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성당 자유게시판

[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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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novita] 쪽지 캡슐

1999-02-14 ㅣ No.268

 

●한 해를 보내면서

                   - 문 덕 수 -

 

또 한 해를 보내면서

이마에 주름살 한 올 더 늘고

어쩌다 반신을 못 쓰게 되었다고 해도

저 태양이 더 뜨거워지거나

조금씩 더 식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날이 밤의 10분의 1로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하늘 길은 안개 속을 헤매다 산을 들이받고

물길은 돌풍에 휘말려 침몰했지만

더 이상 슬퍼하지 말자

서울 뒤의 백운대 인수봉은

●한 해를 보내면서

                   - 문 덕 수 -

 

또 한 해를 보내면서

이마에 주름살 한 올 더 늘고

어쩌다 반신을 못 쓰게 되었다고 해도

저 태양이 더 뜨거워지거나

조금씩 더 식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날이 밤의 10분의 1로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하늘 길은 안개 속을 헤매다 산을 들이받고

물길은 돌풍에 휘말려 침몰했지만

더 이상 슬퍼하지 말자

서울 뒤의 백운대 인수봉은

오뉘처럼 정답게 그대로 솟아 있고

그 위의 하늘도 어제처럼 푸르다.

 

하지만 강을 건너는 철길

연안 낙도를 도는 구불구불 뱃길

천둥 비바람 속의 검은 하늘 길

모두 믿을 수 있을지.

그 보다는 한 맺힌 저 휴전선

한 토막 철조망 뚝 잘라내지 못한 채

넘나드는 구름을 탄식하면서

또 한 해를 보낸다.

 

 

 

오뉘처럼 정답게 그대로 솟아 있고

그 위의 하늘도 어제처럼 푸르다.

하지만 강을 건너는 철길

연안 낙도를 도는 구불구불 뱃길

천둥 비바람 속의 검은 하늘 길

모두 믿을 수 있을지.

그 보다는 한 맺힌 저 휴전선

한 토막 철조망 뚝 잘라내지 못한 채

넘나드는 구름을 탄식하면서

또 한 해를 보낸다.

 

 

 

첨부파일: 야훼.mid(16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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