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이어쓰기

창세기 31장43절~39장 23절

인쇄

윤혜숙 [ehal0808] 쪽지 캡슐

2002-04-08 ㅣ No.160

야곱과 라반이 계약을 맺다

 

  라반이 야곱에게 말하였다. "이 여자들은 내 딸이요, 이 아이들은 내 손자요, 이 양떼도 다 내 것이다. 네 눈앞에 있는 것 어느 하나 내것 아닌 것이 있느냐? 그러나 내 딸들과 그 애들이 낳은 아이들을 이제 내가 어떻게 하겠느냐? 그러니 이리와서 너와 나 사이에 계약을 맺자. 돌무더기를 쌓아 너와 나 사이에 증거로 삼자."

  야곱은 돌 하나를 세워 그것을 석상으로 삼았다. 그리고 자기 집안 사람들 에게 돌을 많이 모아 오라고 하였다. 그들은 돌을 가져다가 돌무더기를 만들고 그 돌무더기 옆에서 잔치를 차려 먹었다. 그 돌무더기를 라반은 여가르사하두다라 불렀으나 야곱은 갈르멧이라고 불렀다. 라반은 "오늘 이 돌무더기가 너와 나 사이의 증거가 될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그래서 그 이름을 갈므엣이라 부르게 되었다, 그것을 또 미스바라고도 불렀는데, 그것은 그가 이런 말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서로 헤어져 있는 동안 야훼께서 우리를 감시하실 것이다. 네가 내 딸들을 구박하거나 내 딸들을 두고 다른 여자에게 장가를 들면 누가 우리를 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하느님께서 너와 나 사이의 증인이 되신다." 그리고 라반은 야곱에게 다짐하였다. "이 돌무더기를 보아라, 너와 나 사이에 세워진 이 석상을 보아라. 내가 이 돌무더기를 지나 너를 치러 가지 못하고, 네가 이 돌무더기와 석상을 지나 나를 치러 오지 못한다는 것을 이 돌무더기가 증거하고 석상이 증거한다. 아브라함의 하느님과 나홀의 하느님께서 우리 사이를 판가름해 주시기를 바란다." 야곱은 아버지 이사악을 돌보시던 우려운 신을 두고 서약하였다, 그리고 그 산에서 재물을 드리고 일가친척을 잔치에 초청하였다. 그들은 산에서 그 잔치 음식을 먹고 밤을 거기에서 묵었다.

 

 

  이튿날 아침 라반은 일찌기 일어나 손자들과 딸들에게 입을 맞추고 복을 빌어 준 다음 길을 떠나 제 고장으로 돌아 갔다. 야곱도 길을 떠났다. 그는 도중에 하느님의 사역꾼들과 마주쳤다. 야곱은 그들을 보고 "이곳이 하느님의 진지구나" 하면서 그곳을 마하나임이라 하였다.

 

야곱이 에사오를 만날 준비를 하다

 

  야곱은 에돔 벌 세일 지방에 있는 형 에사오에게 머슴들을 앞서 보내면서 형 에사오에게 다음과 같이 전하라고 시켰다. "이 못난 아우 야곱이 문안드립니다. 그간 라반에게 몸붙어 살다가 보니 이렇게 늦었읍니다. 지금 저는 황소와 나귀와 양떼가 생겼고 남종과 여종까지 거느리게 되었읍니다. 이렇게 형님께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아무쪼록 너그럽게 보아 주십시오." 머슴들이 다녀와서 야곱에게 고하였다. "주인님의 형님 에사오께 다녀 왔습니다. 에사오는 지금 사백 명 부하를 거느리고 주인님을 만나러 오십니다."

  야곱은 덜컥 겁이 나고 걱정이 되어 일행과 양떼와 소떼와 낙타떼를 두 패로 나누었다. 에사오가 한 패에 달려들어 쳐 죽이면 나머지 한 패라도 피하게 해야겠다는 속셈이었다. 그리고 나서 야곱은 기도를 드렸다. "할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느님, 아버지 이사악의 하느님! 저에게 고향 친척에게로 돌아 가면 앞길을 열어 주마고 약속하신 야훼여! 당신께서 이 종에게 베푸신 한결같으신 사랑을 저는 받을 자격이 없읍니다, 이 강을 건널때 제가 가진 것이라곤 지팡이 하나밖에 없었읍니다. 그런데 이제 저는 이렇게 두 무리를 이루었읍니다. 저를 형 에사오의 손에서 건져 주십시오. 에사오가 와서 어미들과 자식들까지 우리 모두를 죽여 버리지나 않을까 두렵습니다. 당신께서는 ’네 앞길을 정녕 열어 주고 네 자손이 바닷가 모래처럼 셀 수 없이 불어나게 해주마’ 하시지 않으셨읍니까?" 그 날 밤 그는 거기에서 묵으며 자기 소유 가운데서 형 에사오에게 선물로 보낼 것을 골라 내었다. 암염소 이백 마리, 수염소 이십 마리, 암양 이백 마리, 수양 이십 마리, 젖을 빨리는 낙타 삼십마리와 딸린 새끼들, 암소 사십마리, 황소 십마리, 암나귀 이십 마리,수나귀 십 마리, 야곱은 이것들을 따로 한 떼씩 떼어 종들의 손에 맡기며, 앞서 가되 떼와 떼 사이에 거리를 두라고 일렀다. 야곱은 앞장설 종에게 이렇게 지시하였다. "네 형 에사오가 너를 만나 ’너는 누구의 종이냐? 어디로 가는 중이냐? 네가 몰고 가는 이것들은 누구의 것이냐?’ 하고 묻거든 이렇게 대답하여라. ’이것들은 당신의 종 야곱의 것입니다.  형님 에사오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야곱은 뒤에 오십니다." 야곱은 둘째, 세째, 그리고 나머지 떼를 몰고가는 자들에게도 에사오를 만나면 꼭 같은 말을 하도록 일렀다. 선물을 먼저 보내어 에사오의 마음이 풀어진 다음에 만나면 행여 자기를 반겨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 야곱은 선물을 먼저 보냈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날 밤을 천막에서 묵었다.

 

야곱이 이스라엘이 되다

 

  바로 그 날 밤, 그는 일어나 두 아내와 두 여종과 열 한 아들을 데리고 야뽁 나루를 건넜다. 그들을 데리고 개울을 건넌 다음 자기에게 딸린 모든 것도 건네 보냈다. 그리고 야곱은 혼자 뒤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어떤 분이 나타나 동이트기까지 그와 씨름을 했다. 그분은 야곱을 이겨 낼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고 야곱의 엉덩이뼈를 쳤다. 야곱은 그와 씨름을 하다가 환도뼈를 다치게 되었다. 그분은 동이 밝아 오니 이제 그만 놓으라고 했지만 야곱은 자기에게 복을 빌어 주지 않으면 놓아 드릴 수 없다고 떼를 썼다. 일이 이쯤 되자 그분은 야곱에게 물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제 이름은 야곱입니다." "너는 하느님과 겨루어 냈고 사람과도 겨루어 이긴 사람이다. 그러니 다시는 너를 야곱이라 하지 말고 이스라엘이라 하여라."

  이 말을 듣고 야곱이 말했다. "당신의 이름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십시오." 그분은 "내 이름은 무엇 때문에 물어 보느냐?" 하고는, 야곱에게 복을 빌어 주었다. 야곱은 "내가 여기서 하느님을 대면하고도 목숨을 건졌구나"하면서 그 곳 이름을 브니엘이라 불렀다. 그가 다친 다리를 절뚝거리며 브니엘을 떠날 때 해가 떠올랐다. 이스라엘 사람이 오늘날까지 환도뼈 힘줄을 먹지 앟는 것은 야곱이 환도뼈를 얻어 맞아 그 힘줄이 상했기 때문이다.

 

야곱이 에사오를 다시 만나다

 

  야곱이 고개를 들어 보니 마침 에사오가 사백 명 부하를 거느리고 오는 것이었다. 그는 레아와 라헬과 두 여종에게 자녀들을 나누어 맡긴 다음, 두 여종과 그들에게서 난 자녀를 앞에 세우고 레아와 그에기서 난 자녀를 다음에, 그리고 라핼과 요셉을 맨 뒤에서 따라 오게 하였다. 그리고 야곱은 앞장서서 걸어 가다가 일곱 번 땅에 엎드려 절하면서 형에게로 나갔다. 에사오는 마주 뛰어 와서 야곱의 목을 끌어 안고 입을 맞추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여자들과 아이들을 쳐다보며 물었다. "이들은 너와 어찌 되는 사람드이냐?" 야곱이 "이것들은 하느님께서 과분하게도 이 못난 당신의 종에게 주신 자식들입니다" 하고 대답하는데 두 여종과 그들에게서 난 자식들이 앞으로 나와서 엎드려 절했다. 또 레아와 그의 자식들도 앞으로 나와서 절하고 요셉과 라헬까지 나와서 엎드려 절했다.

  에사오가 물었다. "내가 오다가 만난 가축떼들은 웬 것들이냐?" 그가 대답하였다. "형님께서 저를 너그럽게 보아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드리는 것입니다." 에사오는 "야곱아! 내 살림도 넉넉하다. 네 것은 네가 가져라" 하고 굳이 사양했지만, 야곱은 야곱대로 받아 달라고 사정하였다. "그런 말씀 마십시오,저를 아우로 여기시거든 제 선물을 받아 주십시오. 형님이 저를 이렇듯이 사랑으로 맞아 주시니 형님 얼굴울 쳐다 보는것이 마치 하느님을 뵙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 저를 잘 돌보아 주셔서 제 살림은 이렇게 넉넉하답니다. 그러니 제가 드리는 선물을 받아 주셔야 하겠읍니다." 이윽고 에사오는 마지못해 받으며 말하였다. "이러고 있을 것이 아니다. 어서 가자. 내가 앞장 서마." 그러나 야곱은 "형님도 보시다시피 저에게는 약한 어린것들이 있읍니다" 하며 말하였다. "그뿐입니까? 새끼 딸린 양, 새끼딸린 소들도 있읍니다. 이것들은 모두 제 손만 쳐다보고 있읍니다. 하루만 몰아쳐도 다 죽습니다. 그러니 형님께서는 먼저 떠나 가십시오. 저는 이 가축 떼와 아장거리는 어린것들을 앞세우고 천천히 형님이 계시는 세일로 뒤따라 가겠읍니다." 에사오가 "그러면 내 부하 몇을 남겨 두고 갈까?"하고 말했으나 야곱은 기어이 사양했다. "고맙기 그지 없지만 그렇게까지 하실것은 없읍니다." 그 날 에사오는 길을 떠나 세일로 돌아갔고 야곱은 수꼿으로가 그곳에 집을 짓고 가축 떼가 쉴 우리도 여러 개 세웠다. 그래서 그 곳 이름을 수꼿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야곱이 세겜에 땅을 사다

 

  야곱은 바딴아람을 떠나 마침내 가나안  땅 세겜 마을에 무사히 이르러 그앞에 천막을 쳤다. 야곱은 자기가 천막 친 땅을 세겜의 아버지 하몰의 아들들에게서 은 백 냥을 주고 샀다. 그리고 거기에 제단을 쌓고 그 제단을 "이스라엘의 하느님 엘"이라 불렀다.

 

디나가 욕을 보다

 

  레아가 야곱에게 낳아 준 딸 디나가 그 고장 여자들을 보러 나갔다. 마침 그 지방 군주인 히위 사람 하몰의 아들 세겜이 디나를 보고 붙들어다가 겁탈하였다. 세겜은 야곱의 딸 디나에게 애타게 사정을 호소하였다. 그리고 세겜은 아버지 하몰에게 디나와 결혼하게 해 달라고 졸랐다.딸 디나가 욕을 보았다는 소문이 야곱에게 전해졌을 때, 그의 아들들은 들에 나가서 가축을 돌보고 있었다. 야곱은 그들이 돌아 올때까지 이 일을 입밖에 내지 않았다.

  세겜의 아버지 하몰이 야곱에게 청혼하러 왔다. 마침 야곱의 아들들은 들에서 돌아 와 그  이야기를 드고 머리 끝까지 화가 치밀어 있었다. 세겜이 야곱의 딸을 겁탈하다니, 뻔뻔스럽게 이스라엘을 욕보이다니! 화가 안 날수 없었다. 그런 형편인데, 하몰이 그들에게 청혼을 하는 것이었다. "제 아들녀석이 댁의 따님에게 아주 반해 버렸읍니다. 그러니 댁의 따님을 저의 집에 며느리로 보내 주십시오. 우리와 서로 통혼합시다. 당신네 딸을 우리에게 주시고 우리 딸을 당신들이 데려 가십시오. 우리와 어울려 지내면서, 이 지방 어디에서나 마음대로 사십시오, 자리를 잡으시고 자유로 돌아 다니며 땅을 차지하셔도 좋습니다."

  세겜도 디나의 아버지와 오빠들에게 청을 드렸다. "너그러이 보아 주십시오, 무엇이든지 말씀만 하십시오. 다 드리겠읍니다. 신부 몸 값과 선물은 얼마든지 있읍니다. 댁의 따님을 아내로 맞게 해 주시기만 한다면 무엇이든지 말씀하시는 대로 드리겠읍니다."

  야곱의 아들들은 자기들의 누이 디나가 욕본 것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었지만, 시치미를 떼고 세겜과 그의 아버지 하몰에게 대답하였다. "안됩니다. 할례받지 않은 사람에게 우리 누이를 줄 수는 없읍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러면서 야곱의 아들들은 그들에게 이렇게 제안하였다. "한 가지 길은 있읍니다, 당신네 남자가 모두 우리처럼 할례를 받겠읍니까? 그래야만 우리는 당신들의 청혼을 들어 줄 수 있읍니다. 그리고 나서야 우리 딸을 당신들이 맞아 가고 당신들의 딸을 우리가 맞아 오며 어울려 살 수 있단 말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한 겨레가 될 것입니다, 당신들이 이 조건을 받아 들일 수가 없어 할례를 받지 않는다면 우리는 누이를 데리고 여기를 떠나겠읍니다." 하몰과 하몰의 아들 세겜은 야곱의 아들들이 내놓은 조건이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 젊은이는 서둘러 할례를 받았다. 그만큼 그는 야곱의 딸을 좋아 했든 것이다. 그런데 그는 온 가문 가운데서도 가장 세도있는 사람이었다.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은 성문에 나가 자기들이 다스리는 주민들에게 이렇게 공포하였다. "이분들은 아무하고나 잘 어울리는 분들이다, 이 고장에서 우리와 함께 살며 마음대로 왕래할 것이다. 이 땅은 어느쪽을 보아도 넓어서 그들도 함께 살 수 있다. 그들의 딸을 우리의 아내로 맞아오고 그들도 우리의 딸을 아내로 맞아 가게 하자.그러나 이 분들이 우리와 함께 살며 우리와 한 겨레가 되는 데는 한 가지 조건이 있다. 그것은 그들이 할례를 받은 것 처럼 우리 모든 남자도 할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은 그들의 양떼와 재산과 모든 가축이 우리 ㄳ이 되지 않겠느냐? 그러니 그들이 내놓은 조건을 수락하고 그들을 우리와 함께 살게 하자." 성문께로 나온 모든 주민이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의 말을 받아 들였다,그래서 성문께로 나왔던 남자는 모두 할례를 받았다. 그 다음 다음날 그들이 아직 아파서 신음하고 있을 때,야곱의 아들 중 디나의 친오빠인 시므온과 레위가 칼을 빼들고 당당하게 성 안으로 들어가 남자라는 남자는 모조리 죽여 버렸다.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도 칼로 쳐 죽이고 세겜의 집에서 디나를 데려 내왔다. 야곱의 다른 아들들은 죽은 사람들에게 달려들어 시체를 털고 그 온성을  털었다. 이렇게 하여 자기들의 누이가 욕본 것을 보복하였다. 그들은 양떼, 소떼, 나귀떼뿐 아니라 그 성 안에나 들에 있는 것을 모조리 빼앗아 가졌다. 모든 재산을 빼앗고 자식과 아낙네들을 사로잡고 집이라는 집은 다 털었다. 그러자 야곱은 시므온과 레위를 불러 나무랐다. "너희 때문에 나는 이 지방에 사는 가나안 사람과 브리즈인들에게 상종할 수 없는 추한 인간이 되고 말았다. 우리는 수가 얼마 되지 않는데 그들이 함세하여 나를 치면 나와 내 가족은 몰살당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들은 "그 자가 우리 누이를 창녀 다루듯이 했는데도 가만히 있어야 한단 말입니까?" 하고 대답하였다.

 

야곱이 베델로 돌아가다

 

  하느님께서 야곱에게 말씀하셨다. "이러고 있지 말고 베델에 올라 가 거기에 자리를 잡아라. 네가 형 에사오를 피해 갈 때 너에게 나타났던 이 하느님에게 제단을 쌓아 바쳐라."

  야곱은 곧 그의 온 가족과 그가 거느리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말하였다. "너희에게 있는 남의 나라 신들을 내버려라. 깨끗이 몸을 씻고 옷을 갈아 입어라. 이제 우리는 여기를 떠나 베델로 올라 간다. 거기에서 나는 내가 어려움을 당할때 나의 호소를 들어 주시고 내가 가는 곳 어디에서나 보살펴 주신 하느님께 제단을 쌓아 바치고자 한다." 그들은 자기들에게 있는 남의 나라 신들과 귀에 걸고 있던 귀걸이를 모두 야곱에게 내어 놓았다. 야곱은 세겜 근처 느티나무 밑에 그것들을 모두 묻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 길로 떠났다. 그러나 신비한 두려움이 주위에 있는 도시들을 휘어 잡아서 아무도 야곱의 자손들을 추격하지 못했다. 야곱은 자기에게 딸린 사람들을 데리고 가나안 땅 루즈에 이르렀다. 이 루즈가 곧 베델이다. 야곱은 거기에 제단을 쌓고 그 곳 이름을 엘베델이라 하였다. 야곱이 형을 피해 갈 때 하느님께서 그 곳에서 그에게 나타나셨던 것이다. 베델 아래쪽 상수리나무 밑에는 리브가의 유모 드보라가 묻혀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곳을 알론바긋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야곱이 바딴아람에서 돌아 오는데 하느님께서 다시 그에게 나타나셔서 복을 주시고 말씀하셨다. "내 이름이 야곱이었지. 그러나 이제부터는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다." 그리하여 그의 이름을 이스라엘이라 부르게 되었다. 하느님께서 이어 말슴하셨다. "나는 전능한 하느님이다. 너는 많이 낳아 번성하거라, 너에게서 한 민족이, 아니 여러 민족이 모인 집단이 나리라, 네 후손 가운데서 왕들이 태어나리라. 아브라함과 이사악에게 주었던 이 땅을 내가 너에게 준다. 또한 너의 뒤를 이을 후손에게 준다." 하느님께서 이렇게 야곱에게 말씀하시고 그를 떠나 올라 가셨다.

  야곱은 하느님께서 자기와 말씀을 나누시던 그 곳에다 석상을 세웠다. 그는 그 돌기둥 위에 술을 붓고 또 기름을 부었다. 야곱은 하느님께서 자기와 말씀을 나누시던 그 곳을 베델이라 이름하였다.

 

라헬이 베냐민을 낳고 세상을 떠나다

 

  그들이 베델을 떠나 가는 도중, 에브랏까지는 아직 얼마 더 가야 하는 데서 라헬이 몸을 풀게 되었다. 난산이었다. 아기를 낳지 못해 고생하는데 산파가 "걱정하지 마셔요. 이번에도 아들입니다" 하고 위로를 하는 것이었다. 마침내 라헬은 죽게 되어 숨을 거두면서 아기 이름을 멘오니라고 불렀다. 그러나 아기 아버지는 베냐민이라 불렀다. 라헬은 에브랏으로 가는 길가에 묻혔다. 에브랏은 곧 베들레헴이다. 야곱은 라헬의 무덤 위에 비석을 세웠다. 그것이 이날까지 라헬의 묘비로 알려져 있다.

 

르우벤의 추행

 

  이스라엘은 다시 길을 떠나 막달에델 건너편에 이르러 천막을 쳤다. 이스라엘이 그 땅에 살고 있을 때였다. 르우벤이 아버지의 소실 빌하를 범하였는데 그 이야기가 이스라엘의 귀에도 들어 갔다.

 

야곱의 열 두 아들

 

  야곱에게는 아들 열 둘이 있었다. 야곱이 레아에게서 얻은 아들은 맏아들 르우벤, 그 아래로 시므온, 레위, 유다, 이싸갈, 즈불룬이었다. 요셉과 베냐민은 라헬에게서 얻은 아들이다. 단과 납달리는 라헬의 몸종 빌하에게서 얻은 아들이요, 가드와 아셀은 레아의 몸종 질바에게서 얻은 아들이다. 이들은 야곱이 바딴아람에 있을 때에 얻은 아들들이다.

 

이사악이 세상을 떠나다

 

  야곱은 마침내 아버지를 찾아 키럇 아르바라고도 불리는 마므레에 이르렀다. 그 곳은 아브라함과 이사악이 몸붙여 살던 헤브론이다. 이사악은 백 팔십 세나 살았다. 이사악이 이렇게 명이 다하여 숨을 거두고 죽어 세상을 떠나 선조들 곁으로 가자, 아들 에사오와 야곱이 그를 안장하였다.

 

에돔의 조상 에사오의 계보

 

  에돔이라고도 불리는 에사오의 계보는 아래와 같다. 에사오는 아내감을 가나안의 딸들 가운데서 골라 헷족 멜론의 딸 아다와, 호리족 시브온의 손녀이며 아나의 딸인 오홀리바마와, 이스마엘의 딸이며 느바욧의 누이인 바스맛을 맞아 들였다. 아다는 에사오에게 엘리바즈를, 바스맛은 르우엘을, 오홀리바마는 여우스와 아울람과 코라를 낳아 주었다. 이들은 에사오가 가나안 땅에 있을때 얻은 아들들이다.

  그 후 에사오는 아내와 아들 딸과 자기 집에 딸린 모든 식구들을 거느리고, 가나안 땅에서 얻은 모든 가축과 모든 재물을 포함한 그의 재산을 싣고 아우 야곱을 떠나 세일 땅으로 갔다. 그들이 모은 재산이 너무 불어나 함께 살기 어렵게 되었던 것이다. 즉, 그들의 가축이 너무  많아져서 그들이 머물러 사는 땅에서 나는 것으로는 둘이 다 살아 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에사오는 세일 산악지대에 자리를 잠았는데 이 에사오를 에돔이라고도 한다.

  세일 산악지대에 사는 에돔의 조상 에사오의 계보는 이러하다. 이것이 그 아들들의 이름이다. 에사오가 아내 아다에게서 얻은 아들은 엘리바즈이고 아내 바스맛에게서 얻은 아들은 르우엘이다. 엘리바즈는 아들 데만. 오말. 스보, 가아담, 크나즈를 두었다. 에사오의 아들 엘리바즈에겐 딤나라는 소실이 있었는데 그는 엘리바즈에게 아말렉을 낳아 주었다. 이들이 에사오가 아내 아다에게서 얻은 후손들이다. 르우엘은 아들 나핫, 제라,삼마, 미짜를 두었다. 이들이 에사오가 딸인 오홀리바마가 에사오에게 낳아 준 아들은 여우스, 야물람, 코라이다.

  에사오 후손의 추장들은 아래와 같다. 에사오의 맏아들 엘리바즈 후손의 추장으로서는 추장 데만, 추장 오말, 추장 스보, 추장 크나즈, 추장 코라, 추장 가아담, 추장 아말렉이 있었다. 이들이 에돔 땅에 퍼진 엘리바즈파의 추장들인데 그들은 아다의 피를 받은 후손들이다. 에사오의 아들 르우엘 후손의 추장으로서는 추장 나핫, 추장 제라, 추장 삼마, 추장 미짜가 있었다. 이들이 에돔땅에 퍼진 르우엘파 추장들인데, 그들은 에사오의 아내 바스맛의 피를 받은 후손들이다. 에사오의 아내 오홀리바마 후손의 추장으로서는 추장 여우스, 추장 야물람, 추장 코라가 있었다. 이들이 아나의 딸로서 에사오의 아내가 된 오홀리바마의 피를 받은 추장들이다. 에사오의 자손과 그들의 추장들은 위와 같다. 이것이 에돔이다.

  세일은 호리족에 속한 사람인데 그 지방에 자리잡고 있던 그의 아들들은 로탄, 시브온, 아나, 디손, 에제르, 디산이다. 이들이 에돔 땅에 사는 세일의 아들로서 호리족의 추장을 지낸 사람들이다. 로탄은 아들 호리와 헤맘을 두었다. 그런데 바로 이 로탄의 누이가 딤나이다. 소발은 아들 알완, 마나핫, 에발, 스보, 오낭을 두었다. 시브온에겐 아들 아야와 아나가 있었는데 아나는 아버지의 나귀를 치다가 들판에서 온천을 발견한 바로 그 사람이다. 아나는 아들 디손과 딸 오홀리바마를 두었다. 디손은 아들 헴단, 에스반, 이드란, 그란을 두었다. 에제르에게는 아들 빌한, 자완, 아칸이 있었다. 디산에게는 아들 우스와 아란이 있었다. 호리족의 추장을 지낸 사람으로서는 추장 에제르, 추장 디산이 있었다. 이들이 세일 땅에 살던 호리족의 부족별 추장들이다.

  이스라엘 백성을 다스릴 왕이 아직 일어나기 전에 에돔에는 이미 그 땅을 다스리는 왕들이 있었는데 그 이름은 아래와 같다. 브올의 아들 벨라가 에돔에서 왕노릇을 하였는데 그의 수도 이름은 딘하바였다. 벨라가 죽자 보스라 출신 제라의 아들 요밥이 뒤를 이어 왕이 되었다. 요밥이 죽자 데만 출신 후삼이 뒤를 이어 왕이 되었다. 후삼이 죽자 브닷의 아들 하닷이 뒤를 이어 왕이 되었다. 하닷은 미디안을 모압 벌에서 무찌른 왕인데 그의 수도는 아윗이었다. 하닷이 죽자 마스레카 출신 사물라가 뒤를 이어 왕이 되었다. 사믈라가 죽자 유프라테스강 가 르호봇 출신 사울이 뒤를 이어 왕이 되었다. 사울이 죽자 악볼의 아들 바알하난이 뒤를 이어 왕이 되었다. 악볼의 아들 바알하난이 죽자 하닷이 뒤를 이어 왕이 되었다. 그의 수도 이름은 바우였고 아내 이름은 므헤타브엘이었는데 에자합의 손녀이자 마드렛의 딸이었다,.

  에사오에게서 퍼져 나간 추장들의 씨족별, 지역별 명단은 아래와 같다. 추장 딤나, 추장 알와, 추장 여뎃, 추장 오홀리바마, 추장 엘라, 추장 바논, 추장 크나즈, 추장 데만. 추장 밉살, 추장 막디엘, 추장 아람, 이들이 에사오를 조상으로 하는 에돔사람들의 추장 들인데 그들은 각기 상속받은 땅에서 따로따로 자리를 잡고 살았다.

 

요셉이 에집트로 팔려가다

 

  한편 야곱은 자기 선친이 유랑민으로서 머문 적이 있던 땅 가나안에 자리를 잡았다. 야곱의 아들들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요셉은 열 일곱 살이 되어 형들과 함께 양을 치게 되었다. 그는 아버지의 두 소실 빌하와 질바의 아들들을 거들어 주고 있다가 아버지에게 그들을 좋지 않게 일러 바쳤다. 이스라엘은 요셉을 늘그막에 얻은 아들이라고 해서 어느 아들보다도 더 사랑하였다. 그래서 장신구를 단 옷을 지어 입히곤 하였다. 이렇게 아버지가 유별나게 그만을 더 사랑하는 것을 형들은 미워서 정다운 말 한마디 건넬 생각이 없었다.

  한번은 요셉이 꿈을 꾸고 그 꿈 이야기를 형들에게 했는데 그 때문에 형들은 그를 더 미워하게 되었다. "내가 꾼 꿈 이야기를 들어 봐요" 하며 그는 이야기를 꺼냈다. "글쎄, 밭에서 우리가 곡식단을 묶고 있는데 내가 묶은 단이 우뚝 일어서고 형들이 묶은 단이 둘러 서서 내가 묶은 단에게 절을 하지 않겠어요?"    "네가 정말 우리에게 왕 노릇할 셈이냐? 네가 정말 우리에게 주인 노릇할 셈이냐?" 형들은 그 꿈 이야기를 듣자 그를 더욱 미워하게 되었다. 그 후 그는 또 다른 꿈을 꾸고는 형들에게 그 이야기를 또 했다. "글쎄, 내가 꿈을 또 꾸었는데 해와 달과 별 열하나가 내게 절을 하더군요." 그는 아버지와 형들에게 이 이야기를 했다가 아버지에게 구지람을 들었다. "네가 꾼 꿈이 대체 무엇이냐? 그래, 나와 네 어머니와 네 형제들이 너에게 나아가 땅에 엎드려 절을 할 것이란 말이냐?" 형들은 그를 질투했지만. 아버지는 그일을 마음에 두었다.

  그의 형들이 아버지의 양떼에게  풀을 뜯기러 세겜으로 갔을 때, 이스라엘이 요셉에게 일렀다. "애야, 네 형들이 세겜에게 양을 치고 있지 않느냐? 네가 갔다 와야 하겠다." 그가 대답하였다. "네, 가지요." "네 형들도 잘 있고 양들도 잘 있는지 알고 싶으니 가서 보고 오너라." 그는 이렇게 이르고 헤브론 골짜기에서 그를 떠나 보냈다. 요셉은 세겜에 이르러 헤브론 골짜기에서 그를 떠나 보냈다. 요셉은 세겜에 이르러 들판을 헤매다가 한 사람을 만났다. 그가 "누굴 찾느냐?" 고 요셉에게 물었다. "저의 형들을 찾고 있읍니다." 요셉은 그에게 형들이 어디서 풀을 뜯기고 있는 지 알거든 알려 달라고 했다. 그가 대답하였다. "벌써 여기를 떠났다. 도다인으로 가자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 이 말을 듣고 요셉은 도다인으로 찾아 가 거기에서 형들을 만나게 되었다.형들은 멀리서 알아 보고 그가 다다르기전에 죽이려고 음모를 꾸몄다. "야, 꿈장이가 오는구나. 저 녀석을 죽여 아무 구덩이에나 쳐 넣고는 들짐승이 잡아 먹었다고 하자. 그리고 그 꿈이 어떻게 되어가는가 보자." 그러나 르우벤은 그 말을 듣고 있다가  그들의 손에서 그를 건져 낼 속셈으로 목숨만은 해치지 말자고 하였다. "피만은 흘리지 말아라. 그 녀석을 이 빈들에 있는 구덩이에 처넣고 손만은 대지 말아라" 르우벤은 그들의 손에서 요셉을 살려 내어 아버지께로 되돌려 보낼생각이었다. 이윽고 요셉이 다다르자 그들은 요셉에게서 옷을 벗겼다. 그것은 장신구를 단 옷이었다. 그리고는 그를 잡아 구덩이에 처넣었는데 그 구덩이는 물 없는 빈 구덩이었다.

  그들이 앉아 음식을 먹는데, 마침 길르맛으로부터 낙타를 몰고 오는 이스마엘 상인들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향고무와 유향과 몰약을 낙타에 싣고 에집트로 가는 길이었다. 유다가 형제들에게 말하였다. "그래도 우리 동기인데 그를 죽이고 그 피를 덮어 버린다고 해서 무슨 이득이 있겠니? 그러니 그 애를 이스마엘 사람들에게 팔아 버리고 우리는 손을 대지 말자. 아무래도 우리 동기요, 우리 혈육이 아니냐?" 형제들은 그의 말을 듣기로 했다. 그러는 동안 미디안 상인들이 지나가다가 요셉을 구덩이에서 끌어 내었다. 그들은 그를 이스마엘 사람들에게 은 이십냥에 팔아 넘겼다. 이스마엘 사람들은 요셉을 에집트로 데리고 갔다.

  르우벤은 구덩이로 돌아 와 요셉이 그 안에 없는 것을 보고 옷을 찢으며 형제들에게로 돌아 가 "그 애가 없어졌다. 난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느냐!" 하고 부르짖었다. 그러자 그들은 염소 한 마리를 죽이고 요셉의 옷을 가져다 그 피를 묻혔다. 그리고 그 장신구로 꾸민 옷을 아버지께 보내며 말을 전하였다. "이것을 우리가 주웠읍니다. 이것이 아버님 아들의 옷인지 아닌지 잘 보십시오." 그는 그것을 곧 알아보고 외쳤다. "내 아들의 옷이다. 들짐승이 잡아 먹었구나. 요셉이 짐승들의 밥이 되다니!" 야곱은 옷을 찢고, 베옷을 몸에 걸친 채 아들을 생각하며 날이 가도 달이 가도 울기만 했다. 그의 아들 딸들이 모두 일어나 위로했지만 그는 위로를 받지 않고 다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아니다,나는 지하로 내 아들한테 울면서 내려 가겠다." 이렇게 아버지는 요셉을 생각하여 울었다,

  한편 미디안 사람들은 에집트로 가서 파라오의 신하인 경호대장 에집트 사람 보디발에게 그를 팔아 넘겼다.

 

유다와 다말의 이야기

 

  그 무렵에 유다는 형제들로부터 떨어져 나와 히라라 불리는 아둘람 사람에게 붙어 살았다. 거기서 유다는 가나안 사람 수아의 딸을 만나 아내로 삼아 한 자리에 들었다. 그 여자는 임신하여 아들을 낳고 이름을 에르라 지어 주었다. 그는 다시 임신하여 아들을 낳고 이름을 오난이라 지어 주었고 다시 아들을 낳고 이름을 셀라라 지어 주었다. 그가 셀라를 낳은 것은 그집이라는 곳에서였다. 유다는 맏아들 에르에게 아내를 얻어 주었는데 그의 이름은 다말이었다. 유다는 맏아들 에르는 야훼의 눈밖에 나서 죽었다. 유다는 오난에게 이르기를 형수에게 장가들어 시동생으로서 할 일을 하여 형의 후손을 남기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 씨가 자기 것이 되지 않을 줄 알고 오난은 형수와 한자리에 들었을 때 정액을 바닥에 흘려 후손을 남겨 주지 않으려 하였다. 그가 한 이런 짓은 야훼의 눈에 거슬리는 일이었으므로 야훼께서 그도 죽이셨다. 그러자 유다는 며느리 다말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내 아들 셀라가 어른이 될 때까지 친정에 돌아 가 홀몸으로 기다려 다오." 그마저 형들처럼 죽을까봐 걱정스러웠던 것이다. 그리하여 다말은 친정에 돌아 가 살게 되었다.

  그 후 많은 세월이 흘러 유다의 아내, 수아의 딸이 죽었다. 유다는 상을 벗은 다음 친구 아둘람 사람 히라와 함께 양털을 깍으러 딤나로 올라 갔다. 한편 다말은 시아버지가 양털을 깍으러 딤나로 올라 온다는 말을 전해 듣고는 과부의 옷차림을 벗어 버리고 너울을 써서 몸을 가리우고 딤나로 가는 길가 에나임성 문에 나가 앉았다. 셀라가 이미 어른이 되었는데도 자기를 아내로 데려 가 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유다는 그 여자가 얼굴을 가린 것을 보고 창녀려니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는 길가에 있는 여인에게로 발길을 돌리며 수작을 건넸다. "너한테 들러 가고 싶구나. 어서 가자." 그 여인이 바로 자기의 며느리라는 것을 알았을 리가 만무하다. 다말은 화대로 무엇을 주겠느냐고 물었다. "내 양떼 가운데서 새끼 염소 한 마리를 보내마." 하고 그가 대답하였다. "그걸 보내 주실때까지 담보물을 맡겨 주셔요"하고 그 여자가 말했다. 그가 물었다. "무슨 담보물을 주어야 하나?" 그 여자가 대답하였다. "당신의 그 줄 달린 인장과 잡고 있는 지팡이면 됩니다." 그래서     그것을 주고 한 자리에 들었는데 마침 그의 아이를 갖게 되었다. 그는 돌아 가 너울을 벗고 과부 옷차림으로 바꾸었다.

  유다는 자기 친구 아둘람 사람을 시켜 새끼 염소 한 마리를 주고 그 여인에게서 담보물을 찾아 오게 하였으나 그 여인은 이미 거기에 없었다. 그는 그 곳 사람들에게 에나임 길가에 있는 신전 창녀가 어디로 갔느냐고 물어 보았으나, 거기에는 신전 창녀라고는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돌아 와 "그 여자를 찾지 못했네. 뿐만 아니라 그곳에는 신전 창녀라고는 하나도 없다고 그 곳 사람들이 말하덧군" 하고 보고했다. 그에게 유다가 말했다. "그것을 가질 테면 가지라지. 우리가 공연히 웃음거리가 될 것은 없지 않나? 글쎄보게. 새끼염소를 보냈는데도 자넨 그 여자를 찾을 수가 없었으니..."

  석달쯤 지나 유다는 며느리 다말이 창녀짓을 하여 아이까지 가졌다는 말을 전해 듣게 되었다. 유다는 그를 끌어 내어 화형에 처하라고 명령하였다. 그리하여 다말은 끌려 나오게 되자 시아버지에게 전갈을 보냈다. "이 물건들은 누구의 것입니까? 나는 그의 아이를 배었읍니다. 이 줄 달린 인장과 지팡이가 누구의 것인지 보아 주십시오." 유다는 그 물건들을 알아 보고 "그 애가 나보다 낫구나! 내가 내 아들 셀라에게 그애를 아내로 맞게 하지 않았으니..." 하고 다시는 그를 가까이 하지 않았다. 몸을 풀 때가 다 되어 그의 태에 쌍동이가 들어 있는 것이 나타났다. 그런데 몸을 막 풀려고 하는데 한 아니가 손 하나를 내밀었다. "이 아이가 먼저 나온 놈이다." 산파는 그 손을 잡아 진홍실을 매 두었다. 그러나 그 아이는 손을 안으로 다시 끌어 들였다. 그러는 사이에 그 아우가 나오자 "이 밀치고 나온 놈!" 하고 산파가 말하였다. 그래서 그의 이름을 베래스라고 지었다. 뒤따라 손에 진홍실을 맨 형이 나오자 그의 이름을 제라라고 지었다.

 

요셉이 유혹을 물리치다

 

  요셉은 에집트로 끌려 내려 갔다. 그를 끌고 내려온 이스마엘 사람에게서 파라오의 한 신하인 경호대장 에집트사람 보디발이 그를 샀다. 그러나 요셉은 야훼께서 돌보아 주셨으므로 앞길이 열려 에집트 사람 주인집의 한 식구처럼 되었다. 주인은 야훼께서 그를 돌보아 주시는 것을 알았다. 그의 손이 닿는 것은 무엇이든지 야훼께서 잘 되게 해 주셨던 것이다. 그는 요셉이 눈에 들어 심복으로 삼고 집안 일의 관리인으로 세워 그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온갖 일과 모든 소유를 그에게 맡기자 야훼께서는 요셉을 보아 그 에집트 사람의 집에 복을 내리셨다. 야훼의 축복은 집과 밭뿐 아니라 그에게 있는 모든것 위에 내렸다. 이렇듯이 그는 자기에게 있는 모든 것을 요셉의 손에 내맡겼다. 그리고 그가 있는 한 자신이 먹는 음식을 빼놓고는 아무 것에도 마음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요셉은 아주 깨끗하고 잘 생긴 사나이여서 얼마쯤 시간이 흐르자 주인의 아내가 눈짓을 하며 자기 침실로 가자고 꾀는 것이었다. 그는 주인의 아내에게 그럴 수 없다고 사정했다. "보시다시피 주인께서는 제가 있는 한, 집안 일을 통 마음을 쓰시지 않습니다. 당신께 있는 것을 모두 제 손에 맡겨 주셨읍니다. 이 집안에선 제가 그분보다 실권이 더 있읍니다. 마님만은 당신의 아내이기 때문에 범접할 수 없지만 그밖의 일은 못할 것이 없읍니다. 그런데 이렇게 엄청난 짓을 제가 어떻게 저지를 수 있겠읍니까? 이것은 하느님께 죄가 됩니다." 그러나 그는 날이면 날마다 요셉에게 수작을 걸어 왔다. 요셉은 말을 듣지 않고 그와 함께 침실에 들지도 않았다.

  하루는 그가 일을 보러 집 안으로 들어갔는데 마침 집 안에 사람이라곤 아무도 없었다. 그는 요셉의 옷을 붙잡고 침실로 같이 가자고 꾀었다. 그러나 요셉은 옷을 그의 손에 잡힌 채 뿌리치고 밖으로 뛰쳐 나갔다. 요셉이 옷을 자기 손에 내버려 둔 채 밖으로 뛰쳐나가는 것을 보고 그는 집안 사람들을 부르며 고함을 쳤다. "이것 좀 봐라. 주인께서 우리를 웃음거리로 만들려고 저 히브리 녀석을 데려왔구나. 그 놈이 나에게 달려들어 강간하려고 했어. 그래서 나는 고함을 질렀지! 그랬더니 그 놈은 내가 고함지르는 소리를 듣고 옷을 버려 둔 채 뛰쳐 나갔다." 그리고는 그 옷을 곁에 챙겨 놓고 주인을 기다리다가 그가 집에 돌아 오자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었다. "당신이 데려 온 그 히브리 종 녀석 말이어요. 글쎄 그 놈이 내 방에 들어 와 나를 농락하려 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내가 고함을 질렀더니 이렇게 옷을 버려 둔 채 밖으로 뛰쳐 나갔답니다." 그리고는 "당신의 종녀석이 나에게 이따위 짓을 했단 말이어요"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듣고 주인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래서 요셉의 주인은 그를 잡아 감옥에 넣었다. 그곳은 왕의 죄수들을 가두어 두는 곳이었다. 그러나 그가 감옥에 있을 때에도 야훼께서는 요셉을 돌보시었다. 그에게 한결같은 사랑을 쏟으시고 은총을 베푸시어 간수장의 눈에 들게 해 주셨다. 그리하여 간수장은 감옥에 있는 모든 죄수들을 요셉의 손에 맡겨 무슨 일이고 마음대로 하게 하였다. 간수장은 요셉에게 모든일을 맡겨 놓고는 일절 간섭을 하지 않았다. 야훼께서 그를 돌보시어 그가 하기만 하면 무엇이든지 잘 되게 해 주셨던 것이다.



27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