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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초등학생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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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엄지 [abcd1] 쪽지 캡슐

2000-01-29 ㅣ No.492

=어느 초등학생의 일기=

 

 

 

1999년 **월 **일

 

 

 

나는 오늘 학교에 가는길에 노오란 비닐봉다리를 주웠습니다.

 

속에 있는 게 노오란 물 같아 노오란 비닐봉다리인가 봅니다.

 

나는 개구쟁이여서 체육시간에 선생님을 놀려주겠다고 다짐했습니

 

다.

 

체육시간에 선생님은 의자를 갖다놓고 잠자고 계셨습니다.

 

나는 선생님의 머리에 그 비닐봉다리를 씌웠습니다.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그날의 신문기사

 

 

 

특보!

 

 

 

한 초등학교 교사 본드흡입 후 환각상태로 2시간동안 정신착란증세를 보임.

 

운동장 한가운데에서 기합을 주며 기마자세로 두손을 앞으로

 

뻗치는 이른바 장풍자세를 남발하여 주위 자라나는 새싹들의 눈살을 찌

 

뿌리게 함.

 

어느 목격자의 말에 의하면 "처음에는 체육수업의 일부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상한 주문을 외우더니 나중에는 장풍을 쏘는 시늉을 하

 

더라고요.

 

조회대에 걸려있던 태극기를 어깨에 걸치고 5층 옥상에서 뛰어내리려

 

고 한 걸 간신히 말렸죠." 라고 한다.

 

 

 

1999년 **월 **일

 

 

 

나는 오늘 집에서 엄마가 모르고 밥만 싸주고 물은 안싸줘서 밖에 있

 

는 물을 싸가지고 학교로 갔습니다.

 

친구들은 그게 물이 아니라 박카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어제 체육시간

 

때 우리를 재미있게 해주셨던 선생님에게 나는 수업 시간이 끝나고 그

 

박카스를 드렸습니다.

 

선생님은 상표 한장을 주셨습니다.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날의 신문기사

 

 

 

특보!

 

 

 

한 초등학교 교사가 전날 본드흡입 후 이번에는 농약을 먹고 자살을 기

 

도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

 

강모씨에 따르면 "제자가 선물로 준 박카스라하며 그자리에서

 

원샷을 하고 갑자기 입에서 게거품을 물고 쓰러졌다"라고 진술했다.

 

검찰에서는 이 현상이 전날 본드흡입으로 인하여 발생된 2차적 환각증

 

세라 보고 이 초등학교 교사를 구속하였다.

 

 

 

1999년 **월 **일

 

 

 

오늘은 선생님의 병문안을 갔습니다. 선생님은 침대에 누워서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팔에는 바늘이 꼽혀져 있었습니다. 바늘이 너무 아프게 보여 나는 그

 

바늘을 선생님이 잠이 깨지않게 살며시 뺐습니다.

 

근데 엄마가 바늘은 일부러 꼽는거라고 하시길래 나는 다시 바늘을 꼽

 

고 나왔습니다.

 

오늘 나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날의 신문기사

 

 

 

특보!

 

 

 

환각상태로 장풍을 쏘고 농약을 마셔 입원한 초등학교 교사 온몸에 압

 

정이 박힌채 혼수상태에 빠져있는 걸 담당 의사가 발견!

 

이날 의사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온몸엔 흉터가 남을것같

 

다." 라고 하며 몹시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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