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울성당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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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용 [apostle] 쪽지 캡슐

2000-04-11 ㅣ No.919

밤새 휘청이며 걸었습니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곳은 모두

 

깊은 어둠뿐이었습니다.

 

 

I.M.F 한파보다 더 쓰라린,

 

큰비보다 더 가슴 막막한

 

내 영혼의 어둔 밤길을 하염없이 걸었습니다.

 

 

하늘이여 땅이여

 

지친 몸 왜 이리 무거운지요.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위에 힘없이 주저앉았습니다.

 

 

시린 눈 뜨고

 

어둠 속을 꿰뚫어 봅니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마다에

 

숨어 있는 맑고 따뜻한 빛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밤은 절망도 허무도 아닌

 

새벽으로 가는 아름다운 길임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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