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동성당 게시판
햇살 좋은 오후에 쓴 커피 마시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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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기운마저 느끼게 해준 아침 기운이 가시고
파란 하늘에 흰구름으로 평화로운 오후가 되었다.
설탕 넣고 크림 넣어 마시던 대중적 취향을 버리고
커피만을 넣고 쓴맛이 느껴지는 커피를 마신다.
식도를 타고 내려 텅빈 위장에 닿는 느낌이 더욱 선명하다.
벙어리가 된 기분...
좋은 표현이 아니긴 하지만 '벙어리'라는 단어가 주는
왠지모를 애잔함과 답답함의 연민이 느껴질 때가 있다.
때로는 표현의 부족함으로 때로는 절제의 미를 살리지 못해
내가 의도하는 바가 있는 그대로 전달되지 못할 때 흡사
경험도 없던 벙어리 신세가 된듯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내가 토해낸 표현은 바보상자 안에서 mute 버튼이 눌러진 것도
모르고 몸부림 치는 배우들처럼 차단되어 버리고 여전히
버둥거리는 중인듯 막막하다.
해보지 못한 일은 그리고 말은 잘 안되는... 벌써 그런 나이가
되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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