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아가페 공연 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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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갔던 성당 이였습니다.
조금은 떨리기도, 설레기도, 낯설기도 했지만..
특히 올해는 정말 내키지 않았던 곳인데..
좋았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아가페 공연.
전 솔직히 아가페 공연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습니다.
그저 집에 거뭇하게 복사된 초대장이 와서 아빠의 권유로 가본 것 이였지요..
이상하게도 그날 따라 왠지 성당에 꼭 가보고 싶더라구요.
친구들의 약속을 뒤로하고 혼자 성당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평소의 저 같으면 혼자 성당에 간다는 것도 참 꺼려했을 텐데요..
공연은 벌써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드럼을 치던 형수 빼고는 모두 모르는 얼굴이더군요..
하지만 왠지 낯설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함께인 것 같았습니다.
그들의 이름이 무엇인지, 몇살인지, 누구인지는 몰라도..
그저 하느님의 집에서 그들의 열정을 다 하는 노래를 들으며..
알 수 있었거든요..
참으로 부럽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물론 그들의 뛰어난 실력이나 팀웍, 무대매너도 훌륭했지만
모두가 하나되어 너무나도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
참으로 멋지더군요.
아는 노래가 나올 때면 저도 모르게 따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눈물도 찔끔 흘릴 뻔했습니다.. ^^
부끄럽지만 예전에 성가대에서 활동하던 생각이 나네요..
정말 엊그제 같은 일인데..
이젠 청년 아가페 단원들이 제 후배라니요..
제 추억들을 뒤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되었던 것 같아요..
아가페 청년님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최고였어요!! (엄지손가락우뚝!!)
그리고 개인적으로 베이스 치시던 분 이였던가..
플라워 노래 불렀던.. (제목을 몰라서리..쩝;)
노래 환상적 이였어요!!
(당신 나한테 찍혔어!!-_-;;)
뭐.. 다른 분들은 두말 할 것도 없었구요.. ^^
아.. 제가 또 너무 친한 척을 해버렸군요..
죄송합니다.. (--) (__)
오늘 엄마가 미국에 가셨어요.
좀전까지 짐 싸드리느라고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워낙 왔다갔다 많이 해서 짐 싸는데는 도사거든요.. -_-;;
원래 예정대로라면 저랑 같이 가는 날 이였는데..
’넌 왜 아직도 안가고 이 짓이냐-_-?’ 라고 물으시겠죠..;
누구에게 제대로 이유를 말 한 적도 없네요.
뭐.. 궁금해하지도 않겠지만..
여러 가지 사정이 있답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이 좋아서 이겠구요..
위염, 장염, 그리고 피부 치료도 하고..
(미국 병원비가 장난 아니걸랑요.. 의사랑 상담만 거의 10만원-_-)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일주일째 배 째고 있네요.. -_-;
그리고.. 약간의 개인적인 이유도..
’저거저거 아직까지 적응 못하고 한국에 눌러 앉는거 아냐-_-?’
라고 생각하신 분들..
잘 보셨어요.. -_-/
하지만 미국에서의 5년동안 충실하려고 애썼답니다. ^^
공부도 하고, 돈도 벌고, 웃기도, 울기도 많이 하면서요..
그렇다고 한국에 무작정 있는 건 아니구요..
그래봤자 5개월도 안될..
5년의 공백을 채워줄 만큼의 시간은 되지 않겠지요..
어쨌든 한국에 있는 시간동안 보람된 하루하루를 보내려고 생각 중입니다.
아.. 갑자기 기분이 센치해 지는군요..
사실 요즘 쬐끔 우울하거든요.
저야 뭐 왕 무덤덤에 메마른 감정의 소유자라서 그럭저럭 살지만요..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냉면, 빵을 비롯한
밀가루 음식과 고기를 먹지 못한다는 사실이지요-_-
뭐.. 이 것 만으로도 우울함 80%는 채워지지 않았을까요.. ㅠ.ㅠ
엄마가 공항으로 떠나신 지 1시간째가 되가네요..
아빠가 바쁘셔서 전 공항에 따라가지 않았어요.
그래봤자 열흘인데..
괜히 슬퍼지네요..
벌써부터 엄마의 향기가 많이 그리워 질 듯한 하루입니다.
언제나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