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일반 게시판

쓸쓸한 장례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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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연 [enos1956] 쪽지 캡슐

2002-06-18 ㅣ No.352

 

      어제 저녁 늦게 저희 쁘레시디움 단원들과 연도를 갔습니다. 장례식장에 들어서니

    상주는 따님과 외손녀로 보이는 분, 그렇게 단 두 분만이 계시고, 문상객은 한 분도

    안계셨습니다. 정말 쓸쓸한 장례식장이었습니다.

 

      저희 단원 일곱 명만이 하는 연도이기에, 누가 이끌기도 전에 스스로들 열심히 목

    청을 돋구어 연도를 바쳤습니다. 여느때 같으면 여러 사람이 하기에 어느 정도는 대

    충 따라하면 됐는데, 어제는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또한 가족도 단촐하고 문상객도

    없기에 상주를 위로하는 마음으로 공을 들여 했습니다.

 

      저는 연도를 가장 싫어합니다. 곡조도 청승맞아서 재미가 없고, 오래 앉아 있으면

    발도 저리고, 왠 가사는 그리 길은지 제대로 다 따라하다가는 숨넘어가서 죽을것 같

    습니다. 연도 작곡한 분이 어느 분인지는 모르지만, 연도하다가 고인을 같이 따라가

    라는 뜻에서 숨도 못쉬게 하며 길게 늘여 놓은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대충 따라

    하기에도 숨이 넘어갈 정도입니다. 이런 제가 어제는 연도대회 할때 보다도 더 열심

    히 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걱정됩니다. 오늘 저녁에는 축구경기가 있으니 한 분도 못가실

    것 같습니다. 혹시 심장이 약해서 제대로 경기를 못보시는 분이나, 축구를 싫어하시

    는 자매님들 계시면, 연도 가시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어느 분이 말씀하시길, 연도

    를 많이 하면 폐활량이 커져서 오래 사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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