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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 왼손 포수 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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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novita] 쪽지 캡슐

1999-11-10 ㅣ No.984

왼손포수 왜 없나 ??

 

야구 선수 중에 왼손잡이 포수(캐처)는 왜 없을까? 오케스트라 연주자 중에 왼손잡이 바이얼리

니스트는 왜 없을까?

 

물론 아주 없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개인적인 취미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프

로페셔널 가운데서 이 분야의 왼손잡이를 찾기는 힘들다. 그만큼 왼손잡이에게 극단적으로 불리

한 분야라는 얘기다.

 

왼손 포수가 드문 것은 타자들 대부분이 오른손잡이인 까닭이다. 오른손 타자는 포수 쪽에서 보

아 왼쪽 타석에 서있으므로, 왼손 포수가 2루나 3루에 마음껏 공을 던지기 어렵다. 도루 견제를

제대로 못하는 포수는 포수라고 할 수가 없다.

 

미국 메이저리그 역사상 왼손잡이 포수는 한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그중 이름이 남아있는 선수

가 1958년 시카고 컵스의 데일 롱, 1980년 시카고 삭스의 마이크 스콰이어스 정도인데, 둘다 딱

2게임씩 뛰고 직업을 바꿨다.

 

오케스트라에서 왼손 현악기 연주자가 드문 이유는 연주장면을 상상해 보면 금방 짐작할 수 있

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격렬하게 활을 움직이는 바이얼린 주자의 모습은 하모니가 아니라 결투

장면을 연상시킬 것이다. 또, 단원 중에 섞여 있는 왼손 주자는 오케스트라 배치의 대칭성을 깨

뜨려 관객의 시각적 즐거움을 빼앗게 될 것이다.

 

이런 한계 때문에 악기점에서 왼손 바이얼린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일반 바이얼린을 왼손잡이

용으로 개조할 수는 있지만, 그럴 경우 원음의 섬세함을 그대로 살리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위

아래 줄만 바꿔 끼우면 되는 게 아니라 지판이나 내부 부품들도 정교하게 재배치해야 하기 때문

이다. 웬만큼 이름이 있는 제품을 왼손잡이용으로 개조할 경우 외국에서는 수천달러의 비용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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