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성당 게시판
비오는 날의 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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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은 촛불을 밝히고 그대에게 편지를 쓰네
습관적으로 내리면서도 습관적인 것을 거부하며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
그대에게 내가 처음으로 쓰고 싶던 사랑의 말도 부드럽고 영롱한 빗방울로 내 가슴에 다시 파문을 일으키네
빨랫줄에 매달린 작은 빈방울 하나 사라지며 내게 속삭이네
혼자만의 기쁨 혼자만의 아픔은 소리로 표현하는 순간부터 상처를 받게 된다고 늘 잠잠히 있는 것이 제일 좋으니 건성으로 듣지 말고 명심하라고 떠나면서 일러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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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오늘은 비가 되자
사랑없어 거칠고 용서 못해 갈라진 사나운 눈길 거두고 이 세상 어디든지 한 방울의 기쁨으로 한 줄기의 웃음으로 순하게 녹아내리는 하얀 비, 고운 비 맑은 비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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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인 수녀님 ’비 오는 날의 일기’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