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이밤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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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자 [lea75] 쪽지 캡슐

2000-07-07 ㅣ No.2618

 

참말입니까, 주님?

 

 

참말입니까, 주님?

제 죄를 모두 용서해주신다는 그 말씀.

혹시 제 죄를 다 모르시기 때문에 하신 말씀이 아니신지요?

저는 같은 말을 끝도 없이 반복하는 거짓말쟁이입니다.

하루에도 열두 번 변덕을 부리는 장마철의 무지개입니다.

아주 작은 유혹 앞에서도 너무 쉽게 무너지는 변절자입니다.

악마는 저를 유혹하기 위해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달콤한 눈짓 한 번이면

얼씨구나 넘어가는 게

바로 저입니다.

제 욕심에 눈이 어두워

형제를 거리낌없이 이용하고도

이기심으로 똘똘 뭉쳐

남을 쉴새없이 판단하며 제 몫만 챙기려 드는 야비한 사람.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사랑을 외쳐대는 거짓말쟁이가 바로 저입니다.

그래도 용서해주실 수 있습니까?

 

참말입니까, 주님?

제 모든 찌꺼기를 보시고도 용서하시겠다는 그 말씀이.

옩갖 좋은 약,

이름난 명의들도 못 고쳤던 제 병을

당신은 말씀 한마디로 고쳐주시겠다고 하십니다.

피정, 강의, 연수회, 활동, 안 해본것 없이

열을 내었건만 제 병이 뿌리는 더 깊어만 갔습니다.

운신도 못 하던 고질적인 제 병을 말씀 한마디로 고쳐주시는 주님,

그저 저를 맡겨드립니다.

저를 고쳐주십시오.

새로 태어나게 해주십시오.

                                     

                                             -김현옥수녀-

 

 

전 지금 선배 작업실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중입니다.

아르바이트비 두둑히 준다고 해서, 또 맛난것도 마니마니 준다해서 덥석 왔더니

맛난 건 고사하고 힘만 계속 쓰고 있습니다.(힘 쎄다고 선배 작업실 동료분들이 아주 칭찬이 대답합니다!)

오랜만에 일을 하니 기분이 조금 이상하군요. 다시 사회인이 된듯한 기분입니다.

 

위의 묵상글은 제가 요즘 계속 가방에 넣고 다니는 책중의 한 글입니다.

이 시를 제가 여행할 때 진부성당수녀님이 소개해준 신자분 집 화장실에서 처음 읽었습니다.

그 때 너무 좋아서 한장 복사해달라고 해야지 생각하다 아침에 그냥 나와서 무지 섭섭했는데 글쎄 무심코 산 책에 이 글이 덩커덩 들어있지 않겠습니까!

그 때의 그 기쁨이란.....

책 살 때 cd도 같이 샀는데 그 cd안에는 아네스수녀님 서원식 때 수사님들이 나오셔서 축가로 불렀던 노래가 있더군요. 그 노래도 무지하게 알고 싶었었는데....

사실 별거 아니지만 이 사소함으로 인해 전 무지허게 행복합니다.

요즘 사소함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을 자꾸만 제 자신이 밀어내고 있었는데, 다행입니다.

 

우~~~ 저기 우리 선배가 저한테 다가오는군요. 근데 왜 책상을 밀고 있을까요?

컴퓨터 작업만 하면 된다더니 컴작업은 이제껏 한두시간도 못했고 여지껏 들고 나르고 씻고 정리하고....  모른척 하고 계속 모니터만 보고있었더니 실내화 한짝이 퍼~억!

에고,에고.... 이만 또 힘 쓰러 가야겠습니다.

더운데 잠 설치지 말고 다덜 편안히 주무시길....(전 밤새 힘 써야할 꺼 같군요.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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