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친구의 시 |
---|
은행나무 홍석원
아침이면 집을 나서고 저녁이면 돌아오는 길 버스를 타고 오가는 그 길가에는 가로수들이 서 있다. 나는 어떤 소망도 나무에게 바라지 않았고 열매도,잎도,그리고 나무 그늘도 위안이 된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 그저 바라보며 잎 푸른 여름나무 앙상한 겨울나무라고 어디선가 들은 것을 떠올리곤 했다.
오늘 어린 조카가 하늘 같은 눈으로 물었다. "저거 무슨 나무야?" "응,은행나무야." 대답하는 것이 여간 기쁜 게 아니었다.
어둠이 모이는 저 끝 홍석원
열차를 기다린다 가볍고 헐렁한 그림자를 끌고 안전선 안으로 한 걸음 물러서서 어둠의 소실점을 바라본다 위장의 허기와 손에 꼭 매달린 가방의 무게도 어둠이 모이는 저 끝에 가 있다 매달려 있던 기억들 붙들려 있던 기억들 짙어지는 어둠속으로 빠르게 달음박질친다. 불빛에 치어 절룩거리며 돌아올 때까지
지하30미터, 길게 이어진 어둠의 마디마디에는 소실점을 바라보는 사내들이 있다
헤어짐 김 정
하늘 끝 마지막에 검은 그림자를 보았다. 누군가 기다리고 있는 그 먼나먼 길 그 길속에 내가 아닌 그 그림자가 날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지나간 시간들을 돌아보며 그 그림자를 애타게 불러보지만 그 그림자는 항상 날 바라보며 언제나 웃고있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날 부르고 있다
힘없이 축 늘어뜨린 그 그림자는 조용히 내곁을 떠나갔다 하루, 이틀,일주일......... 소중했던 옛 기억들이 전부인듯 항상 그자리에 맴 돌며 소리치고 고함을 질러도 그 그림자는 내곁에 돌아오지 않는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그 그림자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모든 추억들을 조용히 가져가 버렸지만 내 그림자는 기억한다 그 그림자의 아름다운 웃음과 정열을
그리고 그림자의 사랑을
오늘은 정이의 슬픈날 입니다.아니 기쁜날 입니다. 드디어 친구의 시집이 나왔어요~제목은 "내 시집 한권 있었으면 좋겠네" 시중 서점에는 더이상 살수없는 전 지구에 1000권밖에 없는 소중한 책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윗글에 홍석원 이라는 저의 소중한 친구예요.그 책 바로 뒤에는 "아들 정이에게 엄마가"라는 어머님의 글씨 까지요~ 친구가 죽은지 벌써 반 년이 넘었어요~ 아직까지 여행중이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더군요~ 여러분은 진정 믿을수 있는 나만의 소중한 친구가 있다면 잘 해주셔요~ 머나먼 곳으로 떠나보내지 말구요~ 전 이 책 속에 제친구의 모든것이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마음 그리고 사랑, 우정, 믿음 이 모든것을 친구는 다 가져버렸어요~ 그냥 점점 힘이 빠지지만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겁니다. 혼자가 아니니까요~나에겐 힘을 주는 그 무언가가 있으니까요~ 그 무언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