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빈들에 서서

인쇄

이순옥 [yimariaogi] 쪽지 캡슐

2006-11-23 ㅣ No.7151




      빈들에 서서 나는 지금 가을 걷이가 끝난 빈들에 서 있습니다. 눈을 들어 빈들을 보면서 나는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나의 부끄러운 모습들을 떠올리며 새로운 것을 깨닫습니다. 나는 지금 빈들에 서서 욕심이 가득찬 내 모습을 떠올립니다. 빈들은 곡식이 없어도 습기를 머금고 촉촉해 있는데, 나는 지금 가진것이 없다고 마음까지 메말라 있습니다. 나는 지금 빈들에 서서 욕심이 가득 찬 내 모습을 떠올립니다. 빈들은 이렇게 모든것을 내놓고 자신을 비우고 있는데, 나는 나이가 들면서 욕심도 함께 늘어나 만족과 감사를 모르고 살았습니다. 이제는 나도 빈들처럼 욕심을 버리고 지금의 모든것에 감사하는, 삶을 살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빈들에 서서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내모습을 떠올립니다. 빈들은 이렇게 내년의 소득을 준비하고 있는데, 나는 바쁘다는 말만 생활속에 가득 채운 채 아무 준비도 하지 않으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나도 빈들처럼 쉼을 얻으면서 앞날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 정 용철 -
 


120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