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삶이 무료한 사람들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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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에게는 일분 일초가 생명 그 자체로 실감된다고 한다.
그에게는 내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오늘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에 살고 있으면서도 곧잘 다음날로 미루며 내일에 살려고 한다.
생명의 한 토막인 하루하루를 소홀히 낭비하면서도 뉘우침이 없다.
바흐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의 음악에서 장엄한 낙조 같은걸 느낄 것이다.
단조로운 듯한 반복 속에 깊어짐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일상이 깊어짐 없는 범속한 되풀이만이라면 두 자리 반으로 족한 ’듣기
좋은 노래’가 되고 말 것이다.
일상이 지겨운 사람들은 때로는 종점에서 자신의 생을 조명해 보는 일도 필요하다.
그것은 오로지 반복의 깊어짐을 위해서.
-무소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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