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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글] 진실로 가슴아픈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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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eidx] 쪽지 캡슐

2000-11-11 ㅣ No.1469

good news 게시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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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자: 델리아(dellia) 진실로 가슴아픈 것은....

게시일: 2000-11-09 2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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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요즈음은 계속 기분이 안좋습니다.  특히 오늘은 기분이 더욱 우울한 하루였습니다.  길가의 은행나무들의 노란 빛깔 조차도 아무런 의미없이 느껴질만큼 제 마음이 깊은 바닥보다 더 아래까지 가라앉아서 그냥 어딘가 한 몇주일 훌쩍 떠나 갔다 오고 싶을만큼 기분이 언짢았습니다.  떠나고 싶다고 떠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갔다 온다고 해서 많은 문제들이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더욱 아니지요. 사무실에서도 오늘 일은 능률 빵점이라 일찍 퇴근하고, 그냥 휘적휘적 집으로 돌아와 된장찌개를 끓이고.... 저녁 밥상을 거실 TV 앞으로 가져가서 남편과 같이 TV를 보면서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제 기분이 언짢은 것을 눈치 챈 남편은 이리 저리 제 기분을 풀어 줄려고 했지만 그럴 수록 저는 더 짜증이 났습니다.  

 

눈치없게..... 그냥 좀 내버려두지...... 속으로 그렇게 생각 했지요.

 

요즘은 매일 바치는 묵주기도도 잘 안되어, 하다 말다 하고 대신 주의기도를 끊임없이 반복 또 반복하고 있지요. 마음이 안 잡히면 기도도 잘 안되는 법인가 봅니다.

 

남편이 TV를 켰습니다.  채널을 이리 저리 돌려대던 남편이

 

"여보, 저애 좀 봐!" 하고 소리 쳤습니다.

 

TV 프로에 세진이라는 4살먹은 아이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태어날때 부터 한쪽다리는 무릎까지만 있고 다른 한쪽 다리는 종아리 부분까지만 있었습니다. 게다가 한쪽 손은 손가락 두개만 있는 그런 심한 장애아였습니다.  태어나서는 부모로 부터 버림 받았다가 어느 아름다운 가정에 입양 되어 스스로 일어서기 연습을 하는 강하면서도 천사처럼 사랑스런 아이의 이야기가 TV에 나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알지요.  또, 예수님께서 제게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줄을......

 

언제나 제가 삶에 대하여 회의를 느끼거나, 마음이 약해 질때면 어김없이 주변에 어렵고 힘든 사람들 얘기가 나오곤 했습니다.  

 

델리아야! 저 사람들을 보아라... 그래도 네게 직면한 문제들이 견딜 수 없을만큼 심각한 것들이라고 생각하느냐?

 

예수님은 언제나 제게 그렇게 제 자신을 명확히 보게 해 주십니다.  

 

저 아이, 4살박이 세진이가 지금 간절히 소망하는 것은 혼자서 걷는 것 입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아주 온전한 두 다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진이가 저를 보면 가장 부러워 할 것을 저는 지금 가지고 있습니다.  튼튼한 두다리와 온전한 손...... 그리고 제게는 가정도 있습니다.  하루 하루 끼니를 걱정 할 만큼 생활도 어렵지 않습니다.  좋은 친구도 있고, 키가 훌쩍 큰 착한 아들도 하나 있습니다......

 

저녁을 먹으면서, 저는 끊임 없이 제게 물었습니다.

 

내가 크게 느끼는 이 문제들이 과연 저 아이의 문제 만큼 절박한 것인가?

 

내게 당면한 이 괴로움들이 과연 저 아이가 받는 고통만큼 큰 아픔인가?

 

내가 잠시 잊고 싶다고 느끼는 이 현실이 과연 저 아이에게 주어진 삶보다 더 절실한 것인가?

 

아니지요.... 아니고 말고요.....

 

하느님은 제게 온전한 육체와 온전한 정신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끊임없이 그 온전한 정신을 쓸데없이 학대하고 괴롭히고 있었던 것입니다.  

 

견디기 어렵다는 고통도 예수님의 눈으로 그 고통을 바라보면 사실은 아주 하찮은 고통들입니다.  

 

두 손에 대못을 쾅쾅 박히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저리는 그 순간들을 견디신 예수님의 고통에서부터 작게는 4살박이 세진이가 느끼고 또 이겨내야할 앞으로의 험난한 삶의 순간들에 비하면, 저는 참으로 사치스런 고민에 스스로 빠져서 쓸데 없이 신경을 곤두세운채 저의 귀중한 정열과 인생의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모든 문제들은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나의 자리에서 그 문제들을 바라보면 심각하게 보이는 문제들도 내가 아닌 타인의 눈으로 보면 별것 아닌 하찮은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의 눈으로 모든것을 보면 세상 그 어느것도 문제 될 것이 없을 것이므로 저는 오늘 세진이의 눈으로 제 문제를 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참으로 제 나이가 아깝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문제는 문제로되 문제가 전혀 안되는 문제들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제게 있어서 지금 가장 심각하고 시급한 문제는,  닫혀져 있는 제 가슴 밖에서 서성이는 사랑들을 마음의 문을 열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것을 사랑하고 용서함으로 얻는 마음의 평화인 것입니다.  문제가 전혀 안되는 문제들은 때가 되면 주님께서 그분의 방법으로 다 해결해 주실 것입니다.  ^^

 

여러분들이 가지고 계시는 많은 문제들도 다 때가 되면 주님께서 해결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많이 바라면 조금만 주시고 바라지 않으면 더 많이 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좋은 꿈 꾸세요. Good night!   -델리아

 

 

[D..]

긴 글은 쉽게 읽지 않게 되는데..

많은 시간 그저 내 비울수 없는 마음들 원망하면서..

예전과 같지 않게

어디에선가 계속 내생각을 지켜줄 다른 생각을

찾는 것에 익숙해지면서..

모든 나의 것은 나의 것이기에..

나만큼 이해할수도..아파해줄수도..없다고..

타인의 생각이 내 행동을 절대 대신할수 없다고

생각했던 내가..

그저..또다시 누군가의 글을 열었는데..

또..

잊게되는 생각..

가끔은 나보다 더 좋은 환경에 있는

사람들 말하면서 땡깡부리던 생각...

때로는

다른 더 아프고 힘든 사람 희생되어

내 아픔 위로받으려했던 생각..

그치만..

결국 누구나 얼마나 공평한지를..

얼마나 공평하게 살아가게 하셨는지를

난 안다..

정말 잘 아는데..

알면서도..

하..하..

...

 

[D..]

노래패..풍물패.. 멋진 공연 잘 하길 바라면서..

mt도 잼있게 ...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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