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선량한 한 신자의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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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홍 [martia04] 쪽지 캡슐

2004-03-13 ㅣ No.1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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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교우의 유서 10일저녁 국회앞에서 분신자살을 시도한 노사모회원으로 알려진 분은 52세로 의정부에서 구두가게를 하고 계시고 유서를 보니 신앙생활도 열심히하고 계신 교우시네요. 완쾌를 기도하며 그 아픔을 이해해 보려고 퍼왔습니다. ******* 가족에게 어머님, 장모님, 불효자를 용서하소서. 사랑하는 내 아빠 언제봐도 든든한 내 아들 김성탄(임마누엘), 크면은 수녀가 꼭 되겠다고 말하는 김별(스텔라), 철모르고 안아주면 좋아하는 김현주(도나타), 욕심많고 샘 많은 막내 김유진(마누엘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내 가족입니다. 요즘 현주와 유진이는 장금이라 불러주면 한없이 좋아서 행복해하는 나의 딸들입니다. 그리고 나를 알고 있는 형제와 자매님들 또 내 형님과 누이 동생들 모두에게 용서를 빕니다. 이것이 제 운명이라고 그렇게 믿고 받아주십시오. 어제 제가 존경하는 신부님께 고해성사를 했습니다. 오늘의 일은 말씀드리지 못했지만 착하게 열심히 살겠습니다. 이렇게 약속드렸습니다. 전 신부님 죄송합니다 약속 지키지 못해 . 그러나 신부님 두렵습니다. 하느님이 준 내 생명을 헛되이 내 마음대로 사용함이 두렵습니다. 하느님이 주신 고귀한 생명을 인위적으로 버린 죄값이 얼마나 클지 그것이 두렵습니다. 지금 이 시간 가장 큰 바램과 소망이 있다면 나로 인해 아무도 그 어떤 누구도 다치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미워한 사람은 없었으며 지금도 미워하는 사람 없습니다. 나로인해 우리 아이들이 겪을 고통을 생각하면 미치도록 아픕니다. 내가 왜 이 일을 해야하는지, 왜 나여야 하는지..... 분명 자극을 통한 나라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인가. 한 사람의 헤프닝으로 인한 자극이 무슨 변화가 있을까? 300명도 안되는 사람들의 기득권 싸움으로 인해 많은 국민이 불안한 시대에 고통을 받고 있다. 300명의 의원들이 4700만 국민에게 희망을 줄 그날을 바라며 나는 이 일을 합니다.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나의 권리다. 국회의원님들 당신들 정말 해도해도 너무합니다. 보다보다 속이 터지고 울화가 치밀어서 이렇게 합니다. 눈사태에 고생하는 농민도 있고 FTA 체결로 인해 의욕을 잃고 희망을 잃은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서민들은 오르는 물가에 더욱더 허리는 굽어지는데 의석수 확보싸움질만 하고 17대 총선 전략적으로 이렇게까지 국민들을 실망시켜도 됩니까? 서로가 힘을 합쳐서 국민을 다독이고 희망과 용기를 주지 못할망정 이렇게 패싸움만 한단 말입니까. 당리 당약이란 그 약이 무슨 약인지는 전 무식해서 잘 모르지만 어떻게 그 약만 먹으면 생각도 각자의 소신도 정신도 이성도 하나로 모아지고 부끄러움도 두려움도 없이 막가파로 변하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당리당약 알약인지 물약인지 모르지만 당신들이 선거 유세때 한 자신들의 말을 되새겨 보십시오. 정직과 성실과 소신의 정치를 한다고 소리소리 고함치더니 당리당약이란 약물에 중독되어 그 당시 유권자들에게 했던 공약이 개소리란 말입니까? 신성한 국회에서 개판치고 편싸움하는 국회의사당이 이제는 더 이상 국민에게는 필요없는 건물과 같습니다. 차라리 국회 의사당이 없다면 아니 당신들이 없다면 더 살기가 좋아질 것 같습니다. 국회의사당이 당신들 패싸움 하는 장소가 되고 사기꾼과 폭력배와 도둑놈들이 아지트로 존재하길 많은 국민들은 원하지 않습니다. 또같은 한 나라 한 국민으로써 그렇게 뻔뻔하고 철면피한 인간이 될 수 있는지 정말 정말 궁금합니다. 당신들이 기업에서 백억을 뺏어오면 그 기업에서는 그 값어치의 직원이 당신들 대신 직장을 잃습니다. 백억이면 년 3천 연봉자 90명이 10년가 일하여 받을 수 있는 임금입니다. 당신들의 이기적인 탐욕과 권력 때문에 90명의 가장들이 10년 간 직장을 잃고 구조조정 당합니다. 당신들을 지지했던 선량한 당신들의 유권자입니다. 이렇게까지 유권자를 무시하면서까지 의석수를 늘리고 확보하려 합니까. 정말 양심도 눈물도 없는 인조인간입니까. 민생법안 상정때는 의원수 20~30명밖에 안보이다가 당에 이익과 자신들의 이익이 있으면 당리당약이란 약을 먹여 생각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그 명약을 알약이든 물약이든 국민과 함께 나누지 않으렵니까? 나도 네 아이의 아버지며 가장입니다. 부모님도 있고 처자식도 있습니다. 아버지 없는 자식들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오늘 이 사건으로하여 다시는 부모님과 처자식을 영원히 못볼지 모릅니다. 죽음을 각오하고 이 무모한 짓을 하는 것은 당신들 정말 너무하고 더는 두고 볼 수 없는 인내의 한계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짜피 이렇게 갈 운명이라면 그것은 제 탓입니다. 정말 앞으로는 국민을 생각하는 사심없는 또 양심있는 국민을 사랑하는 국회의원님이 되어 주십시오. 나같은 사람이야 무식하고 생각도 없고 사랑할 사람이 없어 죽지만 당신들은 사랑할 대상이 많지 않습니까? 국민을 위해서 모든 일을 한다하시니 나라를 사랑하고 국민의 종이 되십시오. 초선 의원들께 한 마디 하고 싶습니다. 16대 총선 때 바꿔 열풍으로 많은 소위 386세대 젊은피라 자청하는 새로운 사람들이 많이 당선되었습니다. 참신하고 신선한 젊고 유능한 정치 신인들이 많이 당선되었습니다. 정말 구시대의 썩은 정치인을 몰아내고 새로운 물, 새로운 바람, 새롭고 깨끗하고 소신있는 정치인 바로 386세대 당신들에게 국민들은 많은 기대를 걸었습니다. 당신들 만큼은 틀린 줄 알았습니다. 정말 놀라운 것은 그 썩은 물에 새롭고 깨끗한 맑은 물이 한 순가에 희석될 줄은 몰랐습니다. 당약이란 양물에 정신도 의지도 도덕도 양심도 가치관도 이념도 철학도 소신까지 썩을 줄은 몰랐습니다. 썩어있던 구 정치인보다 더 많이 더 빨리 부패할 줄 몰랐습니다. 젊은피의 소신은 어디로 갔습니까 자신들의 소신이 먼저 썩고 부패하지 못해 곰팡이를 불러 모으려 설쳐대는 초선의원 당신들에게 나는 절망합니다. 아무리 그 밭이 구렁텅이고 그 물이 썩은 물이라도 새로운 맑은 물이 많고 새로운 흙이 많다면 조금은 달라질 줄 알았습니다. 어떻게 우리가 믿었던 386세대 신선한 젊은피가 오히려 썩은 물을 더 썩게 만드는 촉매 역할을 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16대 초선의원님들, 새로운 정치 깨끗한 정치, 국민을 위한 정치 소신과 철학의 정치하겠다며 공약과 약속은 유권자를 우롱한 개소리가 되었단 말입니까? 믿었던 386세대, 그대들에 대한 기대가 이렇게 무너질 때 절망을 넘어 분노가 일어납니다. 국회의사당은 한나라에 가장 신성한 곳이라 나는 생각한다. 국민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법안들이 거기에서 만들어지고 또 폐기 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국회의사당은 어떤가. 모든 불법과 비리의 산물의 상징이다. 저주받은 곳이다. 그 곳에만 가면 모두가 검고 더럽게 변해간다. 법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죄를 만드는 곳 같다. 나라와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장소라면 소각해 버리는 것이 옳지 않을까. 내 생각이지만 그 검은 곳 희망과 용기를 주는 장소가 아닌 타락과 절망을 만드는 곳이라 태워 버리는 게 좋지 않겠나. 그 래서 나는 오늘 그 곳에 불을 놓을 것이다. 후대에 어느 미친 정신병자가 국회의사당을 태워 버렸다고 기록에 남든 안남든...... 나도 그 곳에서 함께 할 것이다. 오늘이 마지막이 될지라도...... 나는 정치인이 싫다. 여당 야당 나는 모른다. 나라를 살려라! 국민을 살려라! 힘 없는 서민들을 살려달라! 국민은 안정을 원한다. 가난하고 그대들의 힘에 천대받고 우롱당하는 힘없는 사람들도 그대들이 외쳐대는 국민의 한 사람이다. -옮긴 글 입니다.- 사진 출처: 모놀의 이종원 음악: Don't cry for me Argentina '아르헨티나여 울지 말아요(Don't cry for me Argentina)'는 뮤지컬 '에비타(Evita)'에서 나오는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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