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 공동의 운명(1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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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국길 [fcan] 쪽지 캡슐

2004-10-14 ㅣ No.3675

연중 제28주간 목요일 (2004-10-14)

독서 : 에페 1,1-10 복음 : 루가 11,47-54

* 공동의 운명 *

그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는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너희의 조상들이 죽인 예언자들의 무덤을 꾸미고 있다. 그렇게 해서 너희는 너희 조상들의 소행에 대한 증인이 되었고 또 그 소행을 두둔하고 있다. 너희 조상들은 예언자들을 죽였고 너희는 그 무덤을 꾸미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하느님의 지혜가 ‘내가 그들에게 예언자들과 사도들을 보낼 터인데 그들은 더러는 죽이고 더러는 박해할 것이다’고 하셨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 세대는 창세 이래 모든 예언자가 흘린 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잘 들어라. 아벨의 피를 비롯하여 제단과 성소 사이에서 살해된 즈가리야의 피에 이르기까지 그 일에 대한 책임을 이 세대가 져야 할 것이다. 너희 율법교사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지식의 열쇠를 치워버렸고 자기도 들어가지 않으면서 들어가려는 사람마저 들어가지 못하게 하였다.” 예수께서 그 집을 나오셨을 때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몹시 앙심을 품고 여러 가지 질문을 던져 예수의 대답에서 트집을 잡으려고 노리고 있었다.
(루가 11,47-­54)

1885년에 아메리카의 한 인디언이 미국 정부에 보낸 편지를 읽었습니다. 그 편지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당신(백인)들은 어떻게 하늘을, 땅의 체온을 매매할 수 있습니까? 우리가 땅을 팔지 않겠다면 당신들은 총을 가지고 올 것입니다. …`그러나 신선한 공기와 반짝이는 물은 기실 우리의 소유가 아닙니다. …`갓난아기가 엄마의 심장의 고동소리를 사랑하듯 우리는 땅을 사랑합니다.”
어머니를 팔 수 없다고 하는 이 인디언의 생각을, 모든 것을 사유와 매매와 소비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백인들의 사고방식과 나란히 놓을 때 ‘문명’의 치부가 선연히 드러납니다. 또 다음과 같은 구절도 있습니다. “땅으로부터 자기들이 필요하다면 무엇이나 가져가 버리는 백인들은 (땅에 대한) 이방인입니다. …`당신네 도시의 모습은 우리 인디언의 눈을 아프게 합니다.”
홍수와 가뭄, 더위와 추위가 갈수록 심해지고 이상하게 변해갈수록 자연과 공존하지 못하고 개발 논리로만 보는 저들이나, 보고도 보지 못하는 우리나 다를 바 없음을 깨닫습니다. 저는 이 짤막한 편지를 읽으면서 내가 평소에 보편적인 원리로 수긍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편지는 다음과 같은 구절로 끝맺고 있습니다. “당신의 모든 힘과 능력과 정성을 기울여 당신의 자녀들을 위하여 땅을 보존하고 또 신이 우리를 사랑하듯 그 땅을 사랑해 주십시오. …`백인들일지라도 공동의 운명에서 제외될 수는 없습니다.”
오늘 주님의 경고가 저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이선희(서울대교구 대방동 천주교회)

- 행복해진다는 것 -

인생에 주어진 의무는
다른 아무것도 없다네
그저 행복하라는 한 가지 의무뿐

그런데도 그 온갖 도덕
온갖 계명을 갖고서도
사람들은 그다지 행복하지 못하다네

그것은 사람들
스스로 행복을 만들지 않는 까닭
인간은 선을 행하는 한
누구나 행복에 이르지

스스로 행복하고
마음속에서 조화를 찾는 한
그러니까 사랑을 하는 한
사랑은 유일한 가르침
세상이 우리에게
물려준 단 하나의 교훈이지

예수도 부처도
공자도 그렇게 가르쳤다네

모든 인간에게
세상에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그의 가장 깊은 곳 그의 영혼
그의 사랑하는 능력이라네

보리죽을 떠먹든 맛있는 빵을 먹든
누더기를 걸치든 보석을 휘감든
사랑하는 능력이 살아 있는 한

세상은 순수한 영혼의 화음을 울렸고
언제나 좋은 세상
옳은 세상이었다네

- 류시화의 詩중에서 -


님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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