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일반 게시판

아름다운 사람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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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옥 [mqwert] 쪽지 캡슐

2002-06-10 ㅣ No.337

본당 게시판 5000번을 앞두고

글 올리는 걸 조심스러워 했으나

계속 제 이름이 등장하니.^^

어쩔 수 없이...

이왕이면....

5000번 마크는 제가 해야겠군요(-_-)

 

얼마전

성조들의 모후Cu. 야외행사를 보면서

아름다운 사람들이란 글을 올렸는데

이번엔

또다른 아름다운 사람들에 대한 얘기입니다

 

알림터 한상일님의 사진들을 보셨듯이

지난 주일엔 본당 사목협의회원들의 성지순례가 있었습니다

새벽 6시 30분에 출발한다는 연락을 받고

굉장한 강행군이 되겠구나 싶었는데..

레지오에서 어떤 행사를 주최할 때

군말없이 호응해주시는 분들을 떠올리며

동참하기로 했는데..

나중에 성지순례를 마치고 집에 돌아 오면서

만일 안갔었더라면

후회할 뻔 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모든 일정이 알차고

눈에 잘 띠지않는 부분까지 세심한 준비를 해주신

총무님과 기획분과님들의 수고가

또한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나바위성지에서 바친 십자가의 길 기도는

약간은 들떴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순교자들의 거룩한 죽음을 묵상토록 하였고

성지 주임신부님의

"난 사람, 든 사람, 된 사람"의 강론도

자신이 아무리 보잘 것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하느님께는 아주 소중한 사랑의 대상임을 자각케 했습니다

미사 후 여산성지로 옮겨

백지사터 라는 곳을 찾았을 때

당시 얼굴에 물을 뿌린 다음, 백지를 붙여 숨을 못쉬도록 하였다는

설명을 들으면서

모든 순교자들이 그러하듯

어떻게 그 지경에서도 하느님을 배반하지 않고

오직 천국영복만을 그렸을까..하며

현재의 내모습을 비추어 볼 때

부끄러움에...

나의 숨도 헐떡여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감옥에 갇혀있던 순교자들이 처형장으로 끌려 나오면

배가 너무 고파  우선 풀을 뜯어 먹었다고 하니..

더이상 할말을 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잠시 후 다시 버스에 오르면

핍박과 주림의 고통을 오로지 하느님때문에

참아 받으신 그분들을 묵상하기보다는

옆사람과 잡담을 하고

이것저것 주전부리하기에 바빴으니....

 

"성지순례의 목적은

 과거의 거울속에 현재의 우리 자신을 비춰보면서

나 자신과 공동체 신앙생활의 모습을 다듬는데 있습니다

그러므로 기도하는 마음, 바로 그러한 모습으로 성지순례가 준비되고 실현될 때에

성지에서 듣게 되는 선조들의 신앙 생활 이야기는

죽은 이야기가 아니라

나와 우리 공동체가 어떻게 살아야 되는 지를 알게하는

생활속의 이야기로 변하게 될 것입니다" ( 당일 유인물 인용)

 

그래도 묵묵히

성지순례의 진정한 의미를 새기는 분들이  많았기에

그분들과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작은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분들..

조용한 가운데 성지를 둘러보는 분들...

좀 시끌한 가운데서도

함께 어울리는 시간을 웃음으로 이끄는 분들...

이런 모든 분들의 모습이

내겐 오래도록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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