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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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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 [kimjeong38] 쪽지 캡슐

2001-03-02 ㅣ No.2626

은행나무

                           홍석원

 

아침이면 집을 나서고

저녁이면 돌아오는 길

버스를 타고 오가는 그 길가에는

가로수들이 서 있다.

나는 어떤 소망도 나무에게 바라지 않았고

열매도,잎도,그리고 나무 그늘도

위안이 된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

그저 바라보며

잎 푸른 여름나무

앙상한 겨울나무라고

어디선가 들은 것을 떠올리곤 했다.

 

오늘 어린 조카가 하늘 같은 눈으로 물었다.

"저거 무슨 나무야?"

"응,은행나무야."

대답하는 것이 여간 기쁜 게 아니었다.

 

 

어둠이 모이는 저 끝

                              홍석원

 

열차를 기다린다

가볍고 헐렁한 그림자를 끌고

안전선 안으로 한 걸음 물러서서

어둠의 소실점을 바라본다

위장의 허기와

손에 꼭 매달린 가방의 무게도

어둠이 모이는 저 끝에 가 있다

매달려 있던 기억들

붙들려 있던 기억들

짙어지는 어둠속으로

빠르게 달음박질친다.

불빛에 치어

절룩거리며 돌아올 때까지

 

지하30미터,

길게 이어진 어둠의

마디마디에는 소실점을 바라보는 사내들이 있다

 

 

헤어짐

                             김 정

 

 

하늘 끝 마지막에 검은 그림자를 보았다.

누군가 기다리고 있는 그 먼나먼 길

그 길속에 내가 아닌

그 그림자가 날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지나간 시간들을 돌아보며

그 그림자를 애타게 불러보지만

그 그림자는 항상 날 바라보며

언제나 웃고있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날 부르고 있다

 

힘없이 축 늘어뜨린

그 그림자는 조용히 내곁을 떠나갔다

하루, 이틀,일주일.........

소중했던 옛 기억들이 전부인듯

항상 그자리에 맴 돌며

소리치고 고함을 질러도

그 그림자는 내곁에 돌아오지 않는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그 그림자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모든 추억들을

조용히 가져가 버렸지만

내 그림자는 기억한다

그 그림자의 아름다운 웃음과 정열을

 

그리고 그림자의 사랑을

 

 

오늘은 정이의 슬픈날 입니다.아니 기쁜날 입니다.

드디어 친구의 시집이 나왔어요~제목은

"내 시집 한권 있었으면 좋겠네"

시중 서점에는 더이상 살수없는 전 지구에 1000권밖에 없는

소중한 책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윗글에 홍석원 이라는 저의 소중한 친구예요.그 책 바로 뒤에는 "아들 정이에게

엄마가"라는 어머님의 글씨 까지요~

친구가 죽은지 벌써 반 년이 넘었어요~ 아직까지 여행중이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더군요~

여러분은 진정 믿을수 있는 나만의 소중한 친구가 있다면 잘 해주셔요~

머나먼 곳으로 떠나보내지 말구요~

전 이 책 속에 제친구의 모든것이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마음 그리고 사랑, 우정, 믿음 이 모든것을 친구는 다 가져버렸어요~

그냥 점점 힘이 빠지지만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겁니다.

혼자가 아니니까요~나에겐 힘을 주는 그 무언가가 있으니까요~  

그 무언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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