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삶이 무료한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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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은 [shampoo] 쪽지 캡슐

2000-01-31 ㅣ No.3267

사형수에게는 일분 일초가 생명 그 자체로 실감된다고 한다.

 

그에게는 내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오늘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에 살고 있으면서도 곧잘 다음날로 미루며 내일에 살려고 한다.

 

생명의 한 토막인 하루하루를 소홀히 낭비하면서도 뉘우침이 없다.

 

 

 

바흐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의 음악에서 장엄한 낙조 같은걸 느낄 것이다.

 

단조로운 듯한 반복 속에 깊어짐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일상이 깊어짐 없는 범속한 되풀이만이라면 두 자리 반으로 족한 ’듣기

 

좋은 노래’가 되고 말 것이다.

 

 

 

일상이 지겨운 사람들은 때로는 종점에서 자신의 생을 조명해 보는 일도 필요하다.

 

그것은 오로지 반복의 깊어짐을 위해서.

 

 

                                                                    -무소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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