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동성당 게시판

기쁘다 구주 오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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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철 [ychul] 쪽지 캡슐

1999-12-24 ㅣ No.2677

20세기 마지막 크리스마스! 온천지가 하얗게 변해버린 깨끗한 세상에 오시는 아기 예수님!

우선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된 것에  기뻐하며 우리 모두 함께 성탄을 축하합니다.

 

"어둠 속을 헤매는 백성이 빛을 볼 것입니다. 캄캄한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비쳐 올 것입니다"(이사 9,1)

 

오늘 성탄 밤미사 제1독서의 내용입니다. 오늘 밤 우리 인류 구원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현실의 부조리한 상황, 죄와 죽음, 병과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희망이신 구세주 예수께서 탄생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탄생하시는 상황은 너무나 어이가 없습니다. "그 무렵 로마 황제 아우구스토가 온 천하에 호구 조사령을 내렸다. 이 첫번째 후구 조사를 하던..."(루가 2,1-2) 세금을 보다 확실하게 거둬 들이고 자신의 통치영역을 확실하게 하고 또 넓혀가는데 틀이되며, 통치 구조를 유지하고 보장하며,통치권자의 권위를 나타내는데 기본적인 것이 바로 호구 조사입니다. 즉, 인간들이 자신의 힘을 축적하고 넓혀가기 위해서,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서 애쓰는 동안 우리를 구원하실 예수님께서는 아무도 반길 사람없는 가장 누추한 장소를 택하여 우리게 오신 것입니다.

 

결코 자랑이 될 수 없는 마구간에서의 탄생, 이 땅위에 천주성자가 태어나실 장소는 으리으리한 일류 호텔방도 그분의 신분에는 미치지 못하거늘 집 안방도 아닌 냄새나고 추운 마구간에서 우리게 오셨습니다. 성탄을 맞이하며 우린 이같은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진정한 신앙인이 되려면 예수님과 같이 마구간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마구간으로 들어가려는 사람은 누구나 겸손되이 머리를 숙이고 몸을 굽혀야 합니다. 겸손되이 머리를 숙이고 몸을 굽히기를 싫어하는 교만한 사람은 결코 구세주의 성탄을 보지 못할 것이며 성숙한 신앙인이 될 수도 없습니다. 성탄의 참기쁨과 평화는 예수님처럼 나 자신이 겸손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는데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한편으로 마구간에서의 탄생은 인간의 무정과 외면의 결과입니다. 그 어떤 사람도 배부른 여인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런 인간의 무관심이 마구간의 탄생을 가져온 것입니다. 이렇듯 말구유에서의 탄생은 결코 칭송의 대상도, 화려함도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탄을 준비하며 구유를 아주 화려하게 꾸밉니다. 물론 이것은 예수님을 좀 더 아름다운 곳에서 맞이하려는 우리의 마음이지만 말구유를 화려하게 꾸미기 전에 먼저 우리의 무정함 때문에, 우리의 무관심과 외면 때문에 상처받고 의욕을 잃는 이웃과 동료가 있음을, 도 많은 착한 아기들이 마구간과 같은 곳에서 탄생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해야 합니다.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마음, 이웃들의 아픔에 함께 하는 사랑 바로 이것이 성탄을 맞는 우리의 마음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주님 안에 너무 너무 사랑하는 여러분! 서로 사랑합시다. 그리고 함께 걸어갑시다. 그분께서 걸어가신 그길을...

 

우리 구세주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다시한번 함께 기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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