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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관기7장1절 - 10장 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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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숙 [ehal0808] 쪽지 캡슐

2002-10-23 ㅣ No.227

기드온이 미디안을 쫓아내다

  

  여룹바알이라고도 하는 기드온과 그가 거느리는 온 군대는 일찍 일어나 엔하롯에 진을 쳤다. 미디안은 거기에서 북편으로 모레언덕아래 평지에 진을 치고

있었다. 야훼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셨다. "네가 거느린 군대의 수가 너무 많다. 이대로는 내가 너희의 손에 미디안을 붙이지 않겠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나를 아는 체도 않고 제 힘으로 승전했다고 으스댈 테니 말이다. 그러니 이제 너는 지금이라도 무서워떠는 자는 돌아 가라고 이 군인들에게 일러라." 기드온이 지체 않고 그들을 떠나 가게 하니 이만 이천 명이 돌아 가고 만 명이 남았다.

  야훼께서 다시 기드온에게 이르셨다. "군인이 아직도 많다, 모두 물가로 데리고 내려 가거라. 거기에서 내가 그들을 추리겠다. 너와 함께 나갈 사람이라고 내가 일러 주는 사람만 너와 행동을 같이하게 하여라. 그러나 너와 함께 나갈 사람이  못된다고 일러 주는 사람은 누구든지 너와 행동을 같이 할 수 없다." 기드온이 군인들을 데리고 물가로 내려 가니, 야훼께서 이렇게 일러 주시는 것이었다. "개처럼 혀로 물을 핥는 자들을 한편에 세우고 무릎을 끓고

물을 마구 들이켜는 자들을 다른편에 세워라." 그러자 혀로 핥는 자의 수는 삼백 명밖에 안 되었고 나머지 군인들은 모두 무릎을 꿇고 물을 들이켰다.

  야훼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셨다. "나는 물을 핥아 먹은 삼백명으로 너희를 구원하리라. 나 이제 미디안을 네 손에 붙였다. 나머니 군인들은 모두 제 고장으로 돌려보내라." 기드온은 군인들이 가지고 있던 단지와 뿔나팔을 거두어

들이고는 삼백명만 남겨두고 나머지 이스라엘 군대를 모두 자기집으로 돌려 보냈다. 미디안군은 그 아래 평지에 진을 치고 있었다.

  그 날 밤 야훼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셨다, "일어나 적의 진지로 내려 가거라. 내가 적진을 네 손에 붙였다. 그러나 만일 내려 가기가 무섭거든 먼저 네 부하 부라를 데리고 내려 가거라. 그리고 그들이 지껄이는 것을 들어 보아라, 너는 그 말을 듣고 용기를 얻어 진으로 쳐내려 갈수 있을 것이다." 그가 부하 부라를

데리고 적진으로 접근해 가보니, 미디안 사람과 아말렉 사람과 모든 동방의 백성들이 메뚜기떼처럼 거기 평지를 덮고 있었고 낙타는 바닷가의 모래처럼 수없이 많았다. 기드온이 다다라 보니, 마침 한 병사가 친구에게 꿈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내가 꿈을 꾸었는데 보리떡 한 덩어리가 우리 미디안 진으로 굴러 들어 오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것이 우리 천막에 이르러 그것을 쳐서 뒤엎자 천막은 쓰러지고 말았네." 친구가 대꾸하였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이스라엘 사람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의 칼일세. 하느님께서 미디안과 이 모든 진을 그의 손에 붙이셨군." 이렇게 꿈 이야기와 그 해몽하는 말을 듣고 기드온은 야훼께 경배하고 이스라엘 진으로 돌아 와 일렀다. "일어나라. 야훼께서 미디안 진을 너희 손에 붙이셨다."  기드온은 삼백 명을 세 부대로 나누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뿔나팔하나와 횃불이 든 빈 단지 하나씩을 주고는 이렇게 일렀다. "너희는 날ㄹ 보고 있다가 내가 하는 대로 하여라, 내가 적진에 접근해 가서 하는 대로 따라 하여라. 내가 거느린 부대가 나와 함께 나팔을 불면 너희도 적진을 둘러 싸고 있다가 나팔을 불며 ’야훼만세! 기드온 만세! 하고 외쳐라." 기드온이 자기 부대 일백명을 거느리고 적진에 다다른 것은 한밤 중 보초가 막 교대하고 나서였다. 그들은 나팔을 불며 손에 든 단지를 깨었다. 세 부대가 모두 나팔을 불며 단지를 깨고 왼손에는 횃불을 들고 오른손으로는 나팔을 불며, "야훼 만세! 기드온 만세!" 하고 외쳤다, 그러면서 적진을 둘러 싼채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적군은 온통 갈팡질팡 아우성치며 도망치기 시작하였다. 삼백 명 군대가 나팔을 불어 대고 있는 동안 야훼께서는 적으로 하여금 저희끼리 마구 칼로 찔러 죽이게 하셨다. 그리하여 스레라 쪽으로 도망치던 적군은 벳시타에 이르렀고 더러는 타빳 건너편 아벨므홀라 냇가에 이르렀다. 납달리 지파와 아셀 지파와 온 므나쎄 지파에서 불려 나온 이스라엘 사람들이 미디안을 추격하는데, 기드온은 에브라임 온 산악지대에 전갈을 보냈다. "내려 와 미디안을 막아라. 그들을 앞질러 벳바라에 이르기까지의 요르단강 나루들을 점령하여라." 이 소집령을 받고 에브라임 사람은 모두 몰려 나와 벳바라에 이르기까지의 요르단강 나루들을 점령하였다, 그리고 미디안의 두 추장 오렙과 즈엡을 사로잡았다. 오렙은 오렙 바위에서 죽이고 즈엡은 즈엡 포도주틀에서 죽이고 계속 미디안을 추격하였다. 오렙과 즈엡의 머리는 요르단강을 건너 기드온에게 전해졌다.

 

8  에브라임 사람들이 기드온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미디안과 싸우러 나가면서 우리를 부르지 않았으니 어찌 이럴 수 있소?" 이렇게 기드온에게 엄중한 항의를 하자 그가 대답하였다. "이번에 내가 한 일을 여러분이 한 일과 어찌 비기겠읍니까? 에브라임의 주운 이삭이 아비에젤의 수확 전부보다 낫지 않습니까? 하느님께서 미디안 추장 오렙과 즈엡을 여러분들 손에 붙이시지 않았읍니까? 그러니 내가 한 일이 어찌 여러분이 한 일만큼 클 수 있겠읍니까?" 이 말을 듣고서야 그들은 노기가 풀렸다.

 

기드온이 미디안을 요르단강 동쪽에서 섬멸하다

 

  기드온이 요르단에 이르렀다. 그와 그가 거느린 삼백 명은 지친 몸으로 강을 건너 추격을 계속하였다. 그는 수꼿에 이르러 그 곳 사람들에게 청하였다. "나를 따르는 이 군인들이 지쳤소. 먹을 것을 좀 주시오. 나는 미디안의 두 왕 제바와 살문나를 추격하는 중이오." 수꼿의 추장들이 대답하였다. "당신 군대에게 빵을 주다니, 당신이 지금 제바와 살문나의 손목이라도 잘라 가졌다는 말이오?" 기드온은 좋소. 야훼께서 제바와 살문나를 내 손에 붙이시는 날, 들가시와 찔레로 당신들의 살덩이를 찢어 버리겠소" 하고는 브누엘로 올라 가 그 곳 사람들에게 같은 청을 해 보았지만 브누엘 사람들도 수꼿 사람들과 같은 대답이었다. 그는 브누엘 사람들에게도 자기가 승리하고 돌아 올때 성의 망대를 헐어 버리라고 하였다. 한편 동방 백성의 전군은 전사가 십 이만명을 내고 만 오천명이 겨우 살아 남아 제바와 살문나와 함께 카르콜에 진을 치고는 겨우 안도의 한숨을 돌리는데, 기드온은 노바와 욕브하 동편으로 목동들의 길을 따라 올라 가다가 적진을 들이쳤다. 제바와 살문나는 또 도망을 쳤지만, 기드온은 뒤쫓아 가서 마침내 미디안 두 왕 제바와 살문나를 사로잡고 그 군대를 섬멸 하였다.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은 싸움을 끝내고 헤레스 고개를 넘어 돌아 오다가 수꼿 젊은이 하나를 잡아 수꼿 추장과 장로들의 이름을 대라고 하였다. 그는 그들 칠십칠명의 이름을 적어 주었다. 기드온은 수꼿에 이르러  그 곳 사람들에게 일렀다. "제바와 살문나를 보아라, 너희는 제바와 살문나를 손목 이라도 잘라 가졌느냐고 하면서 우리 기진맥진한 군대에게 먹을 것을 주지 못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나를 우롱하였다." 기드온은 그 성읍의 장로들을 체포한 다음, 들가시와 찔레를 베어다가 수꼿사람들을 찢어버렸다. 또 브누엘의 망대를 헐어 버리고 그 성읍 사람들을 죽였다. 그런 다음 그는 제바와 살문나 에게 물었다. "너희가 다볼에서 죽인  사람들은 어떻게 생겼더냐?" 그들이 대답

하였다. "당신같이 생겼읍니다. 모두가 왕자다운 귀골을 타고 났더군요." 기드온이 말하였다. "그들은 한 어머니에게서 난 내 형제들이다. 너희가 그들을 죽이지 않았더라면, 나 또한 절대로 너희의 목숨을 건드리지 않을것이다." 그는 맏아들 예델에게, 일어나 그들을 죽이라고 명하였다. 그러나 그 소년은 아직 어린이였으므로 끔찍한 생각이 들어 캉을 뽑지 못하였다. 그것을 보고 제바와 살문나가 말하였다. "사내 대장부답게 네가 일어나 우리를 쳐라," 이 말을 듣고 기드온은 일어나 제바와 살문나를 쳐죽이고 그들이 타던 낙타의 목에서 목걸이를 떼어 가버렸다.

 

기드온의 만년

 

  이스라엘 사람들이 기드온에게 청하였다. "당신이 우리를 미디안 사람들의 손에서 구원해내셨으니 당신과 당신의 자자손손이 우리를 다스려 주십시오." 기드온은 "내가 그대들을 다스릴 것도 아니요, 내 자손이 그대들을 다스릴 것도 아닙니다"하며 그들의 청을 거절하였다. "그대들을 다스리실분은 야훼시오." 기드온은 말을 계속하였다. "그대들에게 한가지 청할 것이 있소, 각자 전리품가운데서 고리 하나씩을 내놓으시오." 적군은 이스마엘 사람이었기 때문에 금고리가 있었던 것이다. "드리고 말고요"하면서 사람들은 저마다 전리품 가운데서 고리 하나씩들 기드온이 펴 놓은 겉옷 위에 던졌다. 그의 요청대로 들어 온 고리의 무게는 금 천 칠백 세겔이나 되었다. 그 밖에도 목걸이뿐 아니라 여러 가지 고리가 있었고 미디안 왕들이 입던 붉은 옷과 낙타 목에 두르는 사슬도 있었다. 이 모든것으로 기드온은 에봇하나를 만들어 자기가 사는 성읍 오브라에 두었는데, 온 이스라엘이 그 에봇을 섬기며 음란을 피웠다. 그것이 기드온과 그 집안에 올가미가 되었다.

  이와 같이 하여 미디안은 이스라엘 사람앞에서 기세가 꺾여 다시는 고개를 들지 못하게 되었다. 기드온 생전 사십 년 동안 세상은 평온하였다. 요아스의 아들 여룹바알은 자기 집에 돌아 가 살았다. 기드온은 아내가 많아 친아들이 칠십명이나 되었다. 세겜에 그의 소실이 하나 살고 있었다. 그도 기드온에게 아들을 하나 낳아 주었는데, 그는 그 아이의 이름을 아비멜렉이라고 불렀다.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은 수를 다누리고 죽어 아비에젤의 성 오브라에 있는 그의 아비 요아스의 무덤에 묻혔다. 기드온이 죽은 다음 이스라엘 백성은 다시 바알 들을 따라 음란을피우며 바알브릿을 자기네 신으로 삼았다. 이스라엘 백성은 주위의 모든 원수들의 손에서 저희를 건져 내신 저희 하느님 야훼를 기억하지 않았다. 여룹바알이라고도 하는 기드온의 집안이 그렇게도 많은 은덕을 입혀 주었는데도 이스라엘은 그 은혜를 저버렸던 것이다.

 

아비멜렉

 

9  여룹바알의 아들 아비멜렉이 세겜으로 외삼촌들을 찾아 가서 외삼촌들과 외가댁 온 일가에게 청하였다. "세겜의 모든 어른들에게 여룹바알의 아들 칠십 명의 지배를 받는 것과 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과 어느것이 나으냐고 물어 봐 주십시오. 그리고 내가 그들과 한 골육이라는 것도 잊지 말라고 해 주십시오."

그의 외삼촌들은 이 말을 세겜의 모든 어른들에게 전해 주었다. 그들은 이 말을 듣고 아비멜렉이 자기들과 한 혈육이라는 생각에서 마음이 그에게 기울어 바알브릿 신전에서 은 칠십 세겔을 내다가 그에게 주었다. 아비멜렉은 그 돈으로 할 일 없는 건달패를 사서 졸개로 삼아 거느리고 오브라에 있는 아버지의 집으로 가서 자기 형제들 곧 여룹바알의 아들 칠십명을 한 바위위에서 죽였다. 그러나 여룹바알의 막내 아들 요담만은 어디엔가 숨어 있었으므로 살아 남았다. 세겜의 모든 어른들과 밀로의 온 집안은 세겜에 있는 석상 옆 상수리 나무 아래 모여 아비멜렉을 왕으로 받들었다. 이 소식이 요담에게 전해지자 그는 그리짐산 꼭대기에 가 서서 소리 높여 외쳤다, "세겜의 어른들은 내 말을 들으시오. 그래야 하느님도 여러분의 말을 들어 주실 것이오.

하루는 나무들이 모여 와서 자기들을 다스릴 왕을 세우기로 하고

올리브 나무에게 청을 드려 보았소.

’우리 왕이 되어 주게나!’

그러나 올리브 나무는 사양을 했소.

’내 기름은 모든 신과 사람을 영화롭게 하는 것, 그런데 나 어찌 기름을 내지 않고 자리를 떠나 다른 나무들을 내려다 보며 으스대겠는가?’

그래서 나무들은 무화과나무에게 청을 드려 보았소.

’자네가 와서 우리 왕이 되어 주게나.’

그러자 무화과 나무도 사양을 했소.

’나 어찌 이 훌륭한 과일을 내지 않고, 나 어찌 이 달콤한 맛을 내지 않고 자리를 떠나 다른 나무들을 내려다 보며 으스대겠는가?’

그래서 나무들은 포도나무에게 청을 드려 보았소.

’자네가 와서 우리 왕이 되어 주게나,’

그러나 포도나무도 사양을 했소.

’내 술은 모든 신과 사람을 흥겹게 해 주는것,

그런데 나 어찌 이 술을 내지 않고 자리를 떠나 다른 나무들을 내려다 보며 으스대겠는가?’

그래서 모든 나무는 가시나무에게 청을 드려 보았소,

’자네가 와서 우리 왕이 되어 주게나.’

그러자 가시나무는 그 나무들에게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소!

’너희가 정말로 나를 왕으로 모시려는가?

 정녕 그렇거든 와서 내 그늘 아래 숨어라.

그러지 않았다가는 이 가시덤불이 불을 뿜어 레바논의 송백까지 삼켜 버릴 것이다.’

  그러니 이제 여러분이 아비멜렉을 왕으로 삼는 것을 어찌 떳떳한 일이라 하겠소? 그러고도 어찌 아무 잘못이 없다고 하겠소? 그러고도 여룹바알과 그의 집안에 잘해 드렸다고 하겠소? 그것이 어찌 그의 업적에 보답하는 것이 되겠소? 내 아버지가 죽음을 무릅쓰고 싸워 여러분을 미디안의 손에서 건져냈는데 여러분은 오늘 내 아버지의 집안을 뒤엎으려고 들고 일어나 칠십 명이나 되는 그의 아들들을 한 바위 위에서 죽였소, 그리고 여러분 세겜의 어른들은 계집종의 자식인 아비멜렉을 여러분의 혈육이라고 해서 왕으로 떠받들었소, 만일 여러분은 아비멜렉과 행복스럽게 잘들 지내 보시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아비멜렉에게서 불이 나와 세겜의 어른들과 밀로의 집안을 삼키고 세겜의 어른들과 밀로의 집안에서 불이나와 아비멜렉을 삼키라고 나는 빌겠소."

  이렇게 말을 마치고 나서 요담은 도망하여 브엘에 이르렀다. 그는 형 아비멜렉을 피하여 거기에 머물러 있었다. 아비멜렉이 이스라엘을 다스린 지 삼 년이 지났다, 하느님께서 악령을 보내시니, 아비멜렉과 세겜의 어른들 사이가 나빠져, 세겜의 어른들이 아비멜렉을 배반하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여룹바알의 아들 칠십명이 당한 억울한 죽음을 원수갚는데 자기 형제를 죽여 피흘린 죄를 아비멜렉에게 갚으시고 제 형제를 죽이는 자를 도와즌 세겜의 어른들에게도 그 죄를 갚으시려고 하신 것이다. 아비멜렉을 괴롭히려고 세겜의 어른들은 언덕에 사람들을 매복시켜 놓고  그리로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털게 하였는데 이 일이 아비멜렉에게도 알려졌다.

마침 에벳의 아들 가알이라는 사람이 자기 형제들과 함께 세겜으로 이사왔는데. 그는 세겜 어른들의 신망을 얻었다. 때는 밭에서 포도를 따서 밟아 즙을 짜는 추수철이었다. 사람들이 잔치를 베풀고 신전에 들어 가서 먹고 마시면서 아비멜렉을 욕하는 자리에서 에벳의 아들 가알이 외쳤다. "아비멜렉이 누군데, 그 세겜의 피를 받았다는 자가 누군데, 우리가 그의 종이 되어야 한단 말입 니까?  그 여룹바알의 아들과 그의 심복 즈불이 도리어 세겜의 조상인 하몰 집안 사람들을 섬겨야 할 것 아닙니까? 그런데 어찌하여 우리가 그의 종이 되어야 한단 말입니까? 나에게 이 백성을 거느릴 권한만 준다면, 나는 아비멜렉 에게 싸움을 걸겠읍니다. 그리고 그 녀석을 몰아내 보이겠읍니다." 그 성의 추장 즈볼이 에벳의 아들 가알의 말을 전해 듣고 화가 나서 아루마에 있는 아비멜렉에게 전갈을 보냈다. "보십시오. 에벳의 아들 가알이라는 자가 제 형제들과 함께 세겜에 와서 온 성읍을 충동질하여 역모를 꾸미고 있읍니다. 그러니 어서 휘하 군대를 몸소 이끌고 출동하셔서 어둠을 틈타 들에 매복하셨다 가 아침 일찍 동틀때 행동을 개시하여 성을 기습하시는 것이 좋겠읍니다. 가알 이 무리들을 이끌고 대적하러 나오거든 닥치는 대로 해치우십시오." 그 말대로 아비멜렉은 어둠을 틈타 휘하 군대를 총 출동시켜 세겜 맞은편에 이르러 군대를 네패로 나누어 매복시켰다. 에벳의 아들 가알이 성문 어귀에 나와 섰는데, 아비멜렉이 거느린 군대가 매복해있던 곳에서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가알이 그들을 보고 즈불에게 물었다. "저기 산꼭대기에서 웬 사람들이 내려오고 있소?

즈불이 말하였다. "아비멜렉이 누군데 우리가 그의 종이 되어야 하느냐면서 으스대더니, 그 용기가 어디로 갔소? 저 사람들이 바로 당신이 우습게 보던 사람들이오. 어서 나가서 싸워 보시오." 가알은 세겜의 어른들을 거느리고 앞장 서 나가 아비멜렉과 맞붙어 싸우다가 아비멜렉에게 쫓겨 도망치게 되었다. 가알의 부하 군인들의 시체는 성문 앞까지 너저분하게 뒹굴었다. 그 후 아비멜렉은 아루마로 돌아 가고 즈불은 가알과 그의 형제들을 쫓아 내어 세겜에 발도 붙이지 못하게 하였다. 다음날 세겜 백성들이 들로 나갔다는 소식이 아비멜렉에게 전해졌다. 그는 군대를 거느리고 나가 세 패로 나누어 들에 매복하고 있다가 백성들이 성읍을 떠나는 것을 보고 들이닥쳐 쳐죽였다. 아비멜렉은 한 패를 이끌고 쳐들어 가 성문 어귀를 지키고 나머지 두 패를 시켜 들에 있는 사람들을 엎쳐 쳐죽이게 하였다. 아비멜렉은 그 날 종일 그 성을 공격하여 점령하였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백성들을 죽이고 온 성읍을 헐고 소금을 뿌렸다. 이 소식을 듣고 세겜 성루에 들어 가 있던 어른들은 엘브릿 신당 밀실로 피신하였다. 아비멜렉은 세겜 성루에 있던 어른들이 모두 거기에 모여 있다는 말을 듣고는 휘하 군대를 모두 이끌고 살몬산으로 올라 가며 손에 든 쌍날 도끼로 나무를 찍어 어깨에 메고 뒤따르는 군인들에게 일렀다. "내가 이러고 있는데, 어째서 보고만 있느냐? 어서 내가 하는 대로 하여라." 군인들은 저마다 나무를 찍어 가지고 아비멜렉을 따라 나무를 쌓아 놓고 그 밀실에 불을 질렀다. 그리하여 세겜 성루에 있던 사람이 다 죽었는데 남녀 천 명 가량이 죽었다.

 그 후에 아비멜렉은 데베스로 진군하여 포위, 공격해서 그 성을 함락시켰다. 그런데 그 성읍 한가운데는 견고한 성루가 있었는데 그 성의 어른들뿐 아니라 남녀 주민이 모두 그 안으로 도망쳐 들어 가 문을 걸어 닫고 성루 옥상으로 올라 갔다. 아비멜렉은 그 성루로 공격해 가서 성루 문 가까이에 불을 지르려고 하였다. 그때 한 여인이 아비멜렉의 머리에 맷돌짝은 내리전져 그의 두개골을 부수었다. 아비멜렉은 즉시 무기당번을 불러 일렀다. "내 칼을 뽑아 나를 죽여라. 여자한테 죽었다는 말을 들을 수는 없다." 그리하여 아비멜렉은 무기당번에게 찔려 죽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아비멜렉이 죽은 것을 보고 각기 제 고장으로 돌아 갔다.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자기 형제 칠십 명을 죽여 아버지에게 못할 짓을 한 죄를 아비멜렉에게 갚으셨고 세겜 사람들도 죄를 받아 죽게 하셨다. 여룹바알의 다른 아들 요담이 퍼부은 저주가 그대로 이루어졌던 것이다.

 

판관 돌라와 야이르

 

10 아비멜렉 다음에는 이싸갈 출신인 돌라라는 사람이 이스라엘을 구하러 일어났다. 그는 도도의 손자이자 부아의 아들이었는데 에브라임 산악지대에 있는 사밀이라는 곳에 살고 있었다. 그는 이십 삼 년 동안 이스라엘의 판관으로 있었다가 죽어 사밀에 묻혔다.

 그 다음에 길르앗 출신 야이르가 일어나 이십 이 년 동안 이스라엘을 다스렸다. 그에게는 나귀를 타고 다니는 아들 삼십 명이 있었고 그들이 차지한 천막촌이 삼십 개 있었다. 아직도 야이르의 천막촌이라 불리는 곳이 길르앗에 있다. 야이르는 죽어 카몬에 묻혔다.

 

판관 입다

 

 이스라엘 백성이 다시 야훼의 눈에 거슬리는 일을 하였다. 그들은 바알과 아스다롯, 아람의 신들과 시돈의 신들, 모압의 신들, 암몬 백성의 신들, 불레셋 사람의 신들을 섬겼다. 그렇게 그들은 야훼를 저버리고 그를 섬기지 않았다. 이스라엘이 저지르는 이런 짓들이 노여우시어 야훼께서는 그들을 불레셋 사람과 암몬 백성의 손에 넘기셨다. 그리하여 그들은 요르단강 건너편 길르앗 지방 아모리 땅에 사는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을 십 팔 년 동안 억압하며 짓밟았다. 암몬 백성은 또 요르단강을 건너 유다와 베냐민과 에브라임 족속을 쳤다. 이스라엘의 고생은 막심하였다. 그리 되자 이스라엘 백성은 야훼께 부르짖었다. "우리가 주께 죄를 지었습니다. 우리 하느님 야훼를 저버리고 바알신들을 섬겼습니다." 야훼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말씀하셨다. "에집트인들과 아모리 사람과 암몬 백성과 불레셋 사람과 시돈 사람과 아말렉족과 미디안족이 너희를 못살게 굴 때에 너희는 나에게 부르짖었다. 그래서 나는 너희를 그들의 손아귀에서 건져 내 주었다. 그랬는데도 너희는 나를 저버리고 다른 신들을 섬겼다. 어떻게 내가 이제 너희를 다시 건져 내 주랴? 너희가 선택한 신들에게나 가서 부르짖어 보아라. 너희가 어려운 일을 당할 때 그 신들이 너희를 살려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그러자 이스라엘 백성이 야훼께 아뢰었다. "우리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좋으실 대로 하십시오. 다만 이번만은 우리를 살려 주셔야 하겠읍니다." 그리고는 남의 나라 신들을 없애 버리고 야훼를 섬기자, 야훼께서는 이스라엘이 겪는 고통을 보고만 계실 수 없게 되었다.

 마침 암몬군이 길르앗에 몰려 와 진을 쳤다. 이와 대치하여 이스라엘군은 미스바에 모여 와 진을 쳤다. 그 때 길르앗 백성의 추장들은 누구든지 나가서 암몬군과 싸우면, 그 사람을 길르앗 전 주민의 통치자로 삼자고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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