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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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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애 [sabet4079] 쪽지 캡슐

2004-10-02 ㅣ No.4644

 

                         날 개


                                                               2004년 9월 어느날 영성체후 묵상때

                                                                    허정애 엘리사벳



나는 나를 떠나 날아 다닌다.

하늘을 향해 떠 다닌다.


아베마리아의 음성이 안개속 뚫고 나를 인도 한다.

점점 더 높이

점점 더 크게

다시 작아지며 나는 떠 다닌다.


아---아  내 영혼

양이 없이 뒤도 없이 떠 다닌다.

향내음 안수 받으며 넘실거리는 숲길을

나는 떠 다닌다.

보일 듯 말 듯

주변의 낮 익은 사방이 내 영혼을 따스이 비추니

나는 가볍게 떠 다닌다.


아---아 주여

사랑이 내 영혼을 휘 감으니

빨강, 파랑, 초록이 나를 반긴다.

생명의 양식

그분의 쪼개진 밀떡이

내 영혼의 영롱한 사리가 되어 나를 살린다.

내 날개짓은 모든 삶의 비늘을 떨어 버리고

가볍게 가볍게 날아 다닌다.


아---아 주여

초록빛 사방을 유영하고

온통 젖은 내 영혼이 빠져 나온다.


산책 길에 만난 주님과 함께

나는 그렇게 날아 다녔다.

두눈을 살포시 뜨고

세상을 다시 본다. 내 영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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