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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기 34장 1절- 41장 1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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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숙 [sjs88] 쪽지 캡슐

2003-02-10 ㅣ No.305

34 엘리후가 말을 계속하였다.

    여러분, 현자들이여, 내 말을 들으시오.

    유식하신 어른들이여, 나에게 귀를 기우리시오.

    입천장이 맛을가릴 줄 알듯이

    귀란 것은 말을 알아 들을 줄 아는 법,

    무엇이 바른 판단인지 결판을 냅시다.

    우리 함께 시비를 가려 봅시다.

    욥이 하는 소리를 들으셨지요?

    "나는 옳게 살았는데

    하느님께서 나에게 죄를 주신다.

    나는 바로 살았는데

    이 아픔이 웬일인가?

    나 아무 죄도 없는데

    죽을 병이 들다니."

    세상에 욥 같은 인간이 어디 있겠읍니까?

    물 마시듯이 예사로 욕설을 퍼붓는 사람이

    그 말고 또 있겠읍니까?

    악덕배들하고나 어울려 다니고

    불의한 자들과 함께 돌아 다니면서

    겨우 한다는 소리가,

    "하느님과 잘 지내 봐야

    별 신통한 수가 없다."

    그러니 생각이 깊은 어르신네들, 제 말을 들어 보시오.

    하느님은 결코 불의를 행하지 아니하싮니다.

    전능하신 분께서는 결코 악한 일을 하지 아니하십니다.

    누구에게나 행한 대로 갚으시고

    살아 온 대로 대하십니다.

    하느님께서 불의를 행하신다니요.

    전능하신 분께서 의를 꺾으시다니요.

    누군가가 그의 손에 땅의 전권을 맡겼다는 말입니까?

    누군가가 그에게 온 지구를 넘겼다는 말입니까?

    그가 콧김을 마시고

    입김을 들이쉬시면

    만물은 일시에 숨이 멎고

    사람은 티끌로 돌아 가고 말 것입니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지각이 있거든

    당신은 이 말을 들으시오.

    내 말소리에 귀를 기울이시오.

    누리의 지배자가 공평을 싫어하고

    정의로운 용자가 불의를 좋아한다니, 그 무슨 말이오?

    임금에게 "너는 인간 폐물이다"

    양반에게 "너는 악당이다"하고 선포해 버리실 수 있고

    고간들이라고 해서 특혜를 베푸러 주시거나

    귀족이라고 해서 영세민보다 우대하시는 일은 없는 분,

    모두를 손수 지으신 그분에게 말이오.

    모든 것이 삽시간에 죽어 갈 것들,

    한밤중에 숨질 것들이 아니오?

    하느님께서 건드리시기만 하여도

    귀족이라는 자들은 달아나고

    장사들도 감쭉같이 사라질 것이오.

    그의 눈이 사람의 발길을 노려 보시고

    샇람의 걸음을 낱낱이 살피시는데

    어떤 흑암, 어떤 어둠이

    나쁜짓하는 자들을 숨겨 주겠소?

    하느님께서는 재판정에 출두할 시간을

    사람에게 특별히 일러 주지도 않으시는 분,

    사실을 물어 볼 것도 없이

    힘센 자들을 꺾으시고

    그 자리에  딴사람을 앉히시는 분이오.

    이미 그들의행실을 샅샅이 살피셨기에

    한밤중에 뒤엎어 박살내시는 것이오.

    만민이 보는 데서

    부의한 자들을 때려 눕히시는 분,

    그들이 하느님을 따르기는커녀 오히려 거역하며

    그가 지사하시는 길은 아랑곳하지도 않으니

    어찌 그렇게 되지 않겠소?

    이렇게 하여 가난한 자의 아우성 소리가 그에게 다다르고

    천더기들의 울부짖음이 그의 귀를 울리는 것,

    그가 입을 열지 않으신다고 누가 시비를 하며

    그가 얼굴을 내놓지 않으신다고 누가 비난하겠소?

    그가 민족과 개인을 감시하면서도

    불경스런 자를 백성의 통치자로 세우셨다면

    그것은 사람들의 마음이  비뚤어졌기 때무니 아니겠소?

    그런 사람치고 누가 하느님께 자백하여 이렇게 말하겠소?

    "실수를 했다면, 다시는 그러지 않겠읍니다."

    하느님의 판결을 당신이 불복한다고 하여

    그가 당신 생각을 따라 보응하실 줄 아시오?

    이 일을 당신이 알아서 할 일, 내가 어찌 하겠소?

    그러니 당신의 소견을 어디 말해 보시오.

    생각이 깊은 어른들은 이렇게 말하였소.

    내 말을 듣고 있는 지혜있는 어른들은 이렇게 말하였소.

    "욥의 말은 모두 무식한 소리,

    그의 말은 모두 터무니없는 소리,

    욥은 철저하게 조사를 받아야 한다.

    허풍선이에게서나 들을 대답밖에 못하는 사람,

    잘못을 저지르고도 거역하기까지 하며

    우리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하느님께 마구 입을 놀리는 사람이다."

 

36 엘리후가 말을 계속하였다.

    침착하시오. 내가 깨우쳐 주는 말을 좀 들어 보시오.

    하느님 편을 들어 말 좀 더 해야겠소.

    불원천리하고 찾아 다니며 배운 지식을 미루어 보아

    나는 아무래도 나를 지으신 이가 옳다고 해야겠소.

    내가 하는 말은 결코 빈말이 아니오.

    당신 옆에 서 있는이 사람도 알 만큼 알아 본 사람이오.

    못하실 일 없으신 하느님께서는

    흠없는 사람을 물리치지 아니하시며

    불의한 사람을 살려 두지 아니하시고

    억눌린 사람의 권리를 반드시 세워 주신다오.

    바르게사는 사람을 외면하지 아니하시고

    그들을 언제나 왕들과 같은 자리에 앉혀

    영광을 누리게 하신다오.

    사슬에 묶이든가 고랑을 차든가하여

    고생길에라도 들어 서면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한 일을 일깨워 주시어

    제 잘난 멋으로 거역했던 잘못을 깨닫게 하신다오.

    귀를 열어 주시어 타이르는 소리를 듣게 하시고

    그릇된 길에서 발길을 돌리라고 속삭여 주신다오.

    이 속삭임을 귀담아 듣고 바로살고자 해만 쓰면

    그들의 나날은 행복으로 뿌듯하고

    즐거움이 해마다 철철 넘칠 것이오.

    만일 그 속삭임에 귀를 막는다면

    날벼락을 맞아 죽거나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것이오.

    하느님 무서운 줄 모르는 사람은 고랑을 차고도

    하느님께 부르짖기는커녕 화만 내며

    색에 빠진 자처럼 근력이 지레 말라,

    다 살지도 못하고 죽어 가지요.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고생을 시켜 가며 사람을 건지신다오.

    고난 속에서 사람의 귀가 열리게 해주신다오.

    당신이 곤경에 빠질세라 하느님께서는 손짓하여 건져 내시고

    앞길을 환하게 열어 주시며

    상다리 부러지게 진수성찬을 차려 주셨소.

    그런데, 당신은 불의한 무리를 재판하지 않았으니,

    어찌법으로다스리는 지판을 벗어나겠소?

    이제 바짝 정신을 차리시오.

    돈에 눈이 흐려져서는 안 되오.

    뇌무를 듬뿍 바친다고해서 마음이 흔들려도 안 되오.

    돈을 물쓰듯하여 죄를 벗을 수도 없고

    죽을 히믈 다한다고 해서 되는 일도 아니오.

    밤을 그리여 해가 지기를 기다리지 마시오.

    밤이란 사람들이 귀신도 모르게 사리지는 때라오.

    부디 나쁜 일에 마음을 쏟지 마시오.

    당신이 지금 겪는 시련은 바로 그 때문이 아니오?

    여보시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아무도 따를 수 없소.

    어떤 스승이 그 곁에라라도 설 수 있겠소?

    그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사람이 어디 있으며

    "당신 한 일은 잘못되었소"하고 따질 사람이 어디 있겠소?

    모두들 그를 찬양하는데

    당신도 명심하여 그의업적을 칭송하시오.

    그것을 보지 못한 사람은 없소.

    아무리 멀리서도 사람이면 볼 수 있지요.

    하느님게서 정말 얼마나 위대하신지, 그 누가 알며

    그의햇수가 얼마인지 그 누가 헤아릴 수가 있겠소?

    물을 끄어 올리시어 안개로 만드시고

    안게에서 다시 비를 방울방울 걸러 내시며

    구름으로 싸 두셨다가 터뜨리시어

    땅에 소나기를 쏟으신다오.

    이렇듯이 사람들을 보살피시고

    푸짐하게 배불려 주신다오.

    그리고 구름을 펼치시면서

    당신 처소에서 소리를 지르시면

    그것이 무슨 소리인지 누가 깨닫겠소?

    안개를 펴시어 당신을 감싸시고

    산마루들을 포근히 덮으시는 분,

    두 손에 빛을 움켜 잡으셨다가

    과녁을향하여 번쩍 내쏘실 때,

    천둥은 하느님께서 진노하싱내시는 고함소리,

    죄악이 역겨우시어 터뜨리시는 분노가 아니겠소?

37 그 생각만 하면 이 염통이 떨다 못해

    퉁겨나기라도 할 것 같소.

    오, 귀 기울여 들어 보시오.

    천지를 뒤흔드는 저 음성을,

    그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저 우렁찬 소리를.

    온 하늘 아래를 환하게

    땅 구석구석까지 비추는 번개에 잇달아

    터뜨리시는 처 우렁찬 소리.

    그소리 위엄차게 울려 오지 않소?

    번개를 번쩍 내려 비끼시며

    우르릉 외치는 저 소리 들리지 않소?

    하느님께서는 뇌성벽력으로 신비한  일을 알려 주시지만

    그 하시는 큰일을 우리는 감히 알 수가 없소.

    하느님께서, "눈아, 땅에 내려라.

    장마비야, 억수로 쏟아져라" 명령을 내리시고

    사람 손을 모조리 묶으시고

    당신께서 하시는 일을 알아 보게 하실 때,

    들짐승들은 숨을 곳을 찾아

    저희들의 굴 속에 들어 가 숨는다오.

    남방 밀실에서 태풍이 밀려 오고

    북풍은 추위를 몰고 오는데

    하느님의 입김에 서릿발이 서고

    넓은 바다마저 얼어 붙는다오.

    검은 구름에서 우박이 쏟아질 때

    그구름에선 번개불이 번쩍이며

    그의 명령을 따라 빙글빙글 돌다가

    사람 사는 땅 위 어디에서든지

    그의 명령을  이루고야 만다오.

    하느님께서는 당신 눈에 거슬리는 일이 보이면

    번개를 채찍 삼아 휘두르시기도 하시고

     

    당신의 은총을 베푸시는 데 쓰기도 하신다오.

    잠깐 멈추고 생각해 보시오,

    하느님께서 하시는 신비한 일을

    이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어떻게 거느리시는지

    당신은 아시오?

    어떻게구름에서 번개가 번쩍이는지,

    구름이 어떻게 두둥실 떠 있는지 아시오?

    모르시는 것 없는 이가 하시는 이 놀라운 일들을.

    불어 오는 남풍에 땅은 죽은  둣하고

    당신의 웃옷이 따뜻해지는데

    당신은 구리거울을 두드려 펴듯이

    하느님을 도와 창공을 두드려 펴기라도 하겠단 말이오?

    말해 보시오.

    그렇게 앞이 캄캄하네

    하느님께 무슨 말씀을 올려야겠단 말이오?

    "제 말을 들으십시오"하고 말한다고 하여

    하느님께서 정녕 당신의 말을 들으셔야 한단 말이오?

    지금은 해가 구름에 가리워 보이지 않지만

    바람이 불어 하늘이 개면,

    하느님의 빛나는 영광이

    북녘의 하늘에서 밝게 비쳐 올 것이오.

    우리 인가이 어찌 이 전능하신 분께 이르겠소?

    스스로 지혜로운 체하는 자를

    안중에도 두지 않으시는 그분을.

 

 

야훼께서 욥에게 대답하시다

 

38 야훼께서 욥에게 폭풍 속에서 대답하셨다.

        부질없는 말로 나의 뜻을 가리는 자가 누구냐?

        대장부답게 허리를 묶고 나서라.

        나 잊 물을 터이니 알거든 대답해 보아라.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 너는 어디에 있었느냐?

        그렇게 세상물정을 잘 알거든 말해 보아라.

        누가 이 땅을 설계했느냐?

        그 누가 줄을치고 금을 그었느냐?

        어디에 땅을 받친는 기둥이 박혀 있느냐?

        그누가 셍아의 주춧돌을 놓았느냐?

        그 때 새벽별들이 떨쳐 나와 노래를 부르고

        모든 하늘의 천사들이 나와서 합창을 불렀는데,

        바다가 모태에서 터져 나올 때

        구누가 문을 닫아 바다를 가두었느냐?

        바다를 구름으로 싸고

        먹구름으로 묶어 둔 것은 바로 나였다.

        그리고나는 명령을 내렸다.

        "여기까지는 와도 좋지만

        그 이상은 넘어 오지 말아라.

        너의 도도한 물결은 여기에서 멈춰야 한다."

        네가 언제고 동이 틀 것을 명령해 본 일이 있느냐?

        새벽의 여신에게

        "이것이 네 자리다"하고 일러 준 일이 있느냐?

        땅의 옷깃을 휘어 잡고

        불의한 사람들을 그속에서 털어 내라고

        명령을 내려 본 일이 있느냐?

        네가 땅을 도장찍힌 흙벽돌처럼 붉게 만들고

        옷처럼 울긋불긋하게 만들겠느냐?

        불량배들이 대낮처럼  활보하던 어둠을 벗기고

        높이 쳐들었던 그 팔을 꺾기라도 하겠느냐?

        네가 바닷속 깊이 더듬어 내려 가

        바닷물이 솟는 샘구멍까지 찾아 가 보았느냐?

        너는 죽음의 문이 환히 드러나는 것과

        암흑의 나라 대문이 뚜렷이 나타나는 것을 본 일이 있느냐?

        네가 넓은 땅 위를 구석구석 살펴

        알아 보지 못한 것이 없거든, 어서 말해 보아라.

        빛의 전당으로 가는 길은 어디냐?

        어둠이 도사리고 있는 곳은 어디냐?

        너는 빛을 체 나라로 이끌어 가고

        어둠을 본고장으로 몰아 갈 수 있느냐?

        네가 그 한 옛날에 태어나 오래오래 살았으므로

        그래서 모르는 것이 없단 말이냐?

        너는 흰 눈을 저장해 둔 곳에 가 본 일이 있으며,

        우박창고에 들어 가 본 일이 있느냐?

        그것들은 어려운 일이 생기거나 적군이 쳐들어 와

        전쟁이라도 일어나면 쓰려고 보관해 둔 것들이다.

        바람이 갈라지는 목이 어디인지를 너는 아느냐?

        샛바람이 땅 위에서 어느 쪽으로 흩어지는지,

        소나기가 타고 올 길을 누가 텄는지,

        먹구름이 천둥치며 쏟아져 내릴 곳을 누가 팠는지, 너는 아느냐?

        사람이란 얼씬도 하지 않는 곳,

        인종이란 있어 본 적도 없는 광야에 비가 쏟아져

        거친 들을 흠뻑 적시고

        메말랐던 땅에 푸성귀가 돋아 나게 하는 것이 누구냐?

        비에게 아비라도 있단 말이냐?

        방울방울 이슬을 낳은 어미라도 있단 말이냐?

        얼음을 잉태한 배라도 있단 말이냐?

        하늘에서 서리를 낳아 내릴 배라고 있단 말이냐?

        물이 돌처럼 단단해지고

        깊은 물이 꽁꽁 얼어 붙을 때에,

        네가 북두칠성에게 굴레라도 씌우고

        오리온 성좌의 사슬을 풀어 주기라도 한단 말이냐?

        네가 성좌들을 정한 시간에 이끌어 내기라도 한단 말이냐?

        네가 천상의 운행법칙을 결정하고

        지상의 자연법칙을 만들었느냐?

        너는 구름에 호령하여

        물을 동이로 쏟아 땅을 뒤덮게 할 수 있느냐?

        네가 "나가라"고 명령하면

        "알았읍니다"하며 번갯불이 번쩍 퉁겨 나가느냐?

        누가 따오기에게 지혜를 주었느냐?

        누가 닭에게 슬기를 주었느냐?

        누가 구름을 셀 만한 천재이냐?

        먼지가 덩이와 덩이로 굳어졌다가

        하나로 뭉쳐지게 되도록

        하늘에서 독을기울여 물으 쏟을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

        굴 속에 웅크리고

        떨기 속에 숨어 노리고 있는

        허기진 새끼 사자들의 배를 채워 줄 수 있느냐?

        새끼들이 먹이가 없어 허둥대며

        하느님께 아우성칠 때에,

        누가 까마귀에게 먹이를 장만해 주느냐?

      39 산양이 언제 새끼를 낳는지 너는 아느냐?

        사슴이 새끼를 낳는 것을 지켜 본 일이 있느냐?

        몇 달이나 뱃속에 새끼를 넣고 다니더냐?

        그리고 얼마만에 분만하더냐?

        그것들은 몸을 구푸려 새끼를 낳아

        광야에 그 짐을 쏟아 놓는다.

        그 새끼들이 팔팔하게 자라면

        버려 둔 채 떠나 가서 돌아 오지도 않는다.

        그 누가 들나귀들을 풀어 놓아

        그것들을 자유롭게  하여 주었느냐?

        들나귀들을 광야에깃들이게 하며

        소슴기 머금은 땅에서 살게 한 것은 바로 나이다.

        인가에서 이는 소란쯤은 콧방귀로 날리는

        들나귀들을 야단치며 몰아 갈 사람이 어디 있느냐?

        그것들은 먹이를 찾아 이 산 저 산 기웃거리며

        풀이란 풀은 모두 마음껏 뜯는다.

        들소가 어짜하여 네 일을 거들어 주며,

        네 구유 옆에서 밤을 새우겠느냐?

        네가 그것을 잡아 굴레를 씌워 밭갈이를 시킬 수 있겠느냐?

        네 뒤를 따라 골짜기를 갈게  할 수 있느냐?

        그것의 억센 힘을 믿고

        네 힘든 일을 그에게 맡길 수 있겠느냐?

        그것이 밭의 소출을 싣고 타작마당으로

        돌아 와 주리라고 맏을 수 있느냐?

        털이 빠진 날개를 펴고

        어쩔 줄 모르며 좋아하는 타조를 보아라.

        땅에 알을 낳아 놓고는

        땅의 온기만 받돌고 버려 두지 않느냐?

        밟히건 말건 아랑곳하지 않고

        들짐승이 깨뜨리건 걱정도 하지 않는다.

        제 새끼가 아닌 듯이 쪼아 대고

        낳느라고 고생한 일이 허사가 되는 것쯤 염두에도 없다.

        이렇게 타조에게서 지혜를 빼앗은 이는 하느님이다.

        하느님은 애당초 타조에게 슬기를 나누어 주지 않았다.

        그런데 그것이 한 번 날개치며 내달으면

        말과 가마병을 한꺼번에 놀려 주지 않느냐?

        네가 말에게 날랜 힘을 주었느냐?

        그 목덜미에 휘날리는 갈기를 입혀 주었느냐?

        네가 말을 메뚜기처럼 뛰게 할 수 있느냐?

        힝힝하는 그콧소리에 모두들 두려워한다.

        발굽으로 세차게 땅을 파다가

        힘이 뻗쳐 내달으면

        눈썹 하나 까닥하지 않고

        무서움쯤은 콧등으로 날려 버리며

        칼날도 피하지 아니하고 내닫는다.

        화살통이 신나게 덩그렁거리고

        창고 표창이 번뜩이는데

        아우성치는 함성을 헤치며 땅을 주름잡고

        곁눈 한번 팔지 않고 둘진한다.

        나팔소리 울려 오면 "힝힝"울고

        지휘관들의 고함과 진격명령만 듣고도

        멀리서 풍겨 오는 전쟁 냄새를 맡는다.

        매가 너의 충고를 받아 날개를 펴고

        남쪽으로 날아 가는 줄 아느냐?

        독수리가 네 명령을 따라 높이 치솟아

        아들한 곳에 보금자리를 트는 줄 아느냐?

        까마득한 벼랑 바위 틈에

        보금자리를 틀고 밤을 지내며

        그 높은 데서 먹이를 찾아

        눈을 부릅뜨고 살핀다.

        피묻은 고기로 새끼를 키우니

        주검이 있는 곳에 어찌 독수라기 모이지 않겠느냐?

      40 야훼께서 욥에게 대답하셨다.

        전능하신 이와 변론하는 자야, 어찌 물러서려느냐?

        하느님을 비난하는 자야, 대답하여라.

   욥이 야훼께 대답하였다.

        아, 제 입이 너무 가벼웠읍니다.

        무슨 할 말이 더 있겠사옵니까?

        손으로 입을 막을 도리밖에 없사옵니다.

        한번 말씀드린 것도 무엄한 일이었는데

        또 무슨 대답을 하겠읍니까?

        두번 다시 말씀드리지 않겠사옵니다.

   야훼께서 욥에게 폭풍 속에서 대답하셨다.

        대장부답게 허리를 묶고 나서라.

        나 이제 물을 터이니,알거든 대답하여라.

        네가 나의 판결을 뒤엎을 셈이냐?

        너의 무죄함을 내세워 나를 죄인으로 몰 작정이냐?

        네 팔이 하느님의 팔만큼 힘이 있단 말이냐?

        너의 목소리가 천둥소리와 같단 말이냐?

        그렇다면 권세와 위엄으로 단장하고

        권위와 영화를 걸치고

        너의 분노를 폭발시켜 보아라.

        건방진 자가 보이거든 짓뭉개 주어라.

        거드럭거리는 자가 보이거든 꺾어 버려라.

        불의한 자는 짓밟아 버려라.

        땅굴 속에 가두어 버려라.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내가 알아 주리라.

        네가 자신의 힘으로 헤어날 수 있으리라고.

 

        보아라 저 베헤못을,

        황소처럼 풀을 뜯는 모습을,

        네가 너를 만들 때 함께 만든 것이다.

        저 억센 허리를 보아라.

        뱃가죽에서 뻗치는 저 힘을 보아라.

        송백철머 뻗은  저 꼬리,

        힘줄이 얽혀 터질 듯하는 저 굵은 다리를 보아라.

        청동관 같은 뼈대,

        무쇠 빗장 같은 저 갈비뼈를 보아라.

        맨 처음에 하느님이 보인 솜씨다.

        다른 짐승들을 거느리라고 만든 것이다.

        산의 소출을 가져다 바치니

        들짐승들이 모두 와서 함께 즐긴다.

        푸성한 연꽃잎 밑에 의젓하게 엎드리고

        갈대 우거진 수렁에 몸을 숨기니

        연꽃잎이 그늘을 드리우고

        강가의 버드나무가 그를 둘러 싸 준다.

        강물이 덮쳐 씌워도 끔쩍하지 아니하고

        요르단강이 입으로 쏟아져 들어 가도 태연한데

        누가 저 베헤못을 눈으로 흘리며

        저 코에 낚시를 걸 수 있느냐?

        너는 낚시로 레비아단을 낚을 수 있느냐?

        그 혀를 끈으로 맬 수 있느냐?

        코에 줄을 꿰고

        턱을 갈고리로 맬 수 있느냐?

        그가 너에게 빌고 빌며

        애처로운 소리로 애원할 성싶으냐?

        너와 계약을 맺고

        종신토록 너의 종이 될 듯싶으냐?

        너는 그를새처럼 노리개로 삼아 가지고 놀 수 있느냐?

        어부들이 값을 매기고

        상인들이 골라 살 수 있느냐?

        너는 그 살가죽에 창을,

        머리에 작살을 꽂을 수 있느냐?

        손바닥으로 만져만 보아라.

        다시는 싸울 생각을 하지 못하리라.

    41   그 앞에서는 아무도 이길 가망이 없어

        보기만 해도 뒤로 넘어진다.

        건드리기만 하여도 사나와져

        아무도 맞설 수가 없다.

        누가 그와 맞서서 무사하겠느냐?

        하늘 아래 그럴 사람이 없다.

        그 무지무지한 다리 이야기를 어찌 빼놓으랴!

        그 당당한 억센 체구를 어찌 말하지 않겠느냐?

        그 겉옷 앞자락을 누가 헤칠 수 있으며

        겹으로 입은 그 갑옷을 누가 젖힐 수 있느냐?

        누가 그 턱을 벌릴 수 있느냐?

        줄지어 선 저 무서운 이빨,

        방패 사이사이로 고랑진 등가죽에

        단단한 돌인장으로 봉인한 것 같은 저 등,

        바람도 틈탈 수 없도록

        서로서로 맞닿아 있고

        서로서로 얽혀 있으니

        떨어질 리도 없다.

        재채기 소리에 불이 번쩍하고

        그 눈초리는 새벽 여신의 눈망울 같구나.

        아기리에서 내뿜는 횃불,

        퉁겨 나오는 불꽃을 보아라.

        연기를 펑펑 쏟는 저 콧구멍은

        차라리 활활 타오르는 아궁이구나.

        목구멍에서 이글이글 타는 숯불,

        입에서 내뿜는 저 불길을 보아라.

        목덜미엔 힘이 도사려 있어

        그 앞에서 절망의 그림자가 흐느적일 뿐,

        뗄 수 없이 마구 얽혀

        피둥피둥한 저 살덩어리를 보아라.

        바위같이 단단한 심장,

        맷돌 아래짝처럼 튼튼한 염통,

        한번 일어서면 신들도 무서워

        혼비백산하여 가꾸러진다.

        칼로 찔러 보아도 박히지 않고

        창이나 표창, 화살 따위로도 어림없다.

        쇠를 지푸라기인 양 부러뜨리고

        청동을 썩은 나무인 양 비벼 버린다.

        아무리 활을 쏘아도 달아날 생각도 하지 않고

        팔맷돌은 아치 바람에 날리는 겨와 같구나.

        몽둥이는 검불처럼 여기며

        절렁절렁 소리내며 날아 드는 표창 따위에는 코웃음친다.

        뱃가죽은 날카로운  질그릇 조각과 같아

        타작기가 할킨 땅바닥처럼 지나간 흔적을 남기며

        깊은 물웅덩이를 솥처럼 끓게 하고

        바닷물을 기름가마처럼 부글거리게 하는구나.

        번쩍 길을 내며 지나가는 저 모습,

        흰 머리를 휘날리며 물귀신같이 지나간다.

        시상의 그 누가 그와 겨루랴.

        생겨날 때부터 도무지 두려움을 모르는구나.

        모든 권력가가 그 앞에서 쩔쩔매니,

        모든 거만한 것들의 왕이 여기에 있다.

 

 

욥의 마지막 답변

 

 42  욥이 야훼께 대답하였다.

      알았읍니다.

      당신께서는 못하실 일이 없으십니다.

      계획하신 일은 무엇이든지 이루십니다.

      부질없는 말로 당신의 뜻을 가리운 자,

      그것은 바로 저였읍니다.

      이 머리로는 헤아릴 수 없는 신비한 일들을

      영문도 모르면서 지껄였읍니다.

      당신께서는 말씀하셨읍니다.

      "이제 들어라. 내가 말하겠다.

      내가 물을 터이니 알거든 대답하여라."

      당신께서 어떤 분이시라는 것을 소문으로 겨우 들었었는데,

      이제 저는 눈으로 당신을 뵈었읍니다.

      그리하여 제 말이 잘못되었음을 때닫고

      티끌과 잿더미에 앉아 뉘우칩니다.

   야훼께서 욥과 말씀을 마치신 다음에 데만 사람 엘리바즈에게 말씀하셨다.    "너와 너의 두 친구를 생각하면 터지는 분노를 참을 수 없구나,

너희는 내 이야기를 할 때 욥처럼 솔직하지 못하였다. 이제 너희는 수소 일곱 마리와 수양 일곱 마리를 가지고 나의 종 욥에게로 가서 너희를 위하여 번제를 드려라. 나의 종 욥이 너희를 위하여 기도를 드려 주리라. 그러면 그의 기도를 듣고 나는 너희를 크게 벌하지 않으리라. 너희는 내 이야기를 할 때 나의 종 욥처럼 솔직하지 못하였다." 데만 사람 엘리바즈와 수아 사람 빌닷과 나아마 사람 소바르는 곧 야훼의 분부대로 하였다. 야훼께서는 욥의 기도를 기꺼이 들어 주셨다.

   욥이 친구들을 위하여 기도를 드리니, 야훼께서 욥의 소유를 회복시켜 주셨다. 야훼께서 욥의 소유를 전보다 두 배나 돌려 주셨다. 그의 동생들과 누이들, 또 그의 옛 친구들이 찾아 와서 그의 집에서 함께 먹고 마셨다. 그 동안 야훼께서 욥에게 내린 재난이 얼마나 괴로왔느냐고  동정어린 말로 그를 위로하면서 저마나 돈을 주고 금반지를 끼워 주었다.

   야훼께서 욥의 여생에 전날보다 더한 복을 내려 주셨다. 양 만 사천 마리, 낙타 육천 마리, 겨릿소 천 쌍, 암나귀 천 마리에다 또 일곱 아들과 세 딸도 주셨다. 첫딸의 이름을 예미마라고 하고, 둘째 딸의 이름은 케지야라 하고, 세째 딸의 이름은 케렌 하뿌아라 지어 주었다.  전 세계에서 욥의 딸들만큼 이리따운 여자를 찾을 수 없었다. 욥은 딸들에게도 그들의 오빠에게 준 것과 같은 유산을 나누어 주었다.

   그 후 욥은 백 사십 년을 살면서 사대손을 보았다. 욥은 이렇게 수를 다 누리고 늙어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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