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일반 게시판

우화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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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열 [pri701] 쪽지 캡슐

2000-11-25 ㅣ No.982

   우화의 강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 듣고

  몇 해쯤 만나지 않아도 밤잠이 어지럽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사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자투리 시간을 내어 오랫만에 선배와 함께 무작정 동쪽으로 내달아 서울을 탈출,

  저무는 가을 들녘 끝에서............

 안녕 하세요?

 마종기 시인의 시로 첫인사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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