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작은터

사람과 그리고 사랑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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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자 [mopen] 쪽지 캡슐

2000-07-04 ㅣ No.5880

사람과 그리고 사랑이 있는

 

 

세월이 흐른다는 말은 사람이 바뀐다는 말임을 새삼 깨닫는다.

 

세월이 지나가면서 곁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바뀌고 옛날의 그 사람들이 아니라는 사실은 서글프긴 하지만 우리는 받아 들여야 한다.

흐르는 것은 물만이 아니다. 시간도 흐르고 사람도 흐른다. 사람들은 물살에 밀리듯이 시간에 밀린다.

 

상급학교에 진학 할 때마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기대로 가슴이 설래었다. 짝이 바뀌고 담임선생님이 바뀐다는 사실이 우리를 흥분하게 했다.

 

골목에서 흙장난하던 소꼽친구와 사춘기 때 고민을 털어놓던 친구가 달랐고 함께 차를 마시던 친구와 함께 손을 잡고 밤 벗꽃 놀이를 하던 친구가 달랐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새로운 시간을 만나는 일은 곧 새로운 얼굴과 만나는 일이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하여 새로운 일과 함께 새로운 얼굴을 만나게 되었고 결혼을 한다는 것은 새로운 인연  새로운 질서 그리고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며 삶을 꾸미는 일이었다.

 

반상회에 가면 가끔 모르던 얼굴이 새로 보이곤 한다.

익숙하던 얼굴이 떠나고 낯선 사람이 이사를 와서 이웃이 된 것이다. 그런가 하면 벌써 내 곁에도 세상을 하직한 이웃과 친지가 있는가 하면 새로 태어난 손자 손녀들이 있어서 내 가족을 비롯한 친지 또는 주변의 얼굴들이 자꾸 바뀌고 있다.

 

물이 흐르면서 윗물과 아랫물이 섞이고 때론 소용돌이에 휘말려서 헤어지기도 하고 벼랑을 만나면 뛰어내리고 큰 바위를 만나면 산산조각 깨어지듯이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함께 흐르던 사람들을 잃어버리게 된다. 자의든 타의든 이렇게 해서 우리는 이별을 길들이고 연습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가끔 사람과의 만남을 탄식하며 후회하기도 한다

누구 때문에...  누구 때문에...라며

 

세상이 무섭다는 말은 결국 사람이 무섭다는 말이다.

세상이 험하다는 말은 결국 인간성이 험하다는 말이다.

 

불가항력인 천재지변 속에서도 제아무리 무서운 전염병이 창궐 할지라도 우리 곁에 따뜻하고 든든한 이웃이 있어 서로 의지하여 사랑을 나눌 수 있다면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다.  

더구나 전능하신 능력으로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느님께서 함께 하고 계신데 무엇이 어렵고 두렵겠는가.   

 

그렇고 그런 사람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더 많은 이 세상을 나는 사랑한다

내 기쁨을 나와 함께 기뻐하고 내 발전과 행복을 진심으로 기도해 주는 가족과 이웃이 있고 내가 아플때나 괴로울때 또는 좌절했을때 위로해 주시며 손을 잡아주신 위로자 이신 하느님이 계시기에 진정 이 세상은 살만한 곳이다

 

살 맛 나는 세상도 지옥같은 세상도 사람들이 만든다.

 

살맛나는 세상은 내 안에 살아계신 하느님이 만드시는 것이고

지옥같은 세상은 내 안에 있는 악의 세력이 만드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를 깨닳지 못하고 때론 사람과의 관계에서 실망을 하면서 살아간다.

내안에 살아계신 하느님을 드러내 보이고 네 안에 살아 숨쉬는 하느님을 찾아내며 함께 어우러 질때 진정한 사람과 그리고 진정한 사랑을 만날수 있을 것이다  

 

<어느날의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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