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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임신부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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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술라회 [bhhj] 쪽지 캡슐

2001-03-28 ㅣ No.2714

새롭게 거듭나자

 

       이종남 라이문도 수유1동 주임신부

   1975년 12월 8일    사제서품

   1976년  1월     아현동본당 보좌신부

   1976년  4월     군종신부로 입대

   1991년  9월     육군 군종신부 중령 제대

   1992년 10월     천호동본당 주임신부

   1997년 10월     압구정동본당 주임신부

   1999년  3월     안식년

   1999년 12월     수유1동본당 주임신부

 

 

        

가치관의 혼란 속에 현대인들은 정신적으로나 생활에서 갈등과 고통을 겪고 있다.  주변의 사회환경은 황금만능과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거짓과 위선을 일삼고 청소년들은 어른의 공경이나 윤리와 도덕과 거리가 먼 사회의 오염에 물들고 이웃 간의 사랑과 자비는 경계와 불신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우리의 사회현실이며 사회 말기적인 징후가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의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라도 행동하는 정의가 필요하고 의식있는 신앙인의 연대가 더 요구된다고 본다.

 

 

주님께서는 "등불을 켜서 숨겨 두거나 됫박으로 덮어두는 사람은 없다." (루가 11, 33)  사순시기는 새 생명의 축제인 부활절을 준비하는 시기다. 빠스카란 말이 ’지나가다’란 말이 듯이 우리의 모든 어둠이 지나가고 빛이 오게 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맘에 사랑과 진리의 등불을 밝히고 다시 싹트게 하는 쇄신 운동을 해야 할 것이다.  예수님은 "벗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어놓는 것 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하셨다(요한 15,13)   인도의 성녀라는 마더 데레사 수녀님이 힌두교의 사회에서 생명을 사랑하는데 한 목숨을 내어 놓으셨던 것을 보고 만인들은 그 위대한 희생을 찬양하고, 죽으셨을때는 국장으로 장래를 치루어 주는 모습을 보았을 때 모든 인간은 "희생적 사랑의 문화"를 희구함을 더욱 보게된다. 이런 여러 가지 감동의 역사가 인간의 역사다.인간의 생명이 얼마나 귀한 것이었으면 하느님 자신이 사람이 되셔서 구원하셨겠는가!  이런 지극한 사랑을 받은 우리가 사랑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 희생하기를 두려워해서야 되겠는가! 인간의 생명이야말로 이 우주의 완성일진대 우리에게 주어진 생명을 사랑하는 것은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라고 본다.  경제, 정치, 교육, 사회, 모든 분야가 약육강식의 피비린내 나는 경쟁이요 여기서 이기는 것만이 지상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는 우리에게 하느님이시오 가장 위대한 인간의 스승이신 예수님께서는 인간 완성의 왕도를 다르게 얘기하신다.  참된 행복은 서로 사랑하되, 목숨을 내어줄 정도의 지극함으로 하고 지배하려 하지 말고 서로의 생명을 지켜주고 풍성하게 해 주기 위하여 봉사할 때 기쁨은 온다고 하신다.  지극히 낮은 이들에게 보여주신 주님의 사랑하는 모습을 본받아 정치인이나 경제인이나 교육인이나 종교인이나 모든이들이 이런 사랑의 모습으로 새롭게 거듭나서 봉사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매우 희망적일 것이다.며칠전 홍제동 화재 때 순직한 소방관들을 기리는 프로에 미국 소방관들이 바치는"소방관의 기도"의 한 구절이 나온 적이 있었다.   "제가 부름을 받을 때는 신이시여/    아무리 강렬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수 있는 힘을 주소서/    너무 늦기전에 어린아이를 감싸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떨고 있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그리고 신의 뜻에 따라 저의 목숨을 잃게 되면/ 신의 은총으로/    저의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 주소서...."한 생명을 구하기 위하여 자기 생명을 소진

해야하는 소명을 받아들인 겸허한 인간의 기도이기에 너무나도 감명깊게 느꼈다. 이런 기도를 올리고 불길을 향하여 몸을 던지는 우리 소방관들을 위하여 미사 때 다시 하느님께 제사를 올리게 되고 그들의 희생을 하느님께서 어여삐 여겨 주시기를 간절히 두 손 모아 빌어본다.

 

사순절은 기도하는 시기요 변화의 시기다. 우리 사회에 언젠가부터 "섬기는 문화"가 없어져 가고 있음은 가슴 아픈 일이다.예수님의 제자라고 하는 우리 역시 세파에 물들어 가고 있기에 희생과 봉사의 미덕을 멀리하지 않는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승이신 그 분 친히 식탁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셨다. 우리가 예수님처럼 그렇게 할 때만 우리 맘과 가정과 사회에 기쁨이 넘치게 될 것이다. 약하고 어리석고 욕심 많은 인간인지라 주께서 명하신 바를 그대로 못할 것 같아서 우리는 "주님, 우리가 과연 그렇게 할 수 있겠습니까?"하고 되묻게 된다.  우리 "생명의 주인"이신 그 분이 말씀하신다."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하느님께서는 하실 수 있다"(루까 18,27)그 분께 우리의 삶을 기도로 열어 드리자 그분께서 일하시도록 우리를 봉헌하는 제사를 지내자. 빠스카의 신비를 우리 삶으로 살아내자.이리하여 사회정의와 사랑이 상실되어 인간성을 잃어가는 우리 사회에 불을 붙여주자. "나는 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루까 12,49)하신 주님의 뜻을 따라 성령을 받아 새롭게 거듭나자.

 

(이 글은 2001년 3월 18일자 가톨릭신문에 게재된 것을 옮겨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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