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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쁜 수지 이야기 (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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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elle] 쪽지 캡슐

2000-04-26 ㅣ No.1752

가슴에 난 상처를 치료하는 특수 반창고

 

 

"엄마, 지금 뭐해요?"

이제 여섯살 밖에 안된 수지가 엄마에게 물었다.

"옆집에 사는 아주머니에게 갖다주려고 볶음밥을

만드는 중이란다."

"왜요?"

"왜냐하면 그분이 매우 슬프기 때문이란다.

얼마전에 딸을 잃어서 가슴에 상처를 입었거든.....

그래서 우리가 한동안 돌봐드려야해.."

"왜 우리가 돌봐드려야 하죠?"

"수지야, 사람들은 아주 슬플때는 음식을 만든다거나

집안 청소같은 작은 일들을 하기가 어려워진단다.

우리 모두는 함께 살아가고 있잖니?

그리고 아주머니는 불쌍하게도 다시는 딸과 함께

할수 있는 신나는 일들을 할수가 없단다,

그러니 너도 그분에게 도움이 되어줄 좋은 방법을

생각해 보지 않겠니?"

 

수지는 어떻게하면 아주머니를 돕는 일에 자신도 참여할수 있을까 심각하게 생각했다.

몇분 뒤 수지는 이웃집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다.

한참 지나서 아주머니가 문을 열고 나왔다.

 

"안녕, 수지야"

 

수지는 아주머니가 다른때와 같이 귀에 익은 음악 같은 목소리로 인사하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챘다.

또 울고 있었던 듯했다.

눈이 부어있고 물기가 젖어 촉촉했다.

 

"무슨 일이니, 수지야?"

"엄마가 그러시는데 아줌마가 딸을 잃어서 가슴에 상처가

났고, 그래서 아주 아주 슬프시데요."

 

수지는 부끄러워하면서 손을 내밀었다,

손에는 일회용 반창고가 들려져 있었다.

"가슴에 난 상처에 이걸 붙이세요, 그러면 금방 나을거

에요."

아주머니는 갑자기 목이 메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앉아 수지를 껴안았다, 그리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고맙다, 수지야, 이 반창고가 내 상처를 금방 낫게

해줄거야."

 

아주머니는 상점에 가서 둥근 유리안에 작은 사진을

넣을수 있도록 된 열쇠고리를 하나 사왔다.

그리고 그 유리안에 수지가 준 일회용 밴드를 넣었다.

그것을 볼때마다 자신의 상처가 조금씩 치료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수지 정말 이쁘죠?                                                    

서로에게 작지만 큰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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