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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베품이 큰 은혜가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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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민 [hongymr] 쪽지 캡슐

2004-09-16 ㅣ No.5181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비사들을 모은 전국책(戰國策)은 인간사를 되집어 보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많다. 아래 중산국 왕의 탄식은 이 이야기를 모은 소진마저 깊이 탄식하게 만들었다.

전국시대 말기 중산국의 왕은 초나라의 공격을 받아 단신으로 도망을 쳤다. 며칠 전까지 만수무강의 빌어주던 신하들도 다 제 살길을 찾아 도망갔고 양고기국 한 그릇 얻어먹지 못했다 하여 사마자기가 초나라 군사들을 선동해 왕을 쫓아왔다. 한참 쫓겨 달아나는데 두 사람이 창을 들고 왕을 따라 오고 있었다. 적군인가 싶어 순간적으로 긴장했으나 중산국의 군사들이었다. 왕이 물었다.

“그대들은 왜 나를 따르는가? 나를 따르면 적군의 표적이 되어 더 위험 할텐데.”
“…저희 아버지가 길에서 굶어 죽게 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왕께서 지나시다가 마침 먹다 남은 식은 밥을 내려주셔서 살리셨습니다. ”

이 이야기를 들은 중산왕은 눈물이 핑 돌았다.
그는 두 형제를 일으켜 세운 다음 하늘을 우러러 이렇게 말했다.

“남에게 베풀 때는 많고 적은 것이 문제가 아니고, 상대방이 곤경에 처했을 때 베푸는 것이 중요하구나. 남에게 원한을 살 때는 깊고 얕음의 문제가 아니라 그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이 문제구나. 내가 한잔 정도의 양고기국에 나라를 망하게 하고, 한 홉 정도의 찬밥에 두 용사를 얻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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