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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왜! 성전 중앙통로는 다니지 못하게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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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학 [yhim] 쪽지 캡슐

2003-03-03 ㅣ No.3160

† 찬미 예수님

 

지난 주일 교중미사전 여구역장들께서 미사전에 신자들을 안내하다가 벌어진 에피소드(?).....

 

걸음이 부자유스런 노인께서 성전 중앙통로를 따라 앞좌석으로 가시려 하자 구역장께서 좌.우측 통로를 이용해 주십사고 중앙통로를 막아서게 되었는데 노인께서는 버럭 화를 내시며 저 먼길을 어떻게 돌아가라고!!  

길을 막는 구역장을 나무라시며 눈을 흘기셨다고 하는데요 ... 글쎄 말이지요....

 

왜 성전 중앙통로에 빨간 통행금지 새끼줄(?)을 쳐 놓고 사람들을 막을까요?

 

그것은 바로 성전이 야훼 하느님께 경신례를 드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죄인인 우리들이 "이리오너라!" 하고 함부로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니지요.

그리고 우리는 양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목자이신 예수님을 뒤 따르는 무리들이라는 의미지요

에집트를 떠나온 이스라엘 백성들은 야훼의 불기둥을 보며 모세의 뒤를 따라 홍해를 건너갔습니다.

그 중앙통로는 야훼 하느님께서 앞장서 가시는 길이라는 의미입니다.

그 길은 바로 하느님을 섬기는 나그네인 백성들이 하느님의 왕국을 향해 행렬하는 곳(길)이기때문에 우리의 몸가짐을 조심스럽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거행하는 미사에서 행렬은 세 번 하게 됩니다. 입당 행렬, 봉헌 행렬, 영성체 행렬이 그것인데요

이 세 번의 행렬은 모두 중앙통로를 중심으로 이루어 지게 되어있습니다.

또한 이 행렬들은 다음과 같은 상징적 의미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즉,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함과 동시에 성찬례가 이루어지는 공간인 제대를 향해 나아감으로써, 예수 그리스도가 완전한 주권을 행사하는 세상 종말을 향해 순례하는 교회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중세 초기에 만들어진 바실리카 양식(직사각형의 내부 구조를 가지고 있음)의 성당들을 보면 벽에 그림이나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있는데, 여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제대 또는 제대 위 벽이나 천장에 그려져 있는 그리스도를 향하고 있습니다. 이것 또한 일종의 종말론적인 행렬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며, 우리의 행렬과 일맥상통한다 하겠습니다.

 

첫번째 입당 행렬은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는 행렬입니다.

하느님의 집에 함께 들어감으로써 하느님의 백성, 하느님의 자녀라는 것을 새롭게 자각하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던 세례를 연상시킵니다. 그래서 성당 입구에 성수대를 마련하여 들어가면서 성수를 찍어 십자성호를 긋는 것이지요.

 

두번째 봉헌 행렬을 통해 그리스도의 제사에 참여합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봉헌한다는 표현으로 그리스도의 상징인 제대를 향해 행렬하여 나아갑니다. 그래서 예배당에서 잠자리채 돌리듯이 헌금을 하는 것은 봉헌과 예물 준비에 적합치 않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세번째 영성체 행렬을 통해 그리스도와 완전한 일치를 이루는 행위로 나아갑니다. 마음과 생각뿐 아니라 온몸을 움직여 주님께 나아가는 것입니다.

 

행렬은 이렇게 주님을 향한 마음과 생각을 내 몸으로 표현하고 행동으로 직접 옮기는 것이며, 또한 몸을 움직여 나의 마음과 생각을 거기에 합치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 거룩한 행렬을 위한 통로가 바로 중앙 통로입니다.

 

제단을 향한 행렬은 주님께 나아가는 길이며, 주님을 만나기 위해 온몸을 움직여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고

몸을 움직여 마음을 더욱 가까이 주님께 두는 것입니다.

이는 전례를 거행하는 온 교회의 모습이며,

그리스도를 만나는 각자가 가져야 할 자세이기도 합니다.

 

(나기정 신부님과 김인영 신부님께서 도움을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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