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문2동성당 게시판

나 그대를 사랑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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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 [juckonly] 쪽지 캡슐

2000-11-09 ㅣ No.831

나 그대를 사랑했소 -

 

푸쉬킨

 

나 그대를 사랑했소. 사랑은 아직, 아마도

내 영혼 속에서 완전히 꺼지지 않았으리니

허나 내 사랑이 그대를 더 이상 번거로이 하랴.

그대를 무엇으로도 슬프게 하고 싶지 않소.

 

나 그대를 말 없이 희망도 없이 사랑했소.

혹은 수줍음이 혹은 질투가 나를 괴롭혔으나

나 그대를 그토록 진정으로, 그토록 속 깊이 사랑했소.

다른 이들에게도 그대가 부디 사랑받기를 바랄만큼.

 

요즘들어 이런 시만 귀에 쏙 마음에 쏙 들어오네여..

찬 바람이 불어선지...

추워지면서 뭔가 허전하다는 생각도 들고..

갑자기 식욕도 늘고..

친구가 맨날 사먹어 맛없다는 떡볶이를 저는 넘 맛있게 먹었거든요..

집에서도 있는 음식 뒤져서 다시 해먹고..

친구가 그래요..

"이제야 본래의 너 모습이구나..."

"..."

('맞다. 난 원래 무지 잘 먹는 애다--;;')

하지만 그런 걸로도 채워지지 않는 게 있지요..

그냥 왠지모를 허전함 같은것..

그걸 채우려고 오늘 저는 공부보다 딴 짓을 더많이 했습니다...

책읽기(전공책말구여--;;) 문자보내기 밥먹기 ....

특히 지루했던 교양시간을 내가 아는 온갖 사람들에게 문자를 보내면서 버티고 집에 돌아 왔으니까요..

화요일 날 광수 생각3편이랑 소설 책 하나를 도서관에서 빌렸는데..둘 다 잼있었는데..

광수생각에서 굉장히 인상깊은 부분이 있었어요.

어떤 중년남자분이 자신이 키우던 개가 병이 드니까

300만원이란 거금을 들이고 고치셨대요..뭐 족보있는개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잡종..

왜 그랬냐고 물으니까 자기가 집에 들어가면

가족들은 다 방으로 들어가 버리고

자신을 반갑게 맞아주는 존재는 오직 그 개뿐이었다구요..

그리고 맨 마지막에 써 있는 광수님의 생각!

사람들은 모두 정 줄 곳을 찾아 헤매인다...

그 딱 한마디..! 딱 맞는 말인것 같아요..

제가 찾아헤매던 외로움의 원인에 대한..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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