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날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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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개 2004년 9월 어느날 영성체후 묵상때 허정애 엘리사벳 나는 나를 떠나 날아 다닌다. 하늘을 향해 떠 다닌다. 아베마리아의 음성이 안개속 뚫고 나를 인도 한다. 점점 더 높이 점점 더 크게 다시 작아지며 나는 떠 다닌다. 아---아 내 영혼 양이 없이 뒤도 없이 떠 다닌다. 향내음 안수 받으며 넘실거리는 숲길을 나는 떠 다닌다. 보일 듯 말 듯 주변의 낮 익은 사방이 내 영혼을 따스이 비추니 나는 가볍게 떠 다닌다. 아---아 주여 사랑이 내 영혼을 휘 감으니 빨강, 파랑, 초록이 나를 반긴다. 생명의 양식 그분의 쪼개진 밀떡이 내 영혼의 영롱한 사리가 되어 나를 살린다. 내 날개짓은 모든 삶의 비늘을 떨어 버리고 가볍게 가볍게 날아 다닌다. 아---아 주여 초록빛 사방을 유영하고 온통 젖은 내 영혼이 빠져 나온다. 산책 길에 만난 주님과 함께 나는 그렇게 날아 다녔다. 두눈을 살포시 뜨고 세상을 다시 본다. 내 영혼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