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성당 자유게시판
[비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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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보내면서 - 문 덕 수 -
또 한 해를 보내면서 이마에 주름살 한 올 더 늘고 어쩌다 반신을 못 쓰게 되었다고 해도 저 태양이 더 뜨거워지거나 조금씩 더 식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날이 밤의 10분의 1로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하늘 길은 안개 속을 헤매다 산을 들이받고 물길은 돌풍에 휘말려 침몰했지만 더 이상 슬퍼하지 말자 서울 뒤의 백운대 인수봉은 ●한 해를 보내면서 - 문 덕 수 -
또 한 해를 보내면서 이마에 주름살 한 올 더 늘고 어쩌다 반신을 못 쓰게 되었다고 해도 저 태양이 더 뜨거워지거나 조금씩 더 식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날이 밤의 10분의 1로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하늘 길은 안개 속을 헤매다 산을 들이받고 물길은 돌풍에 휘말려 침몰했지만 더 이상 슬퍼하지 말자 서울 뒤의 백운대 인수봉은 오뉘처럼 정답게 그대로 솟아 있고 그 위의 하늘도 어제처럼 푸르다.
하지만 강을 건너는 철길 연안 낙도를 도는 구불구불 뱃길 천둥 비바람 속의 검은 하늘 길 모두 믿을 수 있을지. 그 보다는 한 맺힌 저 휴전선 한 토막 철조망 뚝 잘라내지 못한 채 넘나드는 구름을 탄식하면서 또 한 해를 보낸다.
오뉘처럼 정답게 그대로 솟아 있고 그 위의 하늘도 어제처럼 푸르다. 하지만 강을 건너는 철길 연안 낙도를 도는 구불구불 뱃길 천둥 비바람 속의 검은 하늘 길 모두 믿을 수 있을지. 그 보다는 한 맺힌 저 휴전선 한 토막 철조망 뚝 잘라내지 못한 채 넘나드는 구름을 탄식하면서 또 한 해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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