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동성당 게시판

< 대림 제 3 주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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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숙 [lia1004] 쪽지 캡슐

1998-12-14 ㅣ No.17

 

unitel.가톨릭 통신 동호회에서 퍼왔습니다.

 

가동 가족들을 위한 대림특강 ==============================================

 

 

< 대림 제 3 주일 >

 

                   

                                          소진원 요셉 신부 (ID: sojoshep)

                                                 성공회 제천교회

 

 

  한동안 어느 곳을 가도 항상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켜놓은 TV 였다 . 집에 TV 가 없어서 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세상의 물질문명에 사로잡힌 내마음의 한부분 때문이었을 것이다 . 어찌되었든 항상 눈에 먼저 TV 가 들어오던 어느날 "처음처럼 , 처음처럼..." 하면서 몇몇 직장인들의 처음 시작하는 다짐을 소개하며 늘 처음의 마음을 간직하라는 공익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

 

  "처음처럼 ..."이라는 말이 내내 내 귓가를 떠나지 않았다 . 더욱이 대림절기를 맞이한 나에게 그랬다 . 주님을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설레임 , 주님과의 첫사랑에 벅찬 그때의 감동 ... 그 처음의 감동과 설레임을 찾을 것을 다짐했다 . 처음처럼 , 첫 마음을 되찾아 주님오심을 준비하는 대림절기를 만들자고 그렇게 다짐을 했었다 .

 

  그런데 벌써 대림다발의 초가 세 개나 밝혀졌다 . 첫사랑을 찾으며 새로움으로 주님을 맞이하겠다던 기억이 벌써 아스라이 느껴지는 것인가 ? 또다시 일상에 빠지고야 마는 나 자신을 돌이켜 보며 다시 한번 흐트러진 마음가짐을 되새겨 본다 .

 

  대림 첫주 "그래 , 저 첫불의 밝기만큼 내 마음을 밝게 한다면 , 첫사랑 그 설레임을 되찾을 수 있겠지 . 그런 밝은 마음이라면 주님 오심을 처음처럼 준비하는 것이겠지"라고 다짐했었다 . 그런데 벌써 그 촛불은 이미 세 개나 밝혀져 그 밝기를 더하고 있지만 , 나의 다짐과 마음은 그렇지 못하다 . 아니 세 개의 촛불에 비하기에는 너무나 초라한 모습만이 나를 비추고 있다 .

 

  자신의 몸을 다 밝혀 세상에 빛을 남기고 떠나는 촛불의 일생을 바라보며 , 주님오심을 처음과 같은 절교함으로 세상에 외치다 일생을 마친 광야의 예언자요 , 빈들의 외침이었던 세례요한을 떠올린다 .

 

  "회개하여 주님을 맞이하라"는 절규로 세상에 주님 오시는 길을 닦은 분이었다 . 울퉁불퉁 세상의 욕심으로 굳어진 길을 닦고 , 질시와 탐욕과 비난으로 굽어진 세상의 길을 , 굽어진 우리네 마음을 곧게 펴 주님오심을 준비하게 하신 분이시다 .

세례요한의 외침이 , 그 행적이 나의 폐부에 시리도록 와닿는 것은 대림절기 다짐에 충실히 준비하고 있자 못한 나의 마음 때문이리라 .

 

  야고보 성인이 말씀하고 있는 예언자들을 본받으라는 말씀 속에서 (야고보 5:10) , 광야의 예언자인 세례요한을 생각한다 . 어찌보면 마지막 예언자이었기에 그의 행적은 주님에 의해 더욱 높여지고 있다 . "일찌기 여자의 몸에서 때어난 사람 줄에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없다."(마태오11:11)라고 까지 하시지 않았는가 ? 그렇듯 주님의 오심을 세상에 절규함으로 그리고 삶으로 실천하였던 세례요한이었기에 높임을 받는 것이다 . 세례요한의 주님 오심을 맞기 위해 준비한 삶을 통해 나의 신앙을 돌이켜 반성하고 회개하게 된다 .

 

  주님을 믿는다고 고백하면서 나에게 자그마한 고난이나 어려움이라도 닥칠 것 같으면 금방이라도 주께서 나를 버리신 것처럼 생각할 때가 어디 한두 번이었던가 ? 나의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다는 지극히 자의적 판단속에 주님을 모른척하고 외면하였던 적은 몇 번이었던가 ?

마치 모래위에 쌓였던 성처럼 세상의 욕심과 욕망과 경쟁의 물결에 어느 것 하나 남기지 않고 무너져 버리는 모래성 위의 신앙이었다 . 주께 희망을 두지 아니하고 , 주님의 오심을 소망하지 못했기에 세상 유혹에 쉽게 무너지고 마는 신앙이었다 .

 

  기쁨이 사라졌었다 . 주님을 처음 만났을 때의 기쁨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 주님을 처음 만났을 때의 순수함이 사라졌다 . 그 순수함이 사라졌기 때문에 인내하지 못하고 주님오심을 기다리지 못하고 준비하고 있지 못했다 . 처음의 사랑이 사라졌다 . 그 사랑이 없어 이웃에게 주님 오시는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있지 못하는 곳이다 .

 

  "주님이 다시 오실 때까지 참고 기다리며 , 마음을 굳게 하십시오 . 주님께서 오실 날이 가까왔습니다 ."

 

  처음과 같은 마음이라면 주님이 언제 오시든 기쁨으로 벅찬 감동으로 맞이할 수 있다 . 내 삶이 비록 힘들고 어려울지라도 처음의 그 설레임만 있다면 주님을 기쁨으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

 

  이제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 그 하나마저 다 밝혀질 때면 나의 마음에 첫 만남의 사랑이 회복되어 주님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 그 첫사랑을 회복하기 위해 오늘 그리고 지금의 나는 세례요한의 삶을 살려 한다 . 세상을 향해 주님 오심을 알려 주의 길을 닦았던 세례요한의 삶을 ... 썩어져 가는 세상에 외쳤던 청정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 지금 ... 처음사랑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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