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
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
점심은 먹었느냐는 전화 한 통에
마음이 위로가 되는
그런 소박한 날이 있습니다.
일에 치여
아침부터 머리가 복잡해져 있을 때
뜬금없는 전화 한 통이
뜀박질하는 심장을
잠시 쉬게 하는
그런 날이 있습니다.
별 것 아닌 일인데...
살다보면 이렇게 전화 한 통 받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게....
요즘 세상이라
이런 날은 빡빡하게 살던 나를
한번쯤 쉬어가게 합니다.
전화해 준 사람에 대한 고마움
그 따스함을 잊지 않으려고
닫힌 마음을 열어
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차 한잔 하시겠어요?"
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
내 입에서 차 한잔 먼저 하자는
그런 별스런 날도 있습니다.
따스한 마음마저 거부할 이유가 없기에
아낌없이 그 마음 받아들여
차 한잔의 한가로움에 취하는
그런 날도 있습니다.
오늘 서울교구 사제인사 발령이 있었습니다.
의정부교구와 나뉘어져서
360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의
인사 발령이었습니다.
인사 발령이 있을 때마다
저희들은 많은 생각들이 교차됩니다.
지금까지 소홀히 한 것은 없었는지,
새로운 곳에 가서는 잘 할 수 있을른지...등등
이곳 필라델피아는 변동이 없지만
제 주변으로 두 분의 신부님이 오십니다.
오시고, 가시는 신부님들
하느님의 은총안에서
열심히 사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오늘은 괜시리 차 한잔이 그리워지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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