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감정은 감정일 뿐, 일시적인 감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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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훈 [p0o9i8] 쪽지 캡슐

2003-06-11 ㅣ No.4960

 

 

감정은 감정일 뿐,

일시적인 감정에 힘을 낭비하지 마라

 

의외로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감정이나 고통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몰라 고통받고 있다.

때로는 자살만이 문제 해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기도 한다.

하지만 감정을 다스리는 일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감정은 어느 날 불쑥 찾아 왔다가 잠시 머문 뒤,

때가 되면 사라지는 일시적인 존재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이상의 존재다.

왜 그런 일시적인 감정 때문에 죽음을 택해야

하는가?

 

우리의 감정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죽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런 지옥을 경험하게 하는

가 하면, 살아있다는 환희로 환호성을 지르게도

한다.

’감정의 힘’ 역시 마찬가지다.

미풍처럼 부드럽다가도 폭풍우처럼 강력한 힘을

뿜어내기도 한다.

삶의 에너지가 조화를 이루려면, 이런 감정의 안팎

을 잘 조절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정의 한쪽 부분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실패나 상실이 몰고 오는 분노와 좌절, 질투와

절망을 껴안고 그 감정에 푹 빠져 인생을 허비

하거나, 그 감정과 싸우느라 어네지를 낭비하고

결국에는 지쳐버린다.

그것은 좋은방법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혐오스러운 감정, 부정적인 감정은

싸우면 싸울수록 강해진다.

부정적 감정들을 사라지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은 그것들을 바라보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보듬어 안을 때 부정적 감정

은 변화할 수 있다.

 

슬픔이나 분노 등 반갑지 않은 감정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호흡이다.

마음이 혼란스럽고 어지러울 때 ’나는 고요해진다’

라는 말과 함께 내쉬는 숨은 큰 힘을 발휘한다.

집이든 회사든, 앉아있든 걸어가는 중이든 자신의

감정과 기분이 편안해질 때까지 되풀이하면 된다.

이러한 호흡을 익혀두면 격렬한 감정이 솟구칠 때,

유용하게 대처할 수 있다.

이것은 폭풍이 언제 밀어닥칠지 미리 아는 것과도

같다. 격력한 감정은 폭풍과도 같다.

우리의 의식 저 깊은 곳에서부터 서서히 생겨난

분노의 감정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깨어있는 마음 또한 우리의 의식 깊은 곳

에서부터 일어난다.

폭풍같은 감정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깨

어있는 마음의 힘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호흡에 온 마음을 두는 수행을 시작하라.

우리는 호흡을 통해 폭풍같은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

 

붓다의 참선 자세인 결가부좌도 좋고 반가부좌도

좋다. 의자에 앉거나 바닥에 누워도 괜찮다.

안정돤 자세로 감정을 맞이할 준비를 한 다음,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의식을 아랫배, 즉 단전

에 집중한다.

온 마음을 다해 호흡하고 마음의 초점을 머리 아

랫부분으로 이동시킨다.

머리를 맴도는 생각에서 벗어나 진정한 에너지가

있는 배꼽 아래 단전으로 의식을 집중한다.

왜 단전에 의식을 집중해야 하는가?

그것은 당신을 한 그루 나무라고 상상하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당신은 지금 한 그루의 나무이며 당신을 감싸고

있는 강렬한 감정은 폭풍우다.

폭풍우는 나무를 날려버릴 듯 미친 듯이 불고 있다.

폭풍우에 미리 대비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아마 그

바람에 가지가 부러질지도 모른다.

여린 가지와 잎들은 바람에 나부껴 심하게 앞뒤로

흔들린다. 나뭇가지들을 보면 너무 약해 폭풍우를

견딜 수 없을 듯이 보인다.

나무가 바람에 뽑혀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마저

든다. 하지만 나무 둥치와 뿌라를 바라보라.

듬직한 나무 둥치와 땅속 깊이 자리잡은 뿌리는

어떠한 비바람에도 끄덕없다.

당신의 단전에는 당신을 비바람에서 지켜줄 굳건한

둥치가 있다.

모든 의식을 단전에 집중시키고 깨어있는 마음으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 나무둥치에 해당되는 배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머리는 폭풍의 눈에 해당되는 곳이므로 의식을

머리에 두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서 배꼽 아래에 있는 나무둥치

를 껴안고 온 마음을 배의 오르내림에 집중하는

호흡을 하라.

이와같은 수행은 매우 간단하지만 굳건한 나무둥치

에서 안식처를 두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 수행을 통해 당신은 ’감정은 감정일 뿐’ 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감정은 당시의 지극히 작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피자에 뿌려진 한 부분의 치즈 가루와도 같다.

당신의 치즈 가루를 쉽게 털어낼 수 있다.

당신은 감정 이상의 존재다.

감정이란 잠시 머물다가 사라지는 바람같은 것이다.

고통스러울 때 15분이나 20분 정도 이런 수행을 하면

괴로운 감정은 금새 사라진다.

괴로운 감정이 사라지면 마음은 편안해지고 행복해진다.

감정은 마음먹기에 따라 원하는 대로 다룰 수 있다.

이것을 깨달아라.

당신은 한결 행복할 것이다.

 

꾸준히 숨쉬기 명상을 하면 자신은 물론 주변사람들

에게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격렬한 감정에 사로잡혀 방황하는 당신의 아이도

도울 수 있다.

아이의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당신의 힘과

자신감을 물려받을 것이다.

아이에게 마음속 나쁜 공기를 내뱉으라고 가르쳐라.

아이와 함께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단전에 의식을

집중하라. 아이는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금새 알아챈다.

자신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싶어하는 당신의 마음

역시 느낄 것이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충고나 설교 같은건 필요 없다.

15분이나 20분 정도만 지나면 아이는 한결 밝은

표정을 갖게 될 것이다.

이렇게 깨어있는 마음의 힘은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쉽게 전해진다.

아이에게 혼자서 호흡하는 법을 알려주라.

아이는 오늘 당신이 가르친 수행 덕분에 훗날 폭풍

같이 몰아치는 감정에서 자신의 생명을 구하게 될는

지도 모른다.

폭풍을 미리 알고 막기 위해서는 늘 숨쉬기 명상을

해야 한다. 격렬한 감정이 올 때까지 수행을 미루면

안 된다. 평소에 충분히 수행하지 않으면, 막상

필요할 때 호흡을 제대로 못 챙기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매일 15분 정도면 된다.

출퇴근을 하는 차안이든 잠자리에 들기 전이든 상관

없다. 들숨과 날숨을 즐기며 의식을 배에 집중하라.

복식호흡은 매우 깊고 느리며 강력하다.

3주 정도만 계속하면 올바른 수행을 익힐 수 있다.

자연스럽게 이런 깊은 호흡을 할 수 있게 된다면

당신의 일상은 늘 여유로 충만할 것이다.

격렬한 감정이 밀려올 때, 이런 수행은 많은 도움이

된다. 숨쉬기 명상을 할 때마다 괴로운 감정은 점점

약해지기 때문이다. 싸울 필요도 없다.

그저 깨어있는 마음의 힘을 이용해 강자의 위치에

서서 감정이 잠시 당신 안에 머물도록 허락하면 된다.

그렇게 되면 감정은 결국 의식 깊은 곳으로 되돌아갈

것이다. 호흡할 때마다 ’고요히, 편안히’ 를 잊지

마라.

 

감정을 다루는 힘을 가진 사람은 놓아버리는 것에

인색하지 않다. 그는 자신이 어느 상황에 처해 있든

붓다가 자기 안에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사소한

일에 집착하지 않는다.

붓다가 추상적인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붓다는 매우 구체적인 존재다.

당신이 깨어있는 마음으로 웃을 때, 붓다는 당신과

함께 한다.

당신이 깨어있는 마음으로 걸을 때, 붓다는 당신과

함께 한다.

아침에 평화로운 마음으로 차 한잔을 마실 때 붓다는

당신과 함께 한다.

깨어있는 마음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당신이 알기만

한다면 붓다는 언제든지 불러올 수 있는 든든한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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