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주님! 죽어도 용서가 안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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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16 ㅣ No.4980

정말이지 노력 많이 했습니다

이해해 보려고도 했고 사랑으로 감싸안으려고도 했고...

차라리 무시하고 모른척 하기로 작정도 해보았고...

그러나 마음대로 안되더군요

 

솟아오르는 미움에 잠못이루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엉엉 울어버리기도 했습니다

술도 먹어보았습니다

기도도 해보았습니다

뚜렷한 이유없이 억울하고 분한마음은 너무나 끈질기게 달라붙어

떨어질줄을 모르더군요

 

그래서 상계동을 찾아왔지요

마음의 안식처...

 

그날 신부님 강론의 주제는 용서였습니다

"상대방이 도저히 용서가 안될때는 자기 마음의 상처를 먼저 들여다 보십시요

 그래서 자신의 상처가 너무나 크다면,

 자기 자학은 멈추고 용서하기를 포기하세요"

저음의 편안한 목소리...그러나 그 파장은 엄청나더군요

 

제 맘 깊은곳을 가만히 들여다 보았습니다

큰 상처를 감싸안고 징징거리는 작은 아이가 보였습니다

그 상처를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약한 아이였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주님의 기도를 수도없이 외우며 그렇게 안되는 나자신을

매질하며 정말 많이도 울었었는데...

이젠 그러지 않아도 될것같습니다

 

대신

"주님! 죽어도 용서가 안됩니다

 그 다음은... 주님이 알아서 해주세요"

라고 기도할겁니다

 

 

j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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