 샀습니다. 워낙 길어서 한 12토막 정도로 짤라서 구웠습니다. 문어다리 봉지를 든 저는 매우 만족해 하며 하나를 먹었고, 옆에 있는 청년들에게는 아주 아까워 하며 하나씩만 주었습니다. 그리고 호프집에 가서 본격적으로 안주 삼아 먹기 시작했습니다. 옆에있던 김 장희 바오로가 두 토막 정도 먹었고, 다른 사람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턱관절이 조금 아팠지만, 꾸역꾸역 먹었습니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제 턱관절이 매우 아팠다는 사실입니다. 좋아하는 총각김치도 한번에 못 베어 먹고, 앞니로 조금씩 베어 먹어야 했습니다. 서글픈 현실입니다.
사랑하는 석관동 여러분 문어다리가 아무리 맛있더라도 혼자 먹지 마세요. 뒷감당하기가 많이 곤란합니다.
돌곶이 마을 사제관에서 안사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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