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우원주 신부 / 순천 조곡동성당 주임
오늘은 1월 22일, 연중 제 2주간 금요일입니다.
*독서 : 히브리서 8,6-13
*복음 : 마르 3,13-19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전할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가지고 오셨고, 그것을 말씀
과 기적과 권위를 가지고 선포하셨습니다. 예수님의 그런 가르침에 많은 사람들
은 충격과 감동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예수님 자신이 세상 끝날 때까지 그
일을 계속하실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당신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당신을 대신해서 하느님의 복음을 계속해서 전할 사람들이 필요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은‘당신이 마음에 두셨던 사람들을 부르시어’(마르
3,13) 열 두 사도를 선택하십니다. 당신을 대신하여 하느님의 복음을 세상 끝나
는 날까지 계속해서 전할 보조자들을 부르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제자
들을 보노라면 그 소공동체는 신분과 경력이 다른 혼합된 공동체였음을 알 수 있
습니다.
세리였던 마태오처럼 유대 사회에서 배교자요 매국노라고 지탄을 받는 신분의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혁명 당원 시몬처럼 로마의 지배를 받고 있던 조국 이스라
엘의 독립을 위해서라면 살인과 암살까지도 하겠다고 맹세한 극렬 민족주의자도
있었습니다. 베드로처럼 가난하고 못배운 어부가 있었는가 하면, 유다스처럼 스
승 예수를 팔아넘긴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예수님의 제자 공동체는 가난한
사람, 못 배운 사람이 있었는가 하면 죄인 취급 받던 사람, 배반자,광신적인 애
국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런 사람들을 선택하셨고 그들을 통해 하느님의 복음을 세상
끝까지 전하고자 하셨습니다. 그렇게 신분과 경력이 혼합된 제자들 공동체가 오
늘날의 교회 공동체까지 이어져 왔던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그들 안에 예수님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을 불러주시고 선택해주신 예수님을 제자들 각자가 받
아들이고, 예수님을 주님으로 모셨기 때문에 어설프게 보이고 불완전하게 보이던
제자 공동체가 오늘날까지 하느님의 복음을 전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들 역시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하느님 마음에
든’사람들이었기에 부르심을 받아 신앙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가
난함으로 살아가더라도, 내가 풍요함으로 살아가더라도, 내가 사회로부터 무시
받으며 살아왔다 하더라도 하느님은 우리를 불러 주셨고 우리는 지금 신앙인
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여러 모습으로 살아온 우리들 각자를 불러주시어 당신을 믿는 신앙인으
로 살아가게 하신 하느님이십니다. 그렇다면 우리를 불러주신 하느님을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평범하다 못해 부족했으며, 때론 하느님 나라가 오면 서로 높은 자리를 차지하
겠노라고 다툼까지 했던 제자들이었지만 그들은 항상 자신들 공동체 안에 예수님
을 모시고 살아갔습니다. 공동체의 중심에는 사회적인 이기심이 자리 잡은게 아
니라 예수님이 있었습니다. 그 중심력 때문에 제자들 공동체는 여러 어려움 안에
서도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왔던 것입니다.
우리 안에 예수님이 계십니까? 우리 본당과 반모임, 레지오 마리애나 각 활동
소공동체 안에는 누가 자리잡고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 하느님이 자리 잡고 있는
지, 아니면 세속적인 이기심과 욕망이 자리 잡고 있는지 들여다 봅시다. 우리 안
에 예수님이 아니라 세상적인 것들이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건 더 이상 신앙 공동
체가 아니라 세상의 친목 모임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 때문에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그런 우리들의 모습이도록 했으면 합니다.
우리들의 공동체 그 중심에는 항상 예수님 그분만이 존재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
며 신앙생활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