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기도(홍신부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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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2002-11-26 ㅣ No.5575

기도중에 자신이 변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늘 화를 내는 내 마음에 평화를 달라고 한다거나,

내 마음 안의 좋지 않은 감정들을 없애달라고 한다거나 하는 등등의 기도를 하십니다.

사실 마음 안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그리 좋은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자신의 마음을 깨끗이 정리를 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내가 마음을 먹는다고 해서

혹은 기도를 한다고 해서 변할 수 있는 것인가?

어떤 분들은 ’무슨 기도를 몇일을 하면 변한다--’ 라고 하십니다만

그러나 기도를 하는 중에만 반짝 변한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것일뿐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면 ’그렇다면 기도는 해서 뭐하는가--’ 하고 반문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그런 생각이 드시겠지요.

그러나 기도는 해야 합니다.

단지 기도의 내용을 바꾸셔야 합니다.

 

기도중에 나를 변화를 시켜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가 되지 않는 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을 달라는 기도를 하라는 것입니다.

억지로 자신을 변화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변화가 가능한 것은 변화를 하되 그렇지 못한 부분은 그냥 수용할 수 있는 힘을 달라는 기도를 하라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노력을 해서 변하는 부분이 있는 가 하면

아무리 애를 써도 변화가 오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변화가 되지 않는 것에 매달려서 마음 상해하면

변화가 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박증이나 자기 학대라는 심리적인 질병에 걸린다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을 가시처럼 찌르는 교만이란 것을 없애달라고 기도하셨지만 변화가 없었다고 고백을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도 많은 사람들을 변화시키셨지만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은 변화시키실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기도하시기를

아버지 이 사람들이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이들을 용서하십시요

하고 기도하셨습니다.

주님처럼 우리도 우리안의 변하지 않는 부분은 단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용서하고 수용을 하는 것이 신앙인의 자세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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