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목요일 성체조배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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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화 [bak1816] 쪽지 캡슐

2002-03-29 ㅣ No.2567

세상이 침묵한 이밤.

 

오직 사랑과 고통만이 우리 맘을 주님께

향하도록 고동친다.

죄에 죽고 사랑이 샘솟는 부활의 영광으로

밤을 지샌다.

 

사랑과 고통의 신비는 시간과 역사를 초월하여

오늘 이 밤 우리에게 다가섰다.

 

우러러 뵈오면 뵈올수록 전혀 알길 없는

당신이오나

우리의 믿음과 공덕으로

 

십자가의 길, 부활의 길을 따르라 명하신

주님 앞에 무릎 꿇고,

맘속 깊이 "예"라고 삼가 아뢴다.

 

쪼개어 주시는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모시고,

형제의 발을 씻겨 주는 철저한 종이 되라고

주님은 명하시고 계신다.

 

누구를 위해 우리는 이 밤을 지새고 있는가.

참으로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 안에

 

주님께 드리는 이 밤의 경배는

참된 사제상으로 옮겨지는 부활의

파스카 밤이 되고 있다.

 

주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신다.

사랑을 먹고 마신다.

 

이 사랑은 내 가슴과 온 인류의

가슴에 불을 질러

 

살심장으로 바꿔주는 생명의

불을 지르고 있다.

 

환희와 생명의 날, 사랑의

날이 동터온다.

 

죽음에서 부활로 넘어가는 벅찬

순간이 다가 선다.

 

어둠을 깨치고 부활은 새 생명의

빛을 쏟아 낸다.

 

그리스도는 어제도 오늘도 또 내일도,

그리고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신다.

 

"부활하시는 당신 영광에 우리의

참다운 사제상을

 

새겨주시고 온누리에 이 기쁜

소식을 전파하는

일꾼이 되게 하소서."

 

- 아 멘 -

 

이 밤이 지나면 철저하게

당신의 몸을 내어 주시는 그분

누가 이 고통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인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신 그분

인성으로 함께 하시던 그모습들이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임을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우리들

 

수많은 가르침과 그분의 능력앞에서도

우리는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렇게 처절하게 이세상에서의 마감을...

허지만 다시 부활하리라는 것조차

생각을 못한 백성들과 가까이 했던

아끼고 사랑하던 제자들 조차도...

 

주님, 나의 하느님

지난날 모든 허물과 잘못을

용서하소서.

당신의 가슴에 엄청한 대못을 박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습관이 되어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에

가슴이 메어옵니다.

 

나 한사람쯤 아무렇지도 않겠지

하고 자연스렇게 행동한 잘못들

남의 아픔에 함께 하지 못한것

나의 허물은 보지 못하고

남의 허물만이 바라보는 눈과 마음

 

사랑하기 보다 미워하고

용서하기 보다 용서 받기를 원하는

나의 이기적인 모습들이

유난히도 이 밤에 영상처럼 떠오르고 있습니다.

 

성목요일 최후의 만찬으로

제자들의 발을 닦아 주시고

우리도 당신처럼 살라고 말씀보다

행함으로 보여주신 당신

 

주님, 나의 주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파스카의 신비로

다시 거듭나는 은총을 주소서.

부족한 모습 그대로

당신께서는 소중하지 않은것이 없지요.

저도 작은 모습으로 변화될수 있는

삶의 여정이 되도록 인도하소서.

 

2002. 3. 29 02시 17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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