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동성당 게시판

연중 제27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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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2-10-07 ㅣ No.994

연중 제27주일(가해. 2002. 10. 6)

                                               제1독서 : 이사 5, 1 ∼ 7

                                               제2독서 : 필립 4, 6 ∼ 9

                                               복   음 : 마태 21, 33 ∼ 43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어쩐 욕심쟁이가 기도를 하였습니다.  "주님, 당신의 거룩하신 이름을 영원토록 찬미하나이다.  만약 전지전능하신 당신께서 저에게 10만 달러를 주신다면, 저는 주님의 뜻을 좇아 그 중 1만 달러를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주겠습니다.  정말입니다.  그러니 주님, 어서 ……!"  하지만 기도도 무색하게 주님은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그 욕심쟁이는 이윽고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습니다.  "만약 주님께서 저를 못 믿으시겠다면, 그 액수에서 1만 달러를 미리 삭제하시고 그 잔액이라도 주십시오."

  우리도 이 욕심쟁이와 같은 기도를 가끔 하는 것 같습니다.  무슨 일에 있어서 그 일이 잘되게 해 달라고 매달리면서 말입니다.

  어느 글에서인가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하느님이 무엇이냐?'  '하느님은 양심이지.'  '양심은 무엇이지?'  '양심은 상식이야.'  '상식이 무어지?'  '상식은 빵이 열 개 있고 사람이 열 명 있으면 빵 하나씩 나누어 먹는 것이야'  '상식은 양심이고 양심이 하느님이라는 말이다.'"

 

  오늘 복음을 읽어보면 당연히 소작인들은 당연히 지주에게 도조를 받쳐야 하는 상식이 없어진 것을 봅니다.  당연히 사용한 사람은 사용료를 내어야 하고 도조를 바치기로 약속하였으면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그런데 소작인들은 자신들이 당연히 해야할 것을 하지 않고 그것을 빼앗으려 합니다.  도조를 받으러온 종들을 소작인들은 붙잡아 하나는 때려 주고 하나는 죽이고  하나는 돌로 쳐죽였습니다.  그리고 지주가 보낸 더 많은 종들에게 똑같은 짓을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주인은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아들을 보냈으나 소작인들은 포도원을 차지할 욕심으로 그 아들을 잡아 포도원 밖으로 끌어내어 죽였습니다.  욕심을 부려도 너무 부렸습니다.  도조를 조금만 내겠다는 것도 아니고 아예 그 포도원을 차지하려는 양심도 없는 소작인들의 모습을 복음은 소개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내가 포도밭을 위하여 무슨 일을 더 해야 한단말인가?  내가 해 주지 않은 것이 무엇이 있는가?  포도가 송이송이 맺을까 했는데 어찌하여 들포도가 열렸는가?"  이것은 하느님의 기대를 저버린 채 제 멋대로 생활하던 백성들의 무책임한 행동과 부조리한 삶을 지적하는 하느님의 심정을 토로한 내용입니다.  하느님의 포도밭인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정성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 열매를 내지 못하고 먹지도 못하는 들포도가 열린 내용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하느님의 사랑과 정성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타락한 결과를 보여 줍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포도밭에 대한 비유를 통해 우리 인간 구원을 향한 하느님의 애틋한 심정과 더불어 당신 사랑의 내적 의미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포도를 가꾸는 농부의 마음처럼 정성을 다 하였지만 좋은 포도가 아닌 들포도가 열리고, 포도 농장을 잘 가꾸어 좋은 열매를 얻어야 하고, 도조를 바쳐야 하는데도 소작인들은 그 포도농장을 차지하기 위해 주인을 배반, 배신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모습이 지금의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합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이 삶의 자리가 포도밭이라고 한다면, 이미 우리는 하느님의 놀라운 사랑과 은총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망각한 채 세상 것들과 인간적인 것들에 온통 마음을 빼앗긴 채 제멋대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  우리에게 스스로에게 "우리는 포도밭에 대해 감사하고 있는지?  우리의 포도밭을 어떻게 가꾸고 있는지?  주님께 도조를 잘 바치고 있는지?" 질문을 던져 보아야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답은 어떻습니까?

 

  오늘 사도 바오로는 우리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아무 걱정도 하지 마십시오.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여러분은 무엇이든지 참된 것과 고상한 것과 옳은 것과 순결한 것과 사랑스러운 것과 영예로운 것과 덕스럽고 칭찬할 만한 것들을 마음 속에 품으십시오."  하느님을 믿고 살아가는 우리는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언제나 충실하게 살아가며, 하느님께 받은 사랑을 이웃에게 실천함으로써 하느님께 사랑을 돌려드리는 삶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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