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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길 (이 대근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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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길
이대근 신부
매일 저녁 처마에 걸린 달을 돌거울처럼 들여다보며
잃어버린 나를 비춰 보고 싶다
방안의 난초보다 마당에 저절로 크는 잡초들에게서
사람의 향기를 배우고 싶다
조용히 명상하는 산의 꿈 위에 뜬 샛별을 바라보며
말없이 그 눈빛을 닮아가고 싶다
누군가를 위해 생명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을 때
마침내 한 인간을 사랑하고 싶다
가장 사랑할 수 없는 한 사람을 위해 목숨이 저문 후에
비로소 사랑했노라고 고백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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